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 음식도 함께 즐겨 이채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모스크바에서 한국의 전통 사찰음식을 사상 처음 선보이는 자리가 펼쳐졌다. 모스크바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엔 사찰음식제와 함께 전통 다도회가 소개돼 신선한 반응을 얻었다.

 

러시아 일간 베체르나야모스크바는 4일 “러시아에서 최초로 개최된 이 행사에선 한국의 스님들이 먹던 특별한 음식의 맛을 체험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주최 측의 과제 중의 하나는 한국 불교와 러시아정교회 사이의 조화를 증진(增進)시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 한국사찰음식제 060518.jpg

<베체르나야모스크바 웹사이트>

 

 

이같은 취지에 따라 이번 축제에는 러시아 요리사들이 초청돼 이들이 준비한 전통의 러시아정교회 음식을 방문객들이 시식(試食)하는 기회도 가졌다.

 

우윤근 러시아 주재 대한민국 대사는 축사에서 한국에서 올해 5월 22일에 기념한 부처님오신날 2562주년과 5월 27일 성령강림주일에 대한 축하 인사를 동시에 건넸다. 우윤근 대사는 “불교와 기독교의 우정과 협력으로 준비된 이번 불교사찰 음식제에서 제공되는 음식과 음료들을 통해 축제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따뜻한 정과 서로에 대한 존경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순절 음식 전문가인 올렉 올호프 요리사와 전통 문화 부활 센터 학생들이 무대에 올랐다. 올렉 올호프는 “러시아의 시작인 고대 루시에서는 일년 365일 중 사순절 음식을 먹는 기간이 200일 이상이 될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사순절(四旬節) 음식이 지금보다 훨씬 다양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차갑게 먹는 옛날식 토마토 수프인 튜랴 요리 조리법을 직접 시연했다. 튜랴는 현대식으로는 토마토 주스와 샐러리, 마늘과 코리안더로 만들 수 있으며, 특별한 수도원식 요리법으로 만든 보로디노 빵과 함께 먹는다. 또한 사순절 때 식단을 다양하게하기 위해 빵에 발라먹던 호두와 고수로 만든 특별한 페이스트를 즉석 조리했으며, 이에 곁들여 수도원 방식으로 특별 제작한 보리음료 크바스와 야생 딸기 주스인 모르스를 제공했다.

 

러시아 전통 사순절 음식 및 수도원 요리 시식 후엔 한국다도협회를 대표하여 대한불교 조계종의 정원 스님이 다도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했다. “전통 다도 예식은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고행자의 길을 상징한다. 이 다도에는 참선(명상)과 실제 생활이 완전히 다른 삶의 다른 두 개의 면으로써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것으로서 존재한다. 수도자의 겸손(謙遜)은 의로운 고행과 금욕이 되고 이러한 금욕과 고행은 수도자의 실존과 실제 생활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금욕과 실존이 서로 하나로 엮일 때 수도자는 자신의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된다. 이때 수도자의 삶은 더 자유롭고 풍요로워지며, 이것이 수도자에게 최상의 길이다.”

 

다도 시연은 전국비구니차인회 회장이기도 한 정원 스님과 한국 다도협회장 혜성 스님, 비구니차인회 이사 현묵 스님이 같이 참여했다.

 

다례를 시행하기 전에는 먼저 스님이 소나무로 된 특수 도구를 세 번 두드린다. 이후 차를 따르고 스님이 오른 손에 찻잔을 잡고 오른 손을 왼 손으로 받치면서 찻잔을 입술에 댄다. 예법에 따르면 차를 한 모금 마시기 전에 먼저 차 향기를 흠향(歆饗)하고 차의 품질을 느껴본다. 그 다음에야 차를 한 모금 약간 마셔서 찻잔의 3분의 1 정도를 비운다.

 

그 후엔 다시 찻잔을 도로 내려서 잠깐 동안 기의 중심이 있는 복부 위치에서 잡고 몇 번 심호흡을 한 다음 다시 한 모금을 마시는데, 이번에는 마신 다음 상반신의 중앙 부에 찻잔을 위치하도록 하여 잡는다. 세 번째 모금을 마신 다음에는 찻잔을 가슴 중앙에 위치하도록 하여 잡고 마지막으로 참선을 반복한다. 모든 다례 예식을 마친 정원 스님은 다시 세 번 특수 도구를 두드렸다.

 

다례 시연이 끝난 후에 한국 사찰음식 연구가 지견 스님이 무대에 올라 사찰 음식의 기본은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생물들과 지상 세계에 대한 감사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사찰 음식을 조리할 때 스님들은 고기나 생선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재료들로 대체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스님들은 마늘, 부추, 파, 달래, 흥거 등 오신채(五辛菜)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어 무대에서 직접 조리한 사찰 음식을 참가자들이 시식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음식은 부처가 도를 깨달은 후 처음으로 먹었다는 찹쌀가루 우미죽이었고, 그 다음으로 국물김치, 흑임자 연근전 등이 나왔다.

 

연잎과 연근은 사찰음식제 메뉴에 단골로 등장하는 재료다. 콩과 잡곡을 넣고 만든 밥을 연잎으로 싼 연잎밥, 맨 마지막에 한국 전통 다식과 같이 등장한 연잎차도 있었다. 현대 러시아 음식에 익숙한 러시아 인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한 음식은 고수 겉절이로, 러시아인들이 보통 음식에 향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고수를 참기름, 배, 고춧가루 등을 넣고 버무린 매우 샐러드에 해당하는 음식이었다. 한국 사찰 음식의 조리법은 평범하게 보이는 재료들을 창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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