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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한류의 시작과 발전 과정

 

프랑스는 유럽 한류의 본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한국은 ‘분단국가’만을 떠올리던 극동의 작은 나라에 불과했다.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프랑스에서 한국을 문화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같은 해에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 영화 매니아들의 관심을 받았다. ‘살인의 추억’은 DVD로 제작되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홍상수 감독,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자주 칸영화제에 출품되고 영화관에서 상영되기도 해 칸이 사랑하는 감독들이라고 불렸다.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K-팝은 2011년 파리에서 ‘SM타운 콘서트’가 열리면서 불을 지폈다. 

유럽각지에서 몰려든 1만4,000여명의 팬들이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와 같은 가수들에 열광했다. 하루 더 공연을 늘려 달라며 루브르 앞에서 플래쉬몹 시위를 펼치는 생생한 현장을 국내 언론은 물론 프랑스 현지 언론들도 앞 다투어 보도할 만큼 관심이 컸다. 팬들의 성화에 힘입어 공연이 하루 더 늘어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2012년에는 한류 팬들을 대상으로 한 컨벤션 K-CON이 성황리에 열렸고, 전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강남스타일’은 파리를 방문한 싸이가 에펠탑 앞에 등장해 수천명의 군중들과 함께 ‘떼 춤’을 추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한류를 알리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K-CON 2016 프랑스' 행사에는 유럽 각지에서 1만 3500여명의 한류 팬들이 방문했고, 팬들은  K-팝, K-뷰티, K-푸드, K-투어 등 다채로운 한국문화를 즐겼다. 

프랑스한인회가 매년 주최하는 코리안페스티벌에는 수천명의 프랑스인들이 몰려와 한국축제에 흠뻑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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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중심에서 다양한 계층으로 넓혀지는 한류

 

프랑스의 한류 열풍은 10대들로부터 시작해 층을 넓혀가는 중으로, 현재 10만 명에 이르는 K-팝 팬들이 형성돼 있다. 

K-팝을 접하던 이들은 영화, 드라마, 한국음식, 한국어에까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필자의 옆집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에스텔은 한류에 푹 빠져 있다. 한국드라마를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일주일에 한번씩 2년 동안이나 한국어 공부를 다녔다.  그녀의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에서, 한국의 문화, 정치, 사회로 이어지고 있다. 에스텔과 알렉산드리아는 한국을 방문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에스텔에게 학교 친구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도와 이유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했다.  

한반에 10% 정도의 학생들이 한류에 관심을 보였는데 여학생들은 K-팝과 드라마를 좋아하고, 남학생들은 드라마보다는 K-팝을 좋아한다고 응답을 했다. 

 

K-팝에 대한 평가에서 이들은 프랑스나 미국의 가수들에서 볼 수 없는 잘생긴 외모의 소년같은 가수들과, 청순하면서 아름다운 소녀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화려하고 발랄하면서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여학생들은 남자 주인공들이 잘생기고 로맨틱하다, 스토리가 흥미롭다, 영상미가 아름답다고 응답했다.

 

에스텔과 같이 응답자들 상당수가 K-팝이나 드라마로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K-팝과 드라마, 예능은 주로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해 접하며 케이블채널을 통해 드라마를 보기도 한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한류가 급성장할 수 있는 데는 2010년부터 글로벌 시대를 열고 있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날로그 시대와는 달리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지식정보 시대에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한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공통의 관심을 갖는 이들은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팬클럽을 만들어 정보를 주고 받으며 관심사를 공유하고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한국문화를 함께 즐기고 있다. 

이들의 모임이 한류 팬클럽인 봉주르 코레(Bonjour Corée)다. 이들은 다양한 장르의 한국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한류현상으로 파급

 

한류 팬들의 K-팝으로 시작된 한류현상은 보다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한류현상으로 파급된다.

한류를 과거 홍콩의 느와르 영화나 일본의 대중문화와 같은 반짝 쇼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한류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오히려 확장성이 더 클 것이라는 쪽이 훨씬 더 우세하다. 

 

프랑스를 비롯, 유럽에서 청소년 대상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한류가 금방 지나갈 유행이 아님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한류가 있게 한 가장 기본적인 바탕에 바로 한글이 있기 때문이다.

한글은 디지털 메커니즘과 함께 가장 인간 친화적인 문자다. 아예 디지털 시대를 위해 만들어진 문자라고 평가하는 언어학자들도 상당하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은 한국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다가오고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접하게 된다.

프랑스에서 한류열풍과 함께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프랑스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한글과 인터넷 그리고 구글과 유튜브, SNS가 소멸되지 않는 한, 한류는 절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때마침 파리에 한국관도 들어섰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프랑스인들이 한국과 한글을 배울 수 있는 멋진 통로가 되고, 우리의 한류가 계속 더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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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조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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