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한러시아대사 기고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주한 러시아 대사를 歷任(역임)한 글렙 이바셴초프 전 대사가 발다이클럽 통신에 ‘푸틴과 김정은의 대화’ 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 기고문은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인 23일 실린 것이다. 기고문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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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25일 블라디보스톡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김정은이 이미 중국 시진핑 주석과 네 번,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세 번, 트럼프 미대통령과는 두 번 정상회담을 가졌기 때문에 북러정상회담은 이미 오래 전에 있어야 했던 것이다.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주변정세를 현저히 화해 분위기로 바꾸어놓았다. 그러나 한 가지 시인해야 할 사실은 그 정상회담들에서 발표된 당사국들의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도는 현재까지는 실제적인 조치들로 견고하게 뒷받침되지 못했다.

 

북한은 진정으로 화해에 관심을 가진 듯하다.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고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했으며,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을 閉鎖(폐쇄)하고 그곳에 해외 사찰단의 사찰을 허용할 용의가 있으며, 미국이 상응하는 보상조치를 할 경우, 북한의 주요 핵시설인 영변 원자로를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어떤 핵기술을 제3국에 이전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최종적으로 폐지할 때까지는 제재 해제와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계속해서 강하게 자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발표된 비핵화 목표를 시작하는 경우 북한은 전체적으로 비가역적인 조치들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핵 미사일 인프라의 물리적인 해체는 말할 것도 없고 검증을 위해 기밀 정보 접속권을 제공해야 한다. 이에 비해 미국과 한국이 취하는 조치들은 쉽게 復舊(복구)할 수 있다. 군사 훈련을 재개하고 제재를 다시 시작하고 외교적 인정은 취소하는 등이다.

 

북한은 한 때 한국의 보수적인 이명박 전임 대통령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진보적인 그의 전임 대통령들이 발표하고 추진한 대북 ‘햇볕 정책’을 완전히 뒤집어엎은 것과 아들 부시 미대통령이 클린턴이 추진한 북한 유화정책을 취소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

 

2-3년 후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서 북한에 대해 적개심을 가진 대통령이 들어서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으며, 김정은에 대해 호감을 계속 표시하고 있는 트럼프가 탄핵을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그래서 북한으로서는 합의를 하더라도 그 합의를 지킬 것이라는 보증이 필요하다. 그리고 미국이 이란 핵합의와 뉴스타트에서 탈퇴한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협상을 위한 대화 파트너로서 신뢰할 수 없는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북한은 지리적, 역사적, 정치적으로 북한과 관계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안전보장을 얻고 싶어한다.

 

블라디보스톡 방문을 통해 김정은은 남북, 북미, 북중 관계만큼이나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모든 한반도 문제에서 정치외교적 해결책 외에는 代案(대안)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들을 내높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일례로 2017년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고 전반적으로 이후 1년여간 남북 및 북미 협상 과정은 이에 따라 이루어졌다.

 

북러 정상회담을 한 것 자체는 미국과의 대화에서 북한의 입지를 강화해줄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 대화과정에서 북한 측을 지지하고 있으며, 북한이 취한 조치들에 대해 미국은 ‘행동에 맞바꾸는 행동’ 원칙에 따라 보상조치를 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김정은은 아마도 최근 북한 최고인민회의 총회에서 발표한 자신의 새로운 전략에 대해 푸틴에게 알릴 것이다. 그 회의에서 김정은은 사실상 올해 말까지를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만일 미국이 이 때까지 전술을 바꾸지 않으면 북한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계획으로 전환할 수 있다.

 

양국은 현실적인 무역 및 경제 문제들도 논의할 예정이다. 2012년 러시아 정부가 북한의 대러 채무 문제를 면제하여 해결해 줌으로써 러시아와 북한이 양국 무역을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양국 경제 협력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로 인해 큰 제약을 받고 있다. 대북 제재는 원칙적으로 한국 정부가 승인한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인 남북 철도 연결과 더 나아가 시베리아 횡단 철도와의 연결, 북한을 통한 한국으로 러시아 가스관 부설, 3국의 전력 생산 시스템 연결 등의 실행을 가로막고 있다.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최근 수개월간 남북대화가 눈에 띄게 단절된 것은 한반도 주변 안보 문제 해결 과정에 새로운 동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블라디보스톡 북러 정상회담은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 후 베이징을 방문하여 중국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북한의 짐을 덜어줄 수 없는 러시아’ (일간 네자비시마야가제타)

 

 

러시아와 북한의 정상회담은 양국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러시아로서는 러시아가 없으면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세계에 상기시켜 주고 북한으로서는 중국과 미국 외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가 있다는 점을 과시하는 것이기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북 압박을 완화하지 않고 있고 유엔 제재도 유효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원조는 상징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동방학 연구소 한몽골 과장은 이번 북러정상회담을 아주 특별한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회담을 갖는 것은 매우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관행으로서 푸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전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었다고 상기시켰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처음으로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러시아와 북한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예전부터 협력하던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공식 초청은 작년 9월에 전달되었다. 보론초프 과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는 상당히 오래 준비되었다면서 “김 위원장은 이미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세 번, 중국 시진핑 주석과 네 번, 트럼프 미대통령과는 두 번 만났기 때문에 러시아 방문은 충분히 타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소련과 북한이 처음 무역 경제 협정을 체결한 때부터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북한을 통해 한국으로 러시아 가스관을 부설하고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제안에 대해 보론초프 과장은 이 모든 프로젝트들이 제재완화를 원하지 않고 남북 경협을 발전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으로 인해 막혀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로서 최대 관심사인 삼각 협력이 남북을 분단하고 있는 휴전선 때문에 장애물에 부딪쳐있다는 것이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라고 그는 말했다. 돌파구를 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북미관계에서뿐이라는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1950-1953년간 벌어진 한국전의 당사자들이다. 만약 북미가 관계를 정상화하고 1953년에 맺었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보론초프는 결론지었다.

 

BBC도 이번 북러 정상회담 결과로 북한과 러시아가 대형 협약이나 거래를 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은 국제 무대에서 자국의 위신을 높이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 많은 우위를 확보하기 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의 말처럼 북한의 경제 상황은 매우 어렵다. 북한은 그것보다 더 금전적인 지원을 가장 받고 싶을 것이다. 러시아 내에는 북한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따라서 러시아가 북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나의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가정위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북한에 외교적 지원은 제공할 것이라고 란코프 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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