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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앞두고 한민족의 시원(始原)으로 간주되는 바이칼 호수 찾아 호연지기 마음껏 발산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기사입력  2014/02/23 [21:27]
【울란바토르(몽골)=브레이크뉴스 강원평창2018】


눈과 얼음의 축제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도 마무리 되고, 이번 겨울도 이제 종착역을 향해 줄달음친다. 

그 누군들 일상사가 바쁘지 않을까 보냐?
사정이야 어찌 됐든, 본 기자도 바쁜 일상에 쫓겨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에 대한 기사가 한참 늦어졌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기어코 러시아를 다녀왔다.
국제체육기자연맹(AIPS)을 통해 2014 러시아 소치(Sochi) 동계 올림픽 참가가 이미 공식적으로 보장되긴 했으나,  지난 2월 3일 월요일부터 시작된 몽골 현지 대학 캠퍼스 개강 및 2013-2014학년도 2학기 강의 진행이 본 기자의 발목을 잡았다. 

올림픽이라는 게 지구촌 축제이기에 몽골올림픽위원회나 몽골체육기자연맹의 협조 공문을 몽골인문대학교(UHM)에 발송하면 올림픽 현장 취재 가능성이 있긴 했었겠으나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다.



러시아 소치(Sochi) 동계 올림픽 현지에서의 취재 보도 활동에 나서려면 대학 측에 강의 보강 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러시아에서 돌아와서 보충 강의를 완료해야 하는데 본 기자가 슈퍼맨도 아니고 1달 간의 강의를 무슨 수로 신속하게 보충하나? 가뜩이나 학습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판인데 졸지에 올림픽 기간 도중 스승을 잃게 되는 애(愛)제자들은 또 어떻게 되나?




이에 올림픽 취재를 깨끗이 단념했다. 하지만, 그 전에라도 러시아에는 다녀오고 싶었다.

주지하다시피, 몽골은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끼어 있어, 러시아와 중국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다.
그동안 대학 캠퍼스 방학 기간에 러시아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긴 했으나, 러시아를 애써 외면하고 중국에만 다녀오곤 했다. 왜냐. 몽골에서든, 서울에서든 러시아 입국 사증(査證=비자=Visa) 취득이  왠지 번거로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입국은 사시사철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중국 입국 사증(査證=비자=Visa)은 본 기자가 서울에 다녀올 때마다 주한 중국 대사관에서 1년 기한의 멀티 사증(査證=비자=Visa)으로 받아 오곤 했던 까닭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2013년, '한-러 간 단기 사증(査證=비자=Visa) 면제 협정'이 지난해 11월 13일 대한민국을 방문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Влади́мир Пу́тин)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 기간 중 대한민국과 러시아 사이에 체결되더니 올해 2014년  1월 1일부터 발효가 됐다.

※214년 1월 1일부터 대한민국과 러시아 간 일반 여권 사증 면제 협정 발효


대한민국과 러시아 간 일반여권 사증면제 협정이 발효되면서, 유효한 일반 여권을 소지한 양국 국민은 근로, 유학, 거주가 아닌 목적으로 방문 기간이 60일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 사증이 면제됐으며, 최초 입국일로부터 180일 기간 내에서는 30일을 추가로 사증 없이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 변화라면 러시아 방문을 애써 외면할 필요가 없는 법이다.
이렇게 해서, 본 기자의 러시아 방문이 거의 20년 만에 이뤄졌다.

러시아를 방문한 김에 본 기자는 한참 전에 둘러보았던 러시아 바이칼 호수를 다시 찾게 되었다.
굳이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는 여름이었고 이번 방문 시점은 한겨울이었다는 점이랄까.

숙소인 앙가라 호텔을 나와 이르쿠츠크 역 청사 근처 버스 터미널에서 서둘러 바이칼 호수 행 승합 버스를 잡아 탔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백두산이 한민족의 성지라면 바이칼 호수는 한민족의 시원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러시아 바이칼 호수로 이르는 길에 자리잡은 한적한 시골 마을 정경이 왠지 낯설지 않았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본 기자로서는 바이칼 호수로의 여정은 왠지 들뜬 느낌의 연속이었다.


한참 전 1990년대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가는 길에 이르쿠츠크와 바이칼 호수를 잠깐 돌아본 적이 있었으나, 아쉽게도 사진 한 장 남아 있는 게 없었던 까닭이다.



본 기자의 눈 앞에 러시아 바이칼 호수가 그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르쿠츠크 역 청사 근처 버스 터미널을 러시아 승합 버스가 떠난 지 정확히 1시간 10 분만이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3.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았다.
아아, 분명히 그 유명한 그 바이칼 호수였다.

2,500만년 전에서 3,000만년 전에 형성됐다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담수호(淡水湖) 바이칼 호수 말이다.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는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이며, 이름은 타타르어로 "풍요로운 호수"라는 뜻의 바이쿨에서 왔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4.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바이칼 호수 근처에 바이칼 호수 역사 박물관이 있었다.
분명히 20여년 전에도 이곳에 들른 적이 있었을 터인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반드시 들러 봐야 할 곳이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5.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브리핑은 국제공용어 영어를 배제한 채 시종일관 러시아어로 이어졌다.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러시아어: О́зеро Байка́л, 부랴트어: Байгал далай, 몽골어: Байгал нуур)는 러시아의 시베리아 남쪽에 있는 호수로서, 북서쪽의 이르쿠츠크 주와 남동쪽의 부랴트 공화국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 남쪽에는 몽골의 후브스굴 호수가 있으며 러시아 현지인들은 두 호수를 자매 호수라고 부른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6.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아울러, 박물관에는 야생 동물 박제가 전시되어 있었다.

생물 다양성에서 바이칼 호수에 비길 만한 다른 호수는 없다. 852개 종과 233개 변종의 조류와 1550여 종의 동물이 살고 있으며, 이 중 60%이상이 토종 짐승이라고 한다.

어류의 경우 52종 가운데 27종이 오물(Omul)처럼 토종 어류이며, 바이칼 물범과 같은 물범 종류도 서식하고 있는 것은 물론, 주변에 곰과 사슴도 가끔 나타난다고 한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7.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바이칼 호수 서식 다양한 어류도 잘 전시되어 있었다.

문득, 회(膾) 한 접시가 생각났다. 어떤 맛일까?
바이칼 호수가 수정같이 맑은 것으로 봐서 간디스토마 감염의 위험은 없을 것 같았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8.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갔다.
박물관 2층에서는 미생물 관찰 체험이 한창 진행 되고 있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9.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0.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본 기자도 즉시 현미경을 이용해 미생물 관찰에 들어갔다.
세균전을 위한 연구가 아니다. 여기에서 발전하면 물론 세균전까지 연결되겠으나!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1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1층 입구에 방명록이 비치되어 있었다.
국제공용어 영어로만 적을 것이냐! 러시아 현지어로만 적을 것이냐! 아니면 한글로만 적을 것이냐?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2.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생각 끝에 (쓴 순서대로) 러시아어, 한글, 영어, 중국 글씨까지 4개국어를 모두 동원해 적었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 본 기자의 방명록은 두고두고 러시아 역사 속에 기억되고 또 기억되리!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3.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4.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즉시 나루터로 이동했다.
박물관에서 나루터까지 걸어서는 좀 멀고, 버스로는 약 5분 이상 걸린다.

나루터에 이르니, 마침, 유람선이 막 출항하려는 찰나였다. 이걸 놓치면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빠잘스따, 빠다지쩨 미누뚜!'(Пожа́луйста, подожди́те мину́ту=잠깐만!)를 외치고 유람선 쪽으로 냅다 내달렸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5.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즉각, 선실에 들어가 유람 여정을 확인한 뒤, 선실에 놓인 지도 위에 태극기를 올리고 기념 촬영을 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6.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선실 테이블 위에도 태극기를 올려 놓았다.
그 누가 아는가? 그 옛날 남북국 시대의 발해의 위세가 여기까지 미쳤을는지?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7.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옆 자리에 30대로 보이는 러시아 커플이 자리하고 있었다.
얘기를 나눠 보니 내외 간은 아닌 것 같고 한참 연애 중인 사이 같았다.

"그렇지. 아이들 내팽개치고 평일에 둘이만 데이트를 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


본 기자는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커플은 나중에 갑판에서 뜨거운 입맞춤이 무엇인지 본 기자에게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8.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즉시 갑판으로 나갔다. 갑판에는 러시아 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여기가 러시아 영토임을 확실히 말해 주는 듯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19.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0.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러시아어: О́зеро Байка́л, 부랴트어: Байгал далай, 몽골어: Dalai-Nor)는 길이 636 km, 폭 20~80 km, 면적 31,494 km², 깊이 1637 m로, 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민물 호수이자,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서, 호수의 바닥은 해수면보다 1,285 m 아래로, 내륙에서는 가장 낮다. 또 투명도가 뛰어난 호수(약 40m)로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몽골어를 접하기 한참 전에 본 기자는 이미 러시아어를 배웠다.
하여, 러시아 바이칼 호수 근처에서 본 기자는 다음 두 문장을 떠올리며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1. О́зеро Байка́л-самое глубокое о́зеро в мире(오제로 바이칼 사모예 글루보코예 오제로 브 미례)
2. О́зеро Байка́л-глубочайшее о́зеро мира(오제로 바이칼 글루보차이셰에 오제로 미라)

윗 문장은 'самый + 형용사 장(長)어미형'(영어의 the most + 형용사에 해당)을 활용한 최상급 형태의 러시아어 문장이고, 아랫 문장은 '형용사의 단순 최상급 장(長)어미형'을 활용한 역시 최상급 형태의 러시아어 문장으로서, 두 문장은 '바이칼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입니다'로 해석되는 똑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갑판에는 20대로 보이는 러시아인 커플들이 몇 명 보였다.
즉각, 말을 붙여 우호 적인 분위기를 도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방문 경험이 없는 러시아인들이었다.

지난해 11월 13일 대한민국을 방문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Влади́мир Пу́тин) 대통령이  '한-러 간 단기 사증(査證=비자=Visa) 면제 협정'을 도출해서 올해 2014년  1월 1일부터 발효가 됐으니 꼭 서울에 한 번 가 보라고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참으로 좋을 때다. 내 20대는 공부만 하다가 다 가버렸는데! 내 청춘 돌려 줘!"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1.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2.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날씨가 다소 쌀쌀해서 갑판에서 기념 촬영을 끝내고 선실로 들어가려는데 아까 선실에서 만났던 러시아인 30대 커플이 갑판 한쪽에서 뜨거운 입맞춤을 하고 있었다.

인사를 나눈 사이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칠 것이로되, 그래도 안면이 있는 사이임을 핑계로 옆에서 사진을 한 방 박았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3.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깜짝 놀라 입맞춤을 멈춘 이 커플은 사진을 찍은 사람이 본 기자임을 알아 보고 "인터넷 페이스북에는 올리지 말라!"더니 다시 진한 입맞춤에 들어갔다.

"저렇게 좋을까? 입맞춤 안 하면 죽니?" 한 번 물어 보고 싶었다.
대한민국 같았으면, "네 이것들! 백주 대낮에 이 무슨 해괴한 짓이냐?"라는 고함이 어딘가에서 들려왔으리라!

좌우지간, 본 기자는 약속을 지켰다. 왜냐. 페이스북에는 절대 안 올렸으니까!

이 커플은 사랑의 유효 기간이 영원한 줄 아는 것일까? 글쎄올시다.
어쨌든, 사랑은 아름답다! (류보비-사마야 빌리칼례쁘너여 베쉬 나 스베쩨=Любовь-самая великолепная вещь на свете=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4.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러시아어: О́зеро Байка́л, 부랴트어: Байгал далай, 몽골어: Dalai-Nor)의 부피는 23,000 km³로, 북아메리카의 오대호를 모두 합한 크기이며, 지구상의 민물의 20%에 해당하는 양이다. 호서부(湖西部)에는 이르쿠츠크를 중심으로 한 공업지대와 이르쿠츠크 탄전이 있다.

다시 선실로 돌아왔다.
선실 안에서는 바이칼 호수 홍보 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5.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TV 수상기 화면 밑에 'SAMSUNG' 로고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냥 흐뭇했다.삼성 이건희 회장한테 감사해야 되나?

TV를 보고 있는데, 선실 주방 담당 갈리나 아줌마가 주방에서 나왔다.

"뭐 좀 안 먹겠냐?"고 묻기에 "맥주나 한 잔 달라!"고 했더니


보드카 100그램을 컵에 따라 내게 즉시 안긴다.

"쌀쌀한 날씨에는 맥주보다는 보드카가 더 낫다"는 거였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6.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갈리나 아줌마가 정(情)을 듬뿍 담아 손수 챙겨 준 보드카를 어찌 안 마실 수 있겠나?

단숨에 들이켰다.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안주는 소금에 절인 채소 샐러드였다.


그런데, 우리 갈리나 아줌마! 갑자기 선원 모자를 씌워 주더니 기념 사진을 찍자고 한다.


갑자기 선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갑판에 있던 커플들도 선실로 모여 들었다.



때는 이때다! 그때부터 즉시 본 기자의 독도 홍보 설법이 시작됐다.

모이 류빔믜이 루스끼예 드루지야! 슬루샤이찌 미냐 빠잘스따! 뽀슬리 루스꼬-이뽄스꼬이 바이늬(мои любимые русские друзья! Слушайте меня, пожалуйста! После русско-японской войны, 한국어 번역=내 친애하는 러시아 친구 여러분! 내 말 좀 들어 보시오! 러일 전쟁 직후에 말이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7.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러시아 유람선은 1시간 정도의 유람 항해를 마치고 다시 출발지로 되돌아왔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8.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러시아 배에서 내려 사방을 둘러보니 나루터 근처에 어린이 미끄럼 틀이 있었다.
즉시 동심으로 돌아가서 미끄럼틀 위로 올라갔다.

원래, 깔판을 엉덩이에 깔고 미끄러져 내려야 하는 것이나, 깔판을 구할 길 없어 그냥 미끄러져 내렸다.
방한용으로 착용한 중국 인민해방군 동계 훈련 전투복은 포근한데다가 잘도 미끄러져 내렸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29.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아래에 굳이 클로즈업 사진을 덧붙인다.
러시아 아이들이 신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마, 떠돌이 중국인 쯤으로 보았으리라!

본 사진 촬영은 그 옆에 있던 아이들 아버지가 해 주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30.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31.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32.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바이칼 호수를 떠나 즉시 이르쿠츠크로 돌아가야 했다.

사방을 둘러 보니 슈리무리(Шурь-Мурь)라는 근사한 카페가 보였다.
즉각, 카페로 들어갔다. 커피를 마시려고? 천만에! 커피숍 안쪽에 근사한 촬영 장소가 있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33.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슈리무리(Шурь-Мурь) 카페가 마련해 놓은 포토존에서 바이칼 호수를 배경으로 추억같은 마지막 바이칼 호수 방문 기념 사진을 찍었다.













▲강외산 몽골인문대학교(UHM) 교수의 러시아 바이칼 호수 방문 후기 34.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러시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르쿠츠크나 바이칼 호수 방문 시기는 여름이 제일 좋다고 했다.


"그걸 누가 모르나? 이 사람들아! 시간이 나야 여름에 올 것 아닌가?"



본 기자의 생각엔 바이칼 호수의 겨울 풍경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것 같다.


<바이칼 호숫가의 비취(翡翠)의 돌칼>


서정주(徐廷柱, 1915. 05. 18 ~ 2000. 12. 24)



공부하며 시(詩)를 쓰고 살다가
마음이 너무나 울적해질 때,
생각하며 느끼고 있다가
가슴이 그만 두근거릴 때,
그대 그리워 애태우고 있다가
두 볼이 불그스레 달아오를 때,
나는 할 수 없이 구석기(舊石器) 시대의
싸늘한 돌칼을 집어 뺨에 댄다.
2십만 년 전의 구석기 문명(文明) 때에
우리 '퉁구스'족이
'바이칼' 호숫가의 '바이칼' 산맥에서
캐낸 비취로 만든
그 싸늘한 쑥빛의 돌칼을
더운 내 두 뺨에 대고 또 대며
내 감정과 사상(思想)을 식힌다.


1,742미터 깊이의
이 세상에서 가장 맑은 '바이칼' 호숫가의
'바이칼' 산맥에서 캐낸 비취옥의 돌칼!
이것을 뺨에 대고 또 대어
내 감정과 사상을 식힌다
그러면 그 구석기 문명 시절의
그 맑은 해가 떠올라와서
나를 제대로 일깨워 세운다.
<출전>제15시집 '80 소년 떠돌이의 詩'(시와 시학사, 1997)



덧붙임 : 문득, 예전의 소련을 떠올렸다. 1917년 10월 혁명, 혹은 볼셰비키 혁명 (十月革命, 러시아어: Великая Октябрьская социалистичеcкая революция) 이후 레닌(Ле́нин)=>스탈린(Сталин)=>흐루쇼프(Хрущёв)=>브레즈네프(Бре́жнев)=>안드로포프(Андропов)=>체르넨코(Черне́нко)=>고르바초프(Горбачёв)의 통치로 이어지던 그 옛소련 말이다.

마귀 할멈 같던 그 옛소련 시절만 생각하면 왠지 모골이 송연하다. 옛소련의 스탈린 통치 시절이던 1950년에 발발한 한반도를 불바다로 만든 6.25사변과, 안드로포프(Андропов) 통치 시절이던 1983년에 발생한 러시아(정확히 말하자면 옛소련) 공군기에 의해 우리 대한항공(KAL) 여객기가 피격된(이 생각을 하면 피가 끓어 오른다) 사건을 생각하면, 옛소련은 반공 교육으로 철저히 무장된 본 기자에게는, 생각만 해도 왠지 주눅이 들던, 철의 장막에 싸인 듯한 공포스럽고 두렵고, 그야말로 심정적으로 멀고도 먼 나라였다.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1990년 9월 30일에 수교를 했다. 지구촌 모든 나라, 모든 국민들과의 화해와 협력으로 평화로운 세계를 이루려는 대한민국의 북방 정책과 페레스트로이카가 합치하는 공동의 철학에 기초한 결과였다.

그런 1990년대 초반기에 본 기자의 첫 러시아(<=소련) 방문이 이뤄졌다. 한때 중공으로 불리던 중국, 소련의 위성 국가로 불리던 몽골 분위기는 이미 적응이 됐다고는 하나, 이 러시아 방문은 좀 부담이 되었다. 공항이든, 역 청사이든 군복인지, 경찰복인지를 걸치고 요소요소에 서 있는 러시아 사람들의 살벌한 눈초리가 영 거슬렸다.

저지른 죄도 없는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적이란 죄 아닌 죄(그렇다. 죄라고 썼다)로 혹시 본 기자를 따로 불러 독방으로 데려가서 취조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이었다. 좌우지간 그런 상황에서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무사히 다녀오긴 했다.

몽골에서 혈혈단신으로 그 긴 여정을 거쳐 갑자기 러시아에 나타난 본 기자를 보고 최용삼 주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내외가 깜짝 놀라던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아아, 그리운 날들! 이제는 모두 추억이다!


이렇게 2014년의 1월의 겨울철 바이칼 호수 탐방은 마무리 됐다.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alex1210@epo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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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제 회의 동시 통역사인 알렉스 강 기자는 한-몽골 수교 초창기에 몽골에 입국했으며, 현재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교수로서 몽골 현지 대학 강단에서 한-몽골 관계 증진의 주역이 될 몽골 꿈나무들을 길러내는 한편, KBS 라디오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으로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촌에 몽골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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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2/23 [21:27]  최종편집: ⓒ 2018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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