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아르구멘티이팍티 보도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연중 가장 달이 밝은 밤이 한국의 추석입니다.’

 

러시아 위클리 매거진이 한국의 추석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주간 아르구멘티이팍티는 지난 2일 8면 전면에 한국의 추석을 조명(照明)하는 기사를 올렸다. 안나 알레이니코바 기자가 ‘연중 가장 달이 밝은 밤’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최근 모스크바 ‘참새언덕’에서 열린 추석행사를 조명했다. 다음은 기사 전문.

 

한국어로 추석은 가을날 저녁을 의미한다. 그러나 참새 언덕에 있는 모스크바 피오네르 궁전에서는 추석행사가 아침부터 시작되었다. 행사에 참석한 방문객들이 김병화 자선 재단, 모스크바시 민족정책 및 지역간 유대국, 전러시아 고려인 협회가 준비한 모든 것을 잘 보고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신령님들께 감사

 

이날 행사에서 궁전에 들어서는 방문객들을 무용단, 혹은 앙상블인지 알 수 없는 공연 팀이 환영했다. 특별한 전통 의상을 입고 한국의 전통 악기들을(예를 들면 모래시계 모양의 장고) 든 청년 남녀들이 리듬을 타고 박자에 맞추어 움직이며, 마치 체조선수처럼 머리를 흔들어서 모자에 달린 긴 하얀 리본으로 공중에 원을 그리고 있었다. (농악을 묘사함)

 

세종학당 소속인 ‘맥’ 앙상블은 음악 그룹이다. 다만 이들의 공연은 앉아서 악기만을 연주하는 공연이 아니라 무용과 무술의 요소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그들의 공연은 북과 비슷한 4가지 한국 전통 악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놀이마당 ‘사물놀이’이다. 사물놀이는 사물에 깃든 혼령(신령님)들을 기쁘게 하여 좋은 날씨가 이어지게 하고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매우 오래된 전통 놀이이다.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한국의 전통 명절인 추석은 쉽게 말하면 추수감사절이다. 이날 추석 행사에서 공연한 러시아인 사물놀이 공연자들도 이러한 사물놀이의 정신인, 한 해의 수확에 대해 신령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한국인들만큼이나 잘 표현했다.

 

세종학당에서는 한국어, 한국 전통무용, 전통 악기 연주, 태권도 등을 가르치고 있다. 맥 앙상블 소속 단원 중의 하나인 아멜키나는 원래 중국어 전공자였는데 한국어를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세종악당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같이 배우게 된 사물놀이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모든 악기는 직접 한국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것을 공수(空輸)하여 사용한다. 사물놀이에는 한국의 각 지방, 즉 각 도마다 고유한 리듬과 템포가 있고 스타일이 있다. 사물놀이 교사는 이를 최대한 전달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전수생들도 이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아멜키나는 말했다.

 

사물놀이 연습은 리듬을 익히고 새로운 작품을 숙지한 후 각각의 공연기술 요소를 다듬는 작업이다. 초보자들은 먼저 각각의 북을 두드리는 기술의 명칭을 귀로 듣고 입으로 소리내어 익힌다. 오른 손으로 두드리기와 왼손으로 두드리기, 양손으로 두드리기의 명칭이 각각 다르다. 일반적으로 공연자들은 각각의 두드리기 단위를 암기하면서 작품을 배우고 이때 손으로는 자동적으로 생각하고 말한 리듬을 따라 연주한다. 사물놀이 공연에서는 연주자들에게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걸어다니고 악기를 연주하고 모자에 달린 흰 리본이 원을 계속 그리도록 머리를 흔드는 동작을 모두 한꺼번에 틀림없이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풍성한 식탁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하고 풍성한 한국 음식이 차려졌다. 추석 명절은 연중 가장 긴 명절로 밤 하늘이 달이 다른 어떤 때보다 가장 밝게 빛나는 시기이다. 조상에 대한 제례(祭禮)를 마친 가족들은 풍성한 음식과 음료가 차려진 상 앞에 마주앉는다. 이렇게 풍성하게 차려진 추석 밥상은 제의적인 의미를 갖는다. 즉 다음 해에도 이와같이 풍성한 수확을 거두기를 비는 것이다. 현대 한국인들은 이러한 주석 명절의 관습을 소중히 지켜왔다.

 

21세기 현대 한국 여성들은 첨단 과학의 성과와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에서는 한국의 뷰티산업의 눈부신 성과를 모스크바의 미인들에게도 소개하는 행사도 있었다. 축제에 참가한 남자들이 상품을 내건 탁구대회를 치르고, 한국의 전통놀이를 익히며 태권도 시범을 보는 동안, 여자들은 한국 화장품과 크림을 체험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소개된 화장품은 러시아 시장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유명 제품으로 원자력 연구소에서 레이저 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한 제품이다. 상품 브랜드는 건강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한자인 미(美)로 표현되어 있다.

 

외적인 아름다움은 화장품을 가꾼다면 내면적 아름다움은 다른 방법으로 얻어진다. 모스크바 니콜스카야 거리에 위치한 자이코노스파스키 남자 수도원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슬라브-고려인 정교협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수도원에서 손 알렉산드르 신부가 참석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고려인들은 러시아제국으로 이주하면서부터 곧바로 러시아 정교를 받아들였다. 최초의 이주민들은 1863년에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1865년 처음으로 고려인 3가정이 세례를 받았다고 블라디보스톡 소재 교회 명부에 기록되어 있다. 당시 고려인들은 매우 가난한 나라이던 조선에서 이주했으며 새로운 땅에서 갖는 기대가 커서 기쁨으로 교구 내 교회학교에 자녀들을 보냈다.

 

N.M. 프르제발스키의 ‘우수리스크 주 기행’이라는 책에서는 “이 지방으로 이주한 고려인들 몇몇은 정교를 받아들였고, 그래서 지금 터진하 마을에는 마을 이장을 포함하여 수십명의 정교신자들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을이장의 원래 이름은 추원극이었는데 세례시 대부였던 장교들중 하나의 이름과 부칭을 따라 표트르 시묘노프로 개명했다는 사실도 역시 기록하고 있다.

 

2001년 모스크바에서는 아파나시예프 자이코스파스키 수도원장의 축복에 따라 고려인 신자회가 구성되었다. 신자회 회원들은 예배와 순례여행에 참석하고 정교축일을 지킨다. 무료 한국어 과정이 개설되고 슬라브-고려인 청년 센터도 개원했다. 신자회 회장은 손 알렉산드르 신부이다. 손 신부는 1970년대 가족과 함께 모스크바로 이주한 후 외국어대학 영어와 스페인어 통역학부를 졸업했다. 졸업 후 연구소에 근무하며 모교통역학부 교수로 강의를 하기도 했으며 소련 붕괴 후에는 사업을 하기도 했었지만 이후 운명이 완전히 바뀌었다. 정교 신학교와 신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성직에 종사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것이 신의 섭리였다고 말하고 있다.

 

추석 명절 축하 행사는 한국문화개발센터 ‘아리랑 루스’, ‘한글 세’ 및 ‘봄바람’ 앙상블, ‘무지코 극단’, 사할린 이주 고려인 합창단, ‘조선’합창단 및 여러 예술인들의 갈라 콘서트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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