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그들은 누구에게도 감추지 않았다.”

 

러시아 콘쿠레트 통신이 최근 북한을 다녀온 기업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의 생활상을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끈다.

 

콘쿠레트 통신은 “촬영 금지, 여행자 이동의 자유 제한- 이것들은 북한 방문에 대한 가장 널리 퍼져있는 선입관(先入觀)들이다. 블라디보스톡의 한 회사의 전무이사 로만 고이도 여러 가지 나름대로의 선입관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고이도는 “나는 북한에 대해 항상 여행지로서 흥미를 느꼈다. 얼마나 폐쇄된 나라인지, 고립 상황속에서 그 주민들이 얼마나 조직적인 삶을 사는지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가 북한 여행에서 느낀 솔직한 감회다.

 

비자를 받을 때부터 북한에 대한 그의 선입관들이 깨어지기 시작했다. 북한 영사관에서 비자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었다. 이를 위해서 여권, 해외여권을 제출하고 설문지를 기재하고 10유로를 납부하면 된다. 다른 추가적인 증명서는 여행자에게는 필요하지 않다.

 

 

촬영의 자유

 

10년 전에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들의 평가를 살펴보건대, 당시에는 북한이 더 폐쇄적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공항에서 카메라나 렌즈, 녹음기를 몰수당하는 일은 없다. 로만 고이도 많은 녹음 및 기록 장치들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입국시 세관 신고서에 기록했지만,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서에 사진기와 비디오 장치가 있다는 것을 신고하지 않은 여행객들 중 누구도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았고 입국이 금지되어 도로 돌아가야 했던 사람도 없다.

 

평양 시내에서는 한 번도 촬영 금지를 당한 적이 없었다. 여행객들에게 이것은 사진을 찍어야 하고 이것은 안된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행객들은 도심에 있는 고층 건물에 두 번 올라갔었는데, 거기서 보는 평양시의 전경(全景)은 현기증이 날만큼 고층 건물들이 많았다. 여행객들은 비무장지대도 방문했다. 한국에서 비무장지대는 가장 여러 가지 규칙에 의한 통제가 심한 곳 중의 하나이고 아무 것도 사진 촬영을 해서는 안 된다. 건물 배치나 내부도 군인들도 촬영금지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반대로 모든 회담장 건물은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내부를 견학하기도 하고 휴전 협정을 체결했던 방에 들어갈 수도 있다. 북한 군인들과 사진을 찍을 수도 있는데 그들은 기꺼이 포즈를 취한다. 심지어 국경에서 비무장지대에 이르는 도로도 공식적으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몇몇 여행자들은 눈치껏 사진을 찍는데 성공했다.

 

여행객들에게는 어떤 것도 감추지 않았다. 고이는 여러 번 버스에서 몸을 내밀어 군대 행렬, 장갑차, 경제 시설들을 촬영했다. 엄격하게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사진기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한 유일한 장소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묘였다.

 

 

소련시절로 되돌아가기

 

평양에서 맞이한 처음 이틀간 놀라운 느낌을 경험했다. 간판에서 한글만 빼버리고, 북한 주민들의 동양적인 얼굴만 쳐다보지 않는다면, 마치 소련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 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입은 옷도 소련시절과 동일하고 옷깃에는 빨간 배지를 달고 도로에는 소련시절의 낡은 버스와 짚차, 구식 트롤리가 다닌다. 길거리에는 어디서나 시골이나 평양이나 소도시나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날이 어두운 때도 자유롭게 놀고 있다.

 

여행객 일행은 자주 공산당 소년단원들을 보았다. 관광지에서 북한 학생 한 반 전체를 만날 수도 있다. 그들은 여행객들에게 매우 친근하게 대한다. 인사도 하고 항상 먼저 가도록 길을 비켜 준다. 아주 잘 훈련받고 양육된 아이들이다. 여행객들은 소년단원 수련원도 방문했다. 거대한 건물에 소년들의 방은 파랑색, 소녀들의 방은 분홍색이었다. 모든 것이 아주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었다. 수련원 내부에는 커다란 경기장, 실외 수영장이 있고 전체 조경작업이 잘 되어 있으며, 곳곳에 석회로 만든 하얀 조각상들이 있다. 아이들은 줄을 지어 다니며 노래를 부른다. 이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정말 놀라왔다. 게다가 수련원 훈련생 중에는 모스크바와 극동 모든 지방에서 온 러시아인 아동들도 많았다. 그들은 훈련 기간 동안 와서 북한 아이들과 같이 산다. 고이는 자신의 자녀도 기꺼이 이곳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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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한 관광 프로그램

 

북한 내부의 철의 장막(帳幕)이 수 년 전처럼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그 그림자는 여행객들의 관광 활동 위에 드리워져 있다. 먼저 개인 여행객들은 북한을 방문할 수 없다. 여행은 반드시 승인된 여행사를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어디를 가나 여행객들을 가이드들이 따라 다닌다. 체류 기간 동안 프로그램은 아주 치밀하게 짜여 있고, 매일이 아주 바쁘다. 그렇다고 해도 관광객들을 엄격하게 통제하여 예정된 활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북한 가이드들은 매우 반응을 잘하고 여행자의 요구에 맞추어 쉽게 프로그램을 변경해준다.

 

여행 경비는 많이 들지 않는다. 고이는 간신히 북한에서 약 100달러를 썼다. 북한의 물가는 매우 저렴하여 여행자들이 기뻐할만 하다, 화해 불가한 적대적 관계였던 양국이 갈수록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주 소소한 것뿐이다. 평양의 고층 건물 올라가기(5-6달러), 수령의 동상 앞에 바칠 꽃에 3달러가 들었다. 두어 번 일반 서민들이 다니는 슈퍼마켓에 들렀는데 여기서는 루블이나 달러를 북한 현지 화폐인 원화로 바꿀 수 있다. 기껏해야 20-30달러를 바꾸었을 뿐인데, 이 돈으로 카트 하나 가득 물건을 싣고 나올 수 있었고 잔돈까지 받았다. 잔돈은 다시 다른 외화로 교환할 수 있다. 또한 여행은 최근 수년간 김정은의 대외 정책이 급격히 변화해 온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여행 상품 패키지는 모든 것이 포함된 all inclusive 유형이어서 식사비도 들지 않는다. 여행 상품 가격에 아침, 점심, 저녁 식사비가 포함되어 있다.

 

북한 방문 여행객은 북한에는 밤에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북한에는 현지 주민들을 위한 레스토랑들이 있고, 북한 주민들도 자신들만의 오락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지만 외국인들이 익숙한 나이트 클럽 같은 것은 없다. 그렇지만 여행객들에게 이 점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다. 호텔들에는 24시간 바, 볼링, 당구, 가라오케가 일한다. 호텔 내부 시설들에서 오락과 밤 생활을 즐겨도 충분하다. 자유시간은 거의 없고 간혹 있는 자유시간을 바에서 떠들썩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특별히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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