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호감도를 높이고 스마트한 협상가, 소통을 잘하는 사람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러시아 일간 러시스카야가제타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올렉 키리야노프 특파원은 싱가포르 발 기사에서 “이번 회담은 놀랄만한 합의문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상당한 신뢰감을 갖게 됐고 전반적으로 북미가 서로에 대해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모스크바 발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결과 양측은 미국이 북한에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면서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상당한 시일이 요구되며 내일 당장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스카야가제타와 이즈베스티야의 기사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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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에서 편안함으로 (러시스카야가제타)

 

12일 정상회담 전 이 두 정상은 어느 정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이나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는 희망을 피력(披瀝)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세 번이나 이번 정상회담 개최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결과적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후 트럼프와 김정은은 통역만 배석시킨 가운데 약 40분간 단독회담을 가졌다. 이 단독회담에서 논의된 사항들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모든 것이 잘 진행된 것은 분명하다.

 

단독회담 후 트럼프와 김정은은 좀 더 편안한 모습을 보였고 훨씬 더 유쾌하게 미소 지으며 확대회담을 시작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러시아 유명한 한국학자 톨로라야 교수가 지적한 대로 북측 대표단에는 실제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포함되지 않았다. 즉 핵 문제에 관련해서 실제적인 획기적 진전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이미 감지되었다.

 

1시간 40분의 확대회담 후 업무오찬이 있었으며, 이후 트럼프와 김정은은 통역 없이 짧은 시간동안 같이 산보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실히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호감을 느낀 듯 자신의 방탄 리무진을 구경시켜 주기도 했다. 두 정상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고 미소를 띠기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포괄적인 내용을 다룬 공동 합의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아주 큰 성공을 거두었다면서 한반도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말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역사적인 만남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한 공동 합의문은 평화와 번영을 위해 새로운 양국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 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노력, 판문점 선언 확인과 북한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신원 확인된 전쟁포로 및 전쟁실종자들의 유해(遺骸) 송환과 유해 수습을 골자로 하는 4개항의 주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였던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 북한은 판문점 선언에서 밝혔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문구를 다시 확인했을 뿐 더 진전된 내용이 없었고 서문에 있는 미국의 성명도 핵 프로그램 폐기 시 체제 안전을 보장한다는 원론적인 내용만을 밝히고 있다.

 

어쨌든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기 PR을 하는데 성공했다. 전 세계와 자국민들 앞에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회담을 하고 있으며,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성공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또한 회담 전날 싱가포르 야간 관광을 나가서 셀피 촬영을 할 뿐 아니라 그를 알아보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등 대중의 호감도를 일시에 높였다. 누구도 대북 압박이나 북한을 격리(隔離)시켜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즉 김정은 위원장은 전 세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며 유능한 정치인임을 과시한 것이다.

 

싱가포르=올렉 키리야노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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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친구’ (이즈베스티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동맹국들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프랑스 대통령 및 캐나다 총리와 설전(舌戰)을 벌이고, 결국 공동 합의에 서명하는 것을 거절하고 싱가포르로 날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할 기분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언론은 추측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기분이 좋아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단독회담으로 시작하여 확대회담, 업무오찬까지 5시간의 회담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매우 재능 있고 북한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결과는 공동 합의문이었는데, 미국은 여기서 북한에 체제 보장을 약속했고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확고하고 단호하게 이루어나가고자 하는 의도를 확인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 회견에서 대북제재 해제 문제와 주한미군 감축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현재 회담이 진행되는 도중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시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북한에 대한 도발로 보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또한 회담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진행되었고 김정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紐帶關係)를 맺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수락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이 회담이 평화를 위한 아주 좋은 출발이라면서, 세계가 큰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나누어진 화려한 말의 성찬과는 달리 구체적인 사항은 매우 빈약하다고 이번 회담을 평가했다. 공동 합의문에는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다. 미국은 합의문에 CVID 문구를 삽입하지 못했다. 따라서 양측은 앞으로 비핵화 과정 실행뿐 아니라 검증에서도 많은 어려움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고 스웨덴 스톡홀름 안보개발정책연구소 이상수 코리아센터장은 말했다. CVID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근간이지만 최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를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며, 이번 회담은 비핵화 과정의 출발에 불과하다고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밝혔다.

 

 

또다른 승자 중국

 

비핵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은 북한이 예전부터 주장하던 내용이다. 김위원장의 선대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때에도 이번 공동 합의문과 동일한 내용의 합의문을 체결했었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는데 반해, 김정은은 자신을 트럼프 미대통령과 동등한 정치인으로 세계에 선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최근 한국 MBC 방송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김위원장에 대한 호감도는 예전의 10%에 불과하던 수치에서 78%로 급증했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또 다른 승자는 중국이다. 현재 상황에서 북한을 겨냥한 군사 훈련이 중단되고 중국 국경지역에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었으며, 북중 경제 협력 재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중국의 전용기(轉用機)를 제공한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북미관계 정상화 이전부터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계속적으로 밀착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는 러시아에게도 유리하다. 한반도 상황이 정상화되면 한국, 북한, 러시아 간의 3자 경제 프로젝트들을 재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월드컵 기간 중 방러 시에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싱가포르도 큰 이득을 보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1490만 달러를 지출했다. 그러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국제사회에서 싱가포르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스크바=나탈리야 포르탸코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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