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해군이 충돌한 이후 거의 이틀 동안 잠잠하던 미국 정부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나서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양측이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 발생 이후 하루 이상 침묵(沈默)했다. 러시아 일간 노바야 가제타의 알렉산드르 파노프 특파원의 워싱턴 발 기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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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3척을 나포한 것에 대해 트럼프는 짧고 모호한 언급을 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의회와 언론, 정치평론가들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았다.

 

 

비난은 자제

 

러시아의 요청으로 소집되었지만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의제로 진행된 유엔 안보리 회의가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나오는 길(지지자들 집회에 참석차 미시시피주로 향하던 길)에 기자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사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바로 잡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역시 이 상황에 대해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유럽 동맹국들과 같이 공조(共助)를 취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미러 정상회담을 갖기로 발표하고 난 후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터진 이와 같은 사태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 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행위’를 비난하는 것을 자제하고 미국의 대응조치가 있을 수도 있음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에게 필요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헤일리 대사는 곧 현직에서 물러날 예정이지만 예정된 퇴임 때문에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중에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째째하고 유치하네, 신사 양반들”

 

러시아가 제안한 우크라이나 함정의 러시아 국경 위반에 대한 예비 의제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의 전반적인 입장으로 인해 선거에서 채택되지 못했다. 7개국이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내용의 러시아 의제에 대해 반대했고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 볼리비아 4개국이 찬성했다. 남은 4개국은 기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논의는 이루어졌는데, 이번에는 미국 측의 주창(主唱)으로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의제에 따라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결과가 되었다. 폴랸스키 유엔주재 러시아 수석부대표는 안건이 바뀐 것을 ‘애들 장난’이라고 불렀다. 그는 “러시아가 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한 후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가 이 회의 소집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것처럼 상황이 보이도록 애쓰고 있다. 신사양반들, 유치하고 정말 째째하다. 치사할 지경이다”라는 말로 다른 나라 외교관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폴랸스키 수석부대표에 대해서는 마땅히 존중해주어야 할 것 같다. 그는 연단에서 서방 대표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지도, 전임 사프론코프 부대표가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는 러시아에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서방이 군중심리(群衆心理)에 굴복했으며 워싱턴의 큰형님을 무서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무조건 러시아 반대’라고 할 수 있는 5년간 벌인 반러 정책들이 현재 완전 대실패로 귀결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분명한 어조로 “우크라이나의 행위는 사전에 미리 계획한 도발로서 우크라이나 국내에 계엄상황을 만들어 현임 대통령의 무너져 내리는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핵심을 설파 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모든 망해가는 권력집착형 정치인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달려들어 붙잡는 실패 없는 방법이 바로 전쟁”이라고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 말을 했다.

 

 

힘 합쳐 러시아 규탄하기

 

헤일리 대사는 백악관의 침묵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잠재우려는 듯 사전에 이미 이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 및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논의했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이런 사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국제사회가 인정한 영토의 경계와 그 수역까지를 결단코 지지한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자신의 언급이 “단순히 미국만의 견해가 아니라,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스웨덴, 영국의 의견도 대변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말한 것처럼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정상화를 환영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 같은 불법 행위는 관계정상화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 순서를 얻은 프랑스 대표도 사로잡은 우크라이나 선원들을 석방하고, 함정을 돌려주며, 케르치 해협을 선박들이 자유롭게 통행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이것은 프랑스만의 입장이 아니라 독일도 동일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현재의 대치 상황은 러시아가 앞으로 우크라이나와 경계를 맞대고 있는 수역 전체를 완전히 장악하려는 향후의 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짐작케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러시아를 지지한 중국과 카자흐스탄은 양측 모두가 자제심을 발휘하여 군사적 해결을 선택하지 않도록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가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아조프 해에서 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만에야 기자들에게 짧은 논평을 했고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을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사건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침략적인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푸틴 대통령과 포로셴코 대통령이 사태 해결에 직접 관여할 것을 촉구하고 독일, 러시아, 프랑스, 우크라이나가 참석하는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지지한다고 확인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명 말미에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 합병 시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반복했다.

 

 

대통령의 침묵을 둘러싸고

 

예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크림반도에 대해 여러 가지 흥미로운 말들을 했는데 이는 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일치하지 않는 견해였다. 익명의 복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G7 정상회의 만찬 석상에서 크림반도의 영유권 문제에 대해 “그곳에서는 모든 사람이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그러니 크림은 러시아 소유일 수도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미국 외교관들은 대통령의 말을 고쳐주며 그가 내뱉은 말을 수습하기 위해 무던히 고생했다. 최근 트럼프는 모든 점에서 오바마가 잘못한 것이라면서 “그가 러시아의 크림 합병을 용인했다. 나라면 달리 대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트럼프 대통령답게 말이 번복되는 사례로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45대 미 대통령인 트럼프는 지금까지도 유권자들에게 흥미로운 대상인데 그 이유는 그가 예측불가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대러제재 명단작성에 관한 권고사항’을 작성한 인물 중 하나인.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 앤더스 애슬런드 수석연구원은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해 다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은 9개의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는데, 그 중 어떤 것도 흑해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비난 했다. 스웨덴계 미국인 교수로서 예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의 경제 고문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변해 달라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 동안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스티븐 파이퍼 전임 우크라이나 대사도 “러시아가 자국의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그에 상응(相應)하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 한 러시아는 이번 사태에서 모든 것이 다 잘되어 손을 털어도 되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시 우크라이나의 전력을 증강시키고 강력한 해양 무기와 장비들을 공급할 것을 촉구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미국 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 공동체에 큰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정치인인데 대통령뿐 아니라 나토에게도 흑해에서 나토 전력을 증강시키고 군사훈련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동료 의원들에게는 ‘2018년 크렘린 공격행위로부터 미국 안보 방어’(Defending American Security from Kremlin Aggression Act of 2018: DASKAA 2018)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호소했다. 이 법안은 대러 추가 제재 시행을 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에 대해 논하면서 미국의 언론들은 러시아의 주장과 그 외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의 주장, 두 가지 견해를 모두 소 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적인 군사충돌을 할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반면, 전문가들은 아조프해에서 일어난 이 사건이 미러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워싱턴 = 알렉산드르 파노프 특파원 | 노바야 가제타

 

 

※ 번역주 : 한국시간 11.30(금) 백악관은 “아르헨티나 G20 계기 미러정상회담 전격 취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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