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 ‘극동 거리’의 장인들 소개

 

모스크바=김원일 칼럼니스트

 

 

최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기간중 문재인대통령이 관심을 표하는 등 민속공예장인의 예술이 빛을 발했다고 러시아 미디어가 보도했다.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14일 “극동의 9개 지역은 고유한 민속공예장인(民俗工藝匠人)들을 자랑한다. 전통적으로 동방경제포럼에서 함께 펼쳐지는 전시회 ‘극동 거리’에서는 민속공예장인들과 수공예장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그들의 놀라운 창작품들을 보고 수공예의 비밀을 직접 만져 볼 수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문재인 대통령은 ‘극동 거리’에서 추코트 여인과 같이 하얀 빛깔의 동물의 송곳니를 깍아 만든 해마를 가져갔다. 따뜻하고 반들반들한 작은 모형을 손에 쥐었을 때 그는 매우 기뻐하며 이 기념품과 그 것의 작가 추코트인 알렉산드르 킬라소프와 함께 사진 찍기를 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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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방경제포럼 축제 장면

 

 

‘북구의 공예 장인’ 알렉산드르는 콜리마 출신이지만 어렸을 때 추코트카로 이주했다. 젊은 시절 킬라소프는 공방을 열어 가죽옷을 만들었고 원주민 축차인들과 이웃의 알래스카인들에게 잘 팔렸다. 베링전통박물관으로 옮기고 나서 그는 뼈 조각에 빠지게 되었다.

 

“추코트카와 에스키모 장인들의 명품에 둘러싸여 일을 합니다. 그것들을 보았고 점차 그 아름다움에 빠지게 되었지요. 그것들을 모방(模倣)해 보려고 했지만 똑같이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어요. 제 손이 계속 자신의 것을 만들었으니까요.”

 

그렇게 점차적으로 킬라소프 장인의 스타일이 만들어져갔다. 하지만 원주민들이 수세기 동안 이어온 고대 예술의 전통은 기법과 주제 재료를 다루는 법에서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해마송곳니 고래뼈 사슴뿔을 가지고 작업을 합니다. 최근 원재료가 많이 비싸졌습니다. 1킬로에 2500루블에서 15000루블까지 하지요. 하지만 사실 재료가 얼마나 값비싼 것인가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슴뿔을 가지고 해마의 뼈로 만든 것보다 세 배는 더 값어치 있는 것을 만들수도 있지요.”

 

알렉산드르가 살고 있는 추코트의 작은 마을 프리비데니에 조각가들은 전 세계를 다닌다. 그의 작품들은 러시아와 유럽 미국의 박물관과 개인 컬렉션에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개인 소장 컬렉션을 만들 수가 없다.

 

“생각 같아서는 저와 가족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만들려고 하지요. 더군다나 뼈 세공품은 수세기 동안 보존이 돼서 가족의 유산으로 남길 수 있죠. 하지만 아직 그것은 미래의 일입니다. 심지어 동방경제포럼 전시를 위해 전

세계에서 제 작품을 모아들였어요. 블라디보스톡의 한 수집가에서 두 작품을 빌려왔고 두 개의 구성작품과 몇 개의 작은 조형물은 박물관에서 가져왔어요. 장화장인은 항상 장화 없이 다니게 마련이지요.” 장인은 웃으며 말했다.

 

아무르의 파도로부터

 

전통 문양으로 장식된 화려한 전통의상은 시선을 끌어당긴다. 그 촉감은 가볍고 부드럽다. 그래서 무엇으로 만드는가 물어보았다. 그러한 특별한 따뜻한 색감과 촉감은 실크만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을 만든 주인은 “어(魚)피”라고 대답했다. 그렇다. 매우 얇고 무게가 거의 나가지 않으며 그러면서도 단단하고 탄력 있는 천이다. 선사시대부터 프리아무리에 민족들은 물고기 껍질로 옷과 신발 장신구들을 만들었다. 송어 고래 등의 원재료는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제대로 가공된 이 재료들은 더위와 추위를 잘 견뎠다. 모피를 덧붙인 겨울용은 영하 50도의 추위도 견디게 만든다.

 

“모든 것을 가르쳐 준 것은 할머니였다. 할머니 베라 호제르는 책에서도 언급되며 해외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40명의 손자들 중에서 내가 유일하게 어렸을 적부터 그녀의 예술에 관심을 가졌던 유일한 손자이다”라고 류드밀라 호제르는 말한다.

 

류드밀라는 하바롭스크주의 주엔의 나나이 마을 ‘암타카’ 센터의 장식예술모임을 이끌고 있다. 아이들에게 전통의상 만드는 법과 장난감과 목판화(木版畵) 그리는 법을 가르친다. 주로 모피와 가죽 천을 재료로 만든다.

 

류드밀라 호제르의 작품은 박물관에 전시하기도 하고 개인전은 많은 관람객들을 모은다.

 

“魚피로 만드는 것은 집에서 취미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그녀는 말한다. 이 일은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예를 들어 크지 않은 가운을 만드는데 50마리의 커다란 물고기가 필요하고 한 마리당 수일에 걸쳐 작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3개월 이상이 걸린다. 경험이 많지 않은 장인들은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밀코보에서 온 안나 만코의 모든 인형들은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의 작은 얼굴을 들여 보고 있자면 그것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안나는 인형들이 자신의 소망을 말하고 때가되면 스스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남자 아이를 만들려 했는데 주름진 할머니가 올 때가 있었어요. 그때 아이가 아팠어요. 현명한 노인은 마치 저를 도와주러 나타난 것 같았지요”라고 그녀는 한 인형을 만들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극동 거리”의 캄차트카 전시장에는 그녀의 다양한 인형들이 전시되었다. 손바닥 크기의 작은 아이부터 50센티가 넘는 큰 인형까지 다양하다. 그녀는 모피와 천연 물감 등 천연 재료들을 사용하여 진짜 사람과 같은 인형들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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