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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면 모두가 경제, 경제하지만 이젠 비경제적 부문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도현(51) 주 베트남 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이 흠 잡을 데 없는 관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향후 이게 언제 어디서 삐걱거릴지 알 수 없다”며 “경제 협력으로 형성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 범위를 비경제적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기획재정부 출신인 김 대사는 2013년 삼성전자로 옮겨 임원으로 지내다, 지난 5월 주 베트남 대사로 발탁됐다. 발탁 초기부터 화제를 낳았던 그는 베트남에 부임한 뒤에도 실질과 성과를 중시하는 일 처리로 베트남 교민사회에 보기 드문 자극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인터뷰는 취임 6개월을 즈음한 지난 9일 하노이 대사관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경제분야 협력 확대와 관련, 김 대사는 부임 후 강력하게 추진 중인 ‘코리아센터’ 건립을 꼽았다. 그는 “한인 사회 구심점 역할은 물론, 센터에 각 기관이 한데 입주하면 교민과 베트남은 찾는 한국 기업인, 여행객 등 모두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베트남 측의 배려로 지어질 건물인 만큼 양국 관계의 든든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부임 초기부터 ‘원스톱’ 재외행정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베트남 당국과 협의, 최근 하노이시로부터 3군데의 부지를 확보했다. 교민 대표와 건설사 관계자 등 15명 규모의 평가단이 각 후보지를 방문했고, 내부적으로는 결정을 내린 상태다.

올해 수교 26주년을 맞는 베트남 교민사회에서 ‘코리아센터’는 숙원 사업이었다. 26년간 지체된 사업을 6개월만에 성사시킨 배경에 대해 김 대사는 “진정성 있는 외교 덕분”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쩐 다이 꽝 주석 서거 당시 이낙연 총리가 직접 조문 오면서 베트남 고위직들이 한국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코리아센터 부지를 받은 시점도 조문을 계기로 이 총리-응우옌 쑤언 푹 총리의 만남 이후의 일이다.

물론 이 같은 변화는 외교의 힘 때문만은 아니다. 박항서 감독의 도움도 빠뜨릴 수 없다. 김 대사는 “박 감독 이야기만한 게 없다”며 “많은 고관대작들이 최근 막 개막한 ‘스즈키컵’에 대한 기대를 보내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사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유창한 러시아 실력이 원활한 양국 관계에 기여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같은 공산권 국가였던 베트남은 정ㆍ재계 고위 인사의 80%가 러시아 유학파다. 김 대사도 “러시아어 덕분에 부임 초기부터 베트남 정ㆍ재계 인사들과 자연스레 속 깊은 얘기를 나누고 그들의 ‘이너서클’에 들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 밖에도 저녁을 2, 3번씩 먹어가며 적극적으로 베트남 관리 및 교민들을 만난 것도 현지서는 유명한 이야기다.

반 년간의 파격적 일 처리는 상반된 평가로 이어졌다. 김 대사를 보좌해야 하는 국내 파견 외교관 및 공공부문 관계자들은 과거 상상도 못했던 고난도 업무지시로 ‘못해먹겠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교민 사회에서는 거꾸로 ‘신선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김 대사도 이런 평가를 알고 있는 듯 삼성 이병철 창업주가 강조했던 ‘메기론’으로 응수했다. ‘메기론’은 무서운 메기와 한 곳에 사는 미꾸라지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강하다는 얘기다. 김 대사는 “나는 민도 아니고 관도 아닌 중간지대 대사”라며 “공관에만 의지하려는 교민, 교민 위에 군림하려는 관에 적당한 동기부여와 함께 긴장을 불어넣는 메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 라이프프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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