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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세기 아이싼버러만 1세 이름이 새겨진 금화

 

2019년 4월 마침내 개장한 소소로화폐경제 박물관은 2000년의 캄보디아 화폐역사와 현대 경제 개념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는 박물관이다. 과거와 현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과 외관이 돋보인다. 또한,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의 쾌적한 실내 환경은 기존 프놈펜의 주요 명소인 국립박물관이나 뚜얼슬랭 박물관과 확실히 대비된다.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은 미국 달러 점유율 및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지적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리엘화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사용을 장려하며,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로 하여금 경제 시스템에 대한 지식과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캄보디아 중앙은행에 의해 세워졌다.

 

그런 목적에 걸맞게,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에서는 우리가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100리엘 짜리 지폐 한 장 속에 감추어진 캄보디아의 역사들, 그리고 이 지폐들이 통용화폐로 서기까지의 장대한 이야기들을 세세히 풀어낸다.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은 오랜 시간 잊혀져있던 캄보디아의 화폐 역사와 이에 발맞춘 국가경제 실황을 시대 별로 펼쳐 보여준다. 특히 캄보디아 근현대사 눈물의 발자취인 크메르 루즈(Khmer Kraham) 집권 당시 모든 경제 및 사회제도를 비롯하여 주권국으로서의 근간이랄 수 있는 화폐 제도마저 폐지되는 등의 참상, 그리고 이를 딛고 다시금 도약을 준비하는 오늘날의 캄보디아를 보여준다.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 건물은 굴욕적인 식민 통치의 잔재를 허물고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지금 박물관이 자리한 터는 본래 1908년에 프랑스령 식민지 양식으로 세워진 청사 건물의 자리였다. 그러나 내전과 정세혼란으로 인해 오랜 기간 방치되었다가 작년에 이르러서야 박물관으로 다시 세워지게 됐다.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은 프놈펜 왓프놈과 나이트 마켓을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시소왓 대로와 노로돔 대로 경유가 불가피하다. 프놈펜 주요 명소 어디나 그러하듯, 교통량이 폭발하는 피크 타임을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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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 내부(사진 : 소소로 박물관 웹사이트)

 

박물관은 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서 발권을 마치면 안내에 따라 2층으로 먼저 올라가게 된다. 2층에 올라가면 박물관의 역사, 의의 등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6분 가량의 영상을 시청하도록 안내 받게 된다. 앞으로 보게 될 전시물들을 관통하는 내용이지만 말 그대로 직접 전시물들을 보면서 알게 되는 내용이며, 원치 않는다면 건너뛸 수 있다. 영상 시청관 뒤편에는 캄보디아 경제와 역사에 대한 서적들이 꽂혀 있는 작은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다.

 

그렇게 도서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프놈펜 남쪽에 위치한 앙코르 보레이(Angkor Borei) 지역에서 출토된 7세기, IÇANAVARMAN(아이싼버러만) 1세의 이름이 새겨진 금화가 빙글빙글 회전하며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금화를 시작으로 하여 이후 화폐제도가 긴 시간 소실되고 다시 만들어지는 흥미로운 과정과 캄보디아 앙코르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주화와 지폐들이 2층에 빼곡히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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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에 빼곡한 사진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캄보디아 근대사(사진:문다슬)

 

1층에서는 본격적으로 근현대 캄보디아의 경제를 다룬다. 여기에는 각종 경제용어나 시장과 은행의 원리와 의의, 국제화와 같은 경제 개념에 대한 소개를 포함한다. 그리고 이에 관련된 캄보디아의 발자취들을 시각적인 자료와 직접 즐길 수 있는 놀이 활동이 준비되어 있다.

 

흥미로운 코너로는 캄보디아 지폐의 위조 여부를 분간하는 세 가지 방법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마지막으로 캄보디아 지폐 모양의 레이아웃에 자신의 모습을 담아 기념사진으로 만들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여행객에게는 캄보디아에서의 추억을 새기기에 적합한 이색적인 코너일 것이다.

 

곳곳에 위치한 안내원들 또한 친절하다. 몇몇 구간에 한해서는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안내원들이 영어와 캄보디아어로 추가적인 설명을 제공한다. 또한 조형물만이 아니라 각종 시청각 자료들이 부문 마다 있어 지루함이 덜하고 이해를 한층 돕는다. 박물관 뒤편에는 한적한 공원과 세련된 카페가 있으며, 공원에서 밖으로 연결된 출입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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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의 개장 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까지이다. 입장료는 내국인은 4,000리엘, 학생과 아이들은 2,000리엘인 반면 외국인은 20,000리엘 혹은 $5이다. 별도의 오디오 가이드는 12,000리엘로, 캄보디아어, 프랑스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만을 지원한다. 또한 비치되어 있는 안내 책자도 캄보디아어, 영어, 프랑스어만을 지원한다. 국립박물관, 뚜얼슬랭 등 주요 박물관 대부분이 한국어를 지원하는 점을 미루어 보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박물관은 실내에서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을 엄격히 금지한다. 만약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다면 2층으로 올라가기 전, 로비에 있는 개인 보관함에 카메라를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의 신발이 아닌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실내화를 착용해야 하며, 신고 온 신발은 공용 신발장에 보관해야 한다.

캄보디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빗나간 듯싶지만, 여전히 개인방역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시기다.

 

시원한 물놀이도 좋지만 상대적으로 전염 위험이 적은 박물관으로 나들이를 떠나 보는 건 어떨까. 100리엘 지폐 한 장을 통해 우리가 밟고 살아가는 캄보디아의 유구한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곳, 소소로 화폐경제박물관이었다./문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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