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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캄보디아 처음으로 국가 공인 안경사 자격증 시험을 실시, 1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고 지난달 첫 안경사 자격증이 발급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도국 대학 역량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건양대학교와 캄보디아국립기술대학교(NPIC)는 2016년부터 캄보디아 안보건의료 지원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그 값진 성과 뒤에 신해운, 신혜민 두 남매 지식인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남매가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드물기에 어떤 경위로 같은 분야를 전공했냐는 질문에 신해운 교수는 “평소에도 사람들에게 집이 안경원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웃음). 그런 것은 아니고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안경광학분야가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었고 일반 회사 취업이외에도 교육적으로나 여러 가지 방향으로 전공분야를 살릴 수 있겠다 싶어 제가 먼저 뛰어 들었고, 동생도 함께 같은 쪽으로 전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소한 안경광학, 힘겨운 캄보디아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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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와서 운영되고 있는 안경원에 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열악했다고 한다. 정확한 교육을 받은 적도, 제대로 된 전문지식도 없이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로 운영을 하다 보니 잘못된 방법이 그대로 대물림되고 있었다. 캄보디아는 전체 인구 중 약 6.1%(52만 명)가 심각한 시력손상을 가지고 있다. 강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고 미세한 먼지의 접촉과 위생관념부족, 안경의 필요성 인지부족 등 다양한 이유로 안질환을 겪고 있다. 캄보디아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1995년부터 안 보건의료 정책을 수행하고는 있으나 사실상 안과병원설립쪽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캄보디아의 시력 손상인구 중 약 42%(22만 명)이상은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시력개선이 가능한 상태이기에 근본적인 해결방안인 안 보건의료 지원 전문인력 양성교육프로그램의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작년 NPIC 학생, 교직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검안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자의 95%이상이 검안검사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고 그나마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검안검사를 마치고 보니 무려 검사자들의 25%가 안경착용이 필요했다. 처음 안경을 낀 학생은 원래 이렇게 또렷하게 보여야 하는 건지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신해운, 신혜민 교수는 현지 교수진을 양성하고 교육과정을 구축, 제도화 하는데 힘썼다. 안경광학이라는 학문이 전혀 없는 캄보디아에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국가자격증제도를 구축하는데 두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캄보디아의 교육수준과 현지의 상황에 맞게 교육 자료를 영문으로 직접 개발하여 현지교원을 교육시키고, 현지교원이 영어 교육 자료를 캄보디아말로 번역 후 강의에 활용한다. 번역 자료의 영문과 캄보디아말을 비교하여 문장수가 같은지 까지 체크하면서 보다 정확한 지식전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실습에 쓰이는 작은 도구까지 직접 발품 팔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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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민 교수는 현지 교수진들이 지쳐 보일 때마다 “우리는 캄보디아 최초의 안경광학과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며, 우리가 가르치는 것이 기준이 될 것인데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자”고 말하며 책임감을 심었다고 한다. 그 노력과 꼼꼼함에 보답하듯 제 1회 국가 자격증시험에서 17명 응시, 전원 합격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뤄냈다.

 

몸으로 부딪혀 이뤄낸 성과, 취업률 100%달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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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교육박람회 참가 사진

 

이외에도 이 두 사람은 학생들의 실습처를 찾기 위해 직접 안경원을 찾아가 학생들을 받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전박대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반기더라고요,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데 까지 1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사업장을 확장하고 싶어도 전문 인력이 없어서 확장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학생들을 더 보내달라고까지 하더라고요. 정말 캄보디아에 필요한 지식이구나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한 학생들에게 좋은 직업을 갖게 해줄 수 있어서 더 보람됐던 거 같아요.” 라며 지난날을 이야기 했다. 실제로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의 취업률은 100%이다. 연차가 쌓일수록 급여도 올라가고 자신의 사업체를 운영 할 수도 있어 캄보디아 내에서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새로운 안경사 배출과 더불어 이미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도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보수교육제도 또한 도입될 예정이다. 캄보디아 정부에서도 안경광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지하여 금전적, 공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느덧 2년, 서로를 다독이며 지내온 시간
“처음에 건양대학교 사업단장 교수님께서 캄보디아 파견 제안을 하시면서 많이 힘들거다, 중간에 돌아와도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희는 올바른 안경광학과의 정착을 위해서 교육사업 종료일까지 함께하기로 결심했어요. 힘든 순간마다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된 거 같아요.” 학과 운영부터 자격증 발급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은 과정들 속에서 지금의 성과를 내기 까지 서로의 도움이 컸다고 얘기하는 두 사람에게서 무엇보다 진한 남매의 정, 동료 간의 신뢰가 느껴졌다.

 

sshin▲ 신해운 교수가 학생수업 참관 및 지도를 하는 사진

 

마지막으로 신해운 교수는 “캄보디아 안경사들이 자체적으로 협회를 만들어서 안경광학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학문을 더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안경광학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두 사람의 나이 이제 서른, 스물아홉이다. 캄보디아 내 안경광학과를 구축하기까지 모든 것이 느린 이 나라에서 힘들었지만 본인들의 전공분야를 100% 다 쏟아 부을 수 있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두 사람에게서 선한 힘이 느껴졌다. 캄보디아에서 안경광학분야의 새로운 역사를 쓴 두 남매교수의 밝은 앞날을 응원한다./엄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