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외무장관 ‘한반도 남북미 양보론’

 

모스크바=김원일 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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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도 문제가 있고 한미군사훈련도 문제다.”

 

러시아 외무부 수장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선 남북한과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은 17일 러시아 외무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는 반대한다. 그렇다고 그것을 핑계로 군사훈련 등으로 한반도 상황이 악화되는 것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기자가 ‘러 중관계가 한반도 문제에서 어떤 입장을 갖느냐?’는 질문에 대해 “북핵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관련당사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6자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마다 1월에 열리는 러시아 외무장관의 신년 회견은 지난해의 러시아 외교정책을 평가하고 새해의 외교정책을 소개하는 자리로 올해는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가 참석했다. 회견엔 마리아 자하로바 대변인도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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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웹진’ 뉴스로의 김원일 칼럼니스트(모스크바뉴스 대표)가 한국기자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기자와 일본기자들이 눈에 띄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기조발언에서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이 미국중심의 단극체제(單極體制)에서 더욱 증가하고 있다. 세계평화의 위협은 테러리즘이 큰 원인이다. 테러리즘과의 전쟁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제적인 시스템이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서구식 가치와 서구식 민주주의 확산을 위한 행동들이 오히려 세계의 안정을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개별국가간의 상호평등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가치를 다른 국가에 수출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미국패권주의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가 많은 협력관계와 협약을 맺어왔지만 오바바 행정부에서 모두 무너졌다. 미국은 항상 러시아를 속여왔다”고 맹공(猛攻)을 퍼붓기도 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갓 출범하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의 관계 설정이었다. 비슷한 질문을 서방기자가 2명, 러시아 기자 1명이 잇따라 물을만큼 뜨거운 관심사였다.

 

그러나 정작 라브로프 장관의 답변은 트럼프정부와의 새로운 관계에 대해서 그리 기대하지 않은 것처럼 미적지근했다. 마치 미국과 트럼프가 관계회복에 관심이 있으면 먼저 액션을 보이고 조치를 취하면 우리도 상대해 주겠다는 그런 식의 자세마저 엿보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서방의 가치와 민주주의를 수출하려는 모든 시도들이 세계를 더욱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트럼프와 러시아의 관계는 일단 트럼프정부가 출범해 보아야 알 수 있다”며 조심스런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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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 트럼프의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예상은?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대외정책을 펴나갈 것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기존의 러시아 푸틴정부의 대외정책기조와 맞닿아있다. 각국가는 자기 국가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정책을 펼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 시리아문제, 국제테러리즘 문제는 어떤가?

 

“시리아문제 해결은 그동안 효율적이지 않았다. 시리아문제는 시리아인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엔등 국제사회는 시리아문제등을 바라볼 때 주로 유럽에 와있는 이민자중심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시리아등 아랍지역의 내부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 (서방기자)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철회(撤回)가능성을 얼마 전 언급했는데?

 

“내가 이해하기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것 말고 다른 의미도 있는 것 같다. 트럼프가‘제재해제를 고려해 보겠다’ ‘러시아와 뭔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함께 하려면 현재의 제재국면의 출구를 찾아야만 한다’ ‘그러한 이익이 되는 일중에는 핵군축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제재해제에 대한 교환(대가?)로 핵군축을 하자는 제안을 찾아볼 수는 없다.” (여기서 라브로프가 하고 싶었던 말은 해외에서 많이 언급된 트럼프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그가 이해하는 트럼프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진지한 제안도 아니고, 핵군축을 제재와 연계한다는 의미도 아닌 것 같다는 그런 뉘앙스였다.)러미 양국관계에서 시급히 필요한 것은 우선은 오바바정부에서 파괴된 러시아와 미국간 전략적 안정을 위한 대화를 복원하는 것이다. 논의 주제는 단순히 핵무기 뿐만이 아니라 MD시스템,우주공간의 무기배치 등 다른 무기시설 등에 대한 것도 포함된다.”

 

- 푸틴과 트럼프의 회담계획은

 

“(단호하게) 아직 없다. 미국측으로부터의 메시지가 없다.”(서운한 감정이 묻어나는 느낌이었다. 이때 서방기자가 러시아가 먼저 미국 트럼프에게 연락을 취해보는 것은 어떠냐? 라고 질의 겸 제안을 해서 잠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 존 케리 국무장과 당신의 관계는 어땠고 앞으로는 어떨 것 같냐

 

“러시아는 특별히 미국에 전할 메시지가 없다. 모두들 아다시피 러시아와 미국간에는 전략적 균형이 중요하다. 세계에 대한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러시아와 미국의 협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되던 간에 러시아는 항상 대화하고 협력할 준비가 되었다. 존 케리와는 좋은 관계를 맺어왔고 그가 직위를 떠난다고 해도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

 

- (중국기자)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중국과 러시아가 갖는 한반도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중국은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이다. 그것은 세계의 안정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문제에 있어서도 항상 공조(共助)를 해왔다. 핵실험과 로켓발사로 한반도의 긴장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것을 구실로 군사훈련 등이 이어지는 것도 반대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함께 북한이 대화로 복귀하는 문을 열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6자회담 당사자국들도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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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기자)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에서 작년에 푸틴의 일본방문은 큰 의미를 가진다. 방문 성과는 무엇인가?

 

“푸틴의 방일로 인해서 러일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바라기로는 다른 나라(미국?)가 양국관계 발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평화조약은 양국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하여 해결될 것이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연례 회견에 한국기자들은 왜 안올까

 

신년기자회견은 지난해의 경우, 27일에 개최되었지만 올해는 열흘이나 당겨졌다. 내외신 기자 20여명이 질문에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상당히 열띤 분위기에서 기자회견이 휴식시간도 없이 3시간이나 이어졌는데도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라브로프가 더 할 말이 있는지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올해는 기자회견장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沈滯)된 느낌이었다. 회견도 2시간정도 진행되었고 질문을 하려는 기자들의 노력도 작년만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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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기자중 외신기자는 20여명 정도였다. 올 회견에도 여타 한국 취재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중국기자들과 일본 기자들이 몇명 목격되었지만 남쪽도 북쪽도 기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굳이 기자회견장에 가지 않아도 회견 자료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공급되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질의 응답이라도 현장에서 듣는 생동감있는 뉘앙스가 포함된 질의와 응답은 보도자료로 공급되는 것과는 많이 차이가 있다. 한국기자들이 중요한 연례 기자회견장에 등장하지 않은 것은 문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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