고엘공동체 캄보디아 리더쉽

껄리얀, 썸낭을 만나다

 

천연염색으로 천을 만들어내는 고엘공동체(Goel Community)는 캄보디아 타케오 지역 주민들과 함께 2006년 6월 시작해 올해로 1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고엘공동체는 대가 끊긴 캄보디아의 천연염색과 직조방식의 수공베틀 전통을 되살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난한 농민들에게 경제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업으로 캄보디아와 한국에서 비교적 많이 ‘알려진’ 선교 모델이다.

 

100년의 베틀 역사를 지닌 타케오, 수십년의 내전을 겪으며 천연염색 기술은 뒷전으로 밀리고 화공염색(화학약품으로 하는 염색)이 주를 이뤘다. 환경을 훼손하는 화공염색 방식을 지양하고 오로지 ‘천연’을 고집해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옷감을 만들어내는데엔 끈기와 노력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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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엘공동체 설립멤버 띠우 썸낭이 고엘 뚤떰봉 매장에 있는 전통 베틀 짜기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띠우 썸낭은 고엘이 시작한 2006년 6월 6일 고엘공동체에 합류했다. 입사일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그는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라고 회상한다. 고엘을 소개받은 것은 타케오 이삭학교 김기대 선교사를 통해서라고 하며 “우리 마을에 고아를 비롯해 가정폭력과 마약에 찌든 집이 많았다. 어린 아이들은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병들어갔다. 이삭학교에서 사회 취약계층 중에서도 어린이를 돕고 싶다는 생각, 아니 그보다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왜냐면 나 역시 그런 시절을 보냈었기 때문이다.”고 타인을 돕는 미래를 꿈꾸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고엘공동체는 그런 썸낭의 꿈에 최적화된 공동체였다. 천연염색 기법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결국 지역 주민을 보호하는 일이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의 자립을 도왔다. 전통 직조기법을 고수해서 캄보디아 전통문화를 계승했다. 모두 그녀가 꿈꾸고 바라던 ‘캄보디아’였다.

 

갓난아기를 안고 연신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던 쓴 껄리얀은 프놈펜 고엘 매장을 총 담당하고 있다. 2007년 고엘에 입사하기 전 다녔던 공장 생활과 고엘에서 배운 것들은 천지차이라고 말한다. “공장은 사람을 일하는 기계로 대했다. 고엘에서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어떤 것을 해야 효과적일까? 밀어붙이지 않고 독립하게끔 만들었다. 주변의 일이 없는 사람들, 사회 부적응자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가 내 고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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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엘 프놈펜 매장 총 관리를 맡고 있는 쓴 껄리얀이 고엘의 천연옷감앞에서 아이를 안고 환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만은 않다. 수년전 베틀 소리로 가득했던 타케오주 대다수의 마을에 직조공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도시로 일자리를 구하러 간 젊은이들과 줄어든 주문량 때문이다. 100% 수작업을 거치다보니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화공염색이나 전통방식이 아닌 기법을 사용하면 훨씬 더 빨리 많은 물량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통적으로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힘써야할 숙제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껄리얀과 썸낭에게 개인의 소망을 물었다.

 

“요즘 저는 ‘고엘의 가치를 높이는 것, 고엘이 순조롭게 성장하는 것’에 몰두해 있어요. 예수를 따라 사는 삶이 이전엔 뭔지 몰랐지만 고엘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찾고 따르는 것이 제 소망이에요.” (껄리얀)

 

“고엘이 내 대에서 끊이지 않았으면 해요. 나의 아이, 아이의 아이가 제가 사랑하는 고엘의 가치를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저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이 공동체가 지향하는 의미를 주변사람들에게 나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고엘은 나의 가족이니까요.” (썸낭)

 

1세대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고엘공동체의 미래가 밝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글·사진 정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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