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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STX 해양조선소(STX Offshore&Shipbuilding)의 자회사 STX 프랑스 생-나재르 조선소(Chantiers navals STX de St Nazaire)의 대주주가 될 의향이 없다고 미셸 사팽 재무 경제-장관이 10월 10일 성명서에서 밝혔다. 이 성명서는 미셸 사팽(Michel Sapin) 경제-재무장관과 크리스토프 시뤼그(Christophe Sirugue) 공업 담당 정무 장관 공동명의로 발표 됐다. 지난 10월 10일자 리베라시옹은 프랑스가 STX 프랑스의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심각한 재정 상태 악화로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의 ‘STX 해양 조선소’는 금년 말 안에 STX 프랑스만 분리하여 매각할 예정인데 이에 대하여 소수 주주이지만 동결권을 가진 프랑스 정부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국유화 의사는 없지만, “생-나재르 조선소가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공업 지주제(actionnariat industriel)가 성립될 수 있도록 매입자 선정에 최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어떤 일이 있어도 STX 프랑스 자본에 동결권을 가진 소수 주주의 지위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매입자 선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생-나재르 조선소의 운영이 프랑스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력히 규제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있음도 시사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4대 조선소 중 하나였던 STX는 2008년 이래 STX 프랑스의 지분2/3(66,6%)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1/3(33,3%)은 프랑스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STX해양조선이 STX프랑스의 지배 주주이지만, 프랑스 정부는 소수 주주로 결정을 동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STX 해양조선은 막대한 부채 때문에 서울지방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STX 해양조선이 수주해 현재 한국에서 건조 중인 선박은 52척이다.

지난 9월 말에 공두평 그룹 대변인은 “우리 그룹이 STX 프랑스와 결별하기로 결정한 것은 유감스러운데, 유동 자산이 급히 필요하여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라고 언급한 바 있다. STX 그룹은 생-나재르 조선소의 매각을 지난 8월에 PwC의 한국 사무소에 의뢰했다.

 

핀란드에 있는 투르쿠(Turku) 조선소도 매각 대상이다.

STX는 10월에 매입 제의를 받아 11월에 최종 매입자를 결정할 예정인데, 이미 아시아인들을 포함한 여러 후보자들이 의향을 표명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 그룹과 덴마크의 다멘 그룹도 이들 후보 중에 들어 있다고 한다. STX 프랑스 매각은 2년 전부터 큰 진전이 없었는데, 금년 말에는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법원은 제4분기에 STX 해양조선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조선소는, 선박 건조 뿐만 아니라 해운, 무역, 기계, 플랜트, 에너지, 걸설, 등의 분야에도 진출해 있는데, 1976년 설립된 쌍용중공업이 모태로, 2001년에 상호명을 STX로 변경하였다.

3천억 원(약 2억4천3백만 유로)의 빚을 지고 있는 STX해양조선은 수 백 명을 해고하고 자산의 일부를 매각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STX 그룹은 2013년부터 채권단의 통제를 받고 있는데, 그 중 산업은행(KDB)이 주 채권 은행이다. 채권단은 이미 STX의 만기 부채 상환에 4조 원을 지원한 바 있다.

 

STX 프랑스의 생-나재르 조선소는 STX해양조선이 2008년에 자본금의 2/3를 인수하여 대주주가 되었다. 생-나재르 조선소는 2026년까지 유람선 16척을 건조해야 한다. MSC 크로아지애르 7척, 로열 캐리비언 9척이다. 가격은 140억 유로.

현재 생-나재르 조선소의 직접 고용원은 2600명이고, 하청 업체들의 고용원은 4,600여 명에 달한다. 이 조선소의 2015년 사업 실적은 9억 8천3백만 유로, 이익금 420만 유로. 이 조선소는 2016년 5월 8일에 일찌기 세계에서 건조된 적이 없는, 가장 큰 선박인 길이 362m의 초대형 호화 유람선 ‘하모니 오브 더 씨스 Harmony of the Seas’를 진수한 바 있다. 승객 6,300명과 승무원 2,100명을 태울 수 있는 미국의 로열 캐리비언 크루지스 회사 유람선이다.

 

2015년 9월3일에는 이탈리아-스위스 그룹 MSC 크로아지애르(Croisières) 회사의 대형 유람선 길이315m MSC 메라비글리아 (Meraviglia)를 진수 시켰다. 2016년 4월 초에는 MSC의 유람선 4척 건조를 수주하기도 했다.

생-나재르 조선소는 유람선 건조를 위해 지난 수 년 간 1억 유로를 투자했다. 그중 3천만 유로는 1200톤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초대형 크레인 건설에 사용되었다. 대주주인 한국의 STX 해양조선은 휴면(休眠) 상태에 있으면서, 생-나재르 조선소를 위하여 적극적인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배당금, 등 자금을 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나재르 조선소의 이익금은 현지에 재투자될 수 있었다고 조노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렇게 우수한 기업이기 때문에, 지난 9월 28일 매각을 공식 발표하자, 이의 인수를 위해 여러 경쟁자들이 나서고 있다.

특히 덴마크 그룹 다멘과 이탈리아 그룹 핀칸티에리가 매각을 위임 받은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 캐비넷에 매입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들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핀칸치에리 그룹이 중국의 CSSC와 연계되어 있어서, 앞으로 유람선 건조를 중국 또는 이탈리아로 가져가거나 노하우를 빼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10월 4일 서울 지방법원은 한국의 진해와 부산 조선소를 포함하는 STX 해양조선 전체를 일괄 매각하도록 결정했다. 대금은 약 1조 원(68억 유로). 이만한 거금을 투자할 수 있는 자본가는 중국인들 뿐이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영국-중국 자본가가 경쟁에 나섰고, 1차 경쟁에서 제외된 ‘젠팅 홍콩Genting Hong Kong’ 이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젠팅 홍콩은 최근에 독일의 조선소 4개를 인수한 바 있다.

 

생-나재르 현지는 물론 파리에서도 중국의 위협을 두려워하고 있다. 노조, 지역 정치인들, 하청 업체들,참여 기업들이 총 동원 되었고, 프랑스 정부도 이번 매각이 또 하나의 벨포르 알스톰 같이 되지 않도록,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 조선소가 150년 간 쌓은 노하우와 공업 기술, 프랑스 경제에 미칠 전략적 이해 관계, 프랑스의 국방 주권 문제도 걸려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재무부의 성명서는 10월 11일 (화) STX 프랑스의 FO 노조 대표들이 사팽 재무 장관 보좌관을 만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그 전날 발표되었다. CGT, CFDT, CGC 노조들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프랑스정부는 소주주이지만 매각을 차단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대주주 STX 해양조선은 긴급자금이 필요한 시점이다.

프랑스 조선 공업의 자랑인 STX 생-나재르 조선소가 누구의 손에 넘어갈 것인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진명 / jinmieungl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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