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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한인언론의 시작은 파리에서 펼쳐졌던 독립운동과 맥을 같이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1919년 4월 하순, 파리 제9구 샤토덩 가 38번지에 위원부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외교 홍보 활동에 들어간다. 

여기서 위원부는 사서함, 전화, 텔렉스를 갖추고 주간지 ‘회람(Circulaire)’에 이어 ‘자유 대한’이라는 간행물을 처음 발간했다.

영어와 불어 자료도 발간하여, 1922년까지 파리강화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 여러 열강의 정부, 프랑스 정부기관, 언론기관, 정치인, 저명인사들에게 배포하여 한국의 상황과 한국독립을 위한 홍보활동을 전개하여 큰 성과를 얻었다.

회람은 타자기로 친 4~5면의 서간 형식이었는데, 1919년 4월 26일 제1호가 나온 후, 그해 11월 29일자에 22호를 내고 정간되었다. 

 

1920년 5월에 8구의 비엔느 가 13번지로 이전한 파리위원부는 여기에서 월간 ‘자유 대한(La Corée libre)’을 발간했다. 

불어판으로 발행된 ‘자유 대한’은 파리위원부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 중 하나였다. ‘자유 대한’의 부 제목은 ‘월간 정치 경제와 인문 리뷰’다. 표지에는 세로로 ‘La Corée pour les Coréens, 대한사람 대한으로’라고 명기되어 있다.

한일합방 이후부터 1921년까지의 한국의 상황, 임시정부의 활동, 외교사, 일본 및 한반도 주변 정세 뿐만 아니라, 한국에 관한 불어 서적 목록, 한국의 문화, 언어 등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한국인들의 독립을 위한 염원, 한반도 및 주변 정세, 일제의 만행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1920년 5월에 창간호를 시작으로 1921년 6월까지 13호가 나왔는데, 4~5호 및 11~13호는 합판이므로 총 10책, 350쪽에 달한다. 

 

최초의 프랑스 한인 언론인은 서영해

 

프랑스에서 최초의 한인언론인은 서영해(1902~1949 실종)다. 부산 태생인 그는 상해를 거쳐 1920년 유학생으로 프랑스에 건너온다. 

20세에 프랑스 초등학교 2학년 과정부터 시작해 6년 반 후 모든 과정을 마치고 파리 소르본대에 입학했다. 도서관에서 신문과 장서를 탐독하면서 기자의 꿈을 키우고 1928년 파리 언론학교에 들어갔다.

1929년 파리 반 제국주의 세계대회에서 유창한 불어로 한국 문제를 부각시켰고, 1930년(추정) 고려통신사를 설립해 역사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과 주변’을 간행했다. 책은 ‘레 주르날’, ‘르뷔 이스토리크’(역사비평) 등 프랑스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아 1년 만에 5쇄를 인쇄할 만큼 팔려나갔다.

1945년 3월 그는 임정의 첫 주불대표로서 임정과 샤를 드골의 자유 프랑스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1947년 5월 한국으로 귀국한 뒤 정치판과 거리를 두고 문화 부문에 힘을 쏟다가 1949년 상하이에서 실종됐다.

한국 독립운동의 불모지와 같던 유럽에서 임시정부 활동을 알리는 등불과도 같은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전개하여 영국에 망명한 드골 임시정부와 관계를 맺기도 했다. 

유럽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을 지켜낸 주역이지만, 무대가 먼 이역이었던 관계로, 국내에서는 단 한 편의 논문도 발표되지 않을 만큼 묻혀져 있던 인물이었다.

 

프랑스 교민사회에서 최초의 한인 신문 등장

 

프랑스 교민사회가 시작된 이래 언론지의 효시는 1979년 4월, 재불한인회에 의해 발행된 ‘월간 한인’으로 볼 수 있다.

당시 한인회장이었던 정준성이 발행인으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지면과 내용으로 A4 크기로 20면을 발행했다. 

재불한인 동정, 대사관 소식, 고국과 프랑스 소식, 역사스토리, 파리의 역사, 박물관소개, 행사 안내 등 다양한 정보와 함께 한인업체의 광고가 실리는 등 나름대로 신문의 형식을 갖추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 이어서 타이핑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삽화를 직접 그려 넣는 등 편집에 애쓴 흔적이 엿보였는데, 아쉽게도 3호 발간을 끝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1980년 대에 들면서 한인회 차원이 아닌, 개인이 발행하는 매체들이 간헐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변용범의 한인신문(1981), 김형수의 파리교민소식(1982), 이유진의 자유평론(1983) 등 3개의 동포 언론지가 창간된다. 그러나 이들 중 2개는 얼마 못 가 중단되고, ‘파리교민소식’만 ‘파리한인신문’으로 이름을 바꾼 후 1990년 초까지 살아 남는다. 

파리한구(정준성)는 1987년 6월경 ‘유럽에서 발간되는 유일한 교포신문’이라는 타이틀을 표방하고 발행되었다. 처음엔 5프랑, 이 후에는 10프랑의 유가지였지만, 1990년대 초에 폐간되었다. 

이외에도 파리교민안내(1983, 한인회) 프랑스 체류안내서(1984, 영사과), 한인업소 전화부(1985, 김형수), 한국어 관광안내서(1986, 채수근) 등이 발행되어 재불 교민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했다. 

 

1990년대는 한인언론의 춘추전국시대

 

1990년대 들어 교민 언론지는 이전의 것들이 모두 중단되고, 한인사회에서 정보와 소통이 단절된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다가 1993년 12월 ‘오니바’(월간, 김제완)가 신문의 형식을 갖춘 형태로 처음 나왔다.

오니바(Oniva)는 1993~1997년까지 월1회, 1998년 부터는 월2회 발간했고 50호 기념 합본호를 만들어 판매하는 등 한 때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나 2002년 2월 제98호를 끝으로 폐간됐다.

1995년 1월16일 창간한 한소리(1997년부터 제호를 한위클리로 변경, 이석수)는 한인사회에서 발행된 최초의 주간신문이었다. 

한위클리는 23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교민신문으로 자리잡았는데, 창간초부터 교포신문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인터넷 기사에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서 발로 뛰며 직접 취재해 현지 사회의 생생한 소식과 정보를 담는데 주력해 왔기 때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1년부터는 인터넷 PDF판과 함께 2018년 현재까지 계속 발행중인 유일한 주간신문이다. 

1997년에 ‘유로스페이스’(주간, 서동화)가 발행되어 6개월 정도 나오다가 정간되고 1년 후인 1998년에 다시 ‘파리지성’(주간)을 창간, 서동화에 의해 발행되다가 2005년 10월, 정락석이 인수해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 2018년 현재는 격주간 또는 월간으로 발행된다.

유로꼬레 (Euro Coree, 정종엽)는 2004년 10월 주간으로 창간되어 5년간 운영되었고, 2009년 5월에 제180호를 끝으로 폐간됐다. 현재는 유로포커스(Euro Focus)라는 이름으로 웹사이트만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인(월간, 한인회), 유로타임즈(격주간, 최병원), Bi-Nous(격주간, 국신표) 등이 발행되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못하고 사라졌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유로저널(주간, 김훈)은 1995년 3월1일 창간되어 주3회 발행해 오던 조정신문을 인수한 후 1997년 경 유로저널로 제호를 바꾼 후 '유럽 한인사회를 하나로'라는 슬로건으로 유럽 전역으로 배포망을 확대해 파리에도 배포되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도래와 언론 지형의 변화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인언론의 지형도 급속한 변화를 겪었다.

프랑스 역시 인터넷과 블로그 SNS 등이 활성화되면서 종이신문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한위클리 파리지성 유로저널(프랑스판) 등 한인 언론사들도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종이 신문과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지면 광고의 수익이 줄면서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다. 

프랑스 한인사회에서 가장 활성화된 웹사이트는 프랑스존닷컴(francezone.com)으로, 2000년 1월 개국한 한위클리닷컴(hanweekly.com)을 모체로 처음 시작되었다. 

당시 한인사회에선 최초의 언론사 사이트로 선보인 한위클리닷컴은 3년만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2003년부터는 프랑스 포탈정보 사이트로서의 포맷을 갖추었다. 종이신문인 한위클리의 신속 정확한 뉴스, 매주 목요일 정확한 업그레이드로 다양한 접속층과 교민사회의 정보교류를 담당하며 교민사회의 가장 큰 신뢰도와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으며 프랑스 한인들은 물론 프랑스와 관련을 맺고 있는 전세계 프랑코필들이 찾는 사이트로 성장하고 있다. 

한불통신(Korea Press Production, 오영교)은 프랑스를 기반으로 한국관련 영상, 사진 기사 및 다큐 등을 제공하는 사이트로 2013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korea-press-production.com)

한불통신은 주로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SNS 등과 연계해 활동하며, 프랑스의 생생한 한류 현장에 찾아가 영상을 제작, 송출하고 있다. 2015년 파리 에펠탑 앞에서 떼춤을 선보인 싸이의 강남스타일 동영상은 1500만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파리지성닷컴(parisjisung.com)과 유로저널프랑스판(franceej.com) 이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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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언론인들의 모임, 한불언론인협회 발족

 

프랑스의 한국 언론인들의 모임인 한불언론인협회(약칭 한언협 / Korea France Journalist Association)는 지난 2016년 11월1일, 정식 발족됐다. (초대 회장에는 이석수 프랑스존 대표, 부회장 겸 정책위원장은 한불통신 오영교 대표)

한국과 프랑스를 이어주는 언론인들의 모임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전현직 기자와 발행인 방송인 인터넷 언론사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18년 현재 프랑스의 온오프라인 한인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와 통신원들을 포함한 3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재외동포 언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프랑스 한인 사회를 하나로 묶고 여론을 선도하며 한인 언론인들의 내적인 성장과 권익 향상에 앞장 서 나가겠다는 취지로 한인사회에서는 최초의 언론인 모임으로 결성됐다.

 매월 1회 씩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주요 사업으로는 매년 12월, 한인회 송년회에서 ‘꼬레앙도뇌르’ 상을 수여하고 있다.

프랑스 한인사회를 빛낸 인물을 시상하는 ‘꼬레앙도뇌르’ 상은 한인사회에 대한 애향심과 자긍심을 높이고, 프랑스와 세계 한인사회에 널리 소개해 귀감으로 남기고자 하는 취지다.

2017년 첫 수상자로는 정하민 청솔회 회장이 수상했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 한인사회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야

 

사회의 공기와도 같은 언론의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해외라는 망망대해에서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 주는 교민 언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한인사회의 언론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인터넷의 발달은 종이신문을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교민사회의 수가 적다 보니 무가지로 광고에 의존해야하는 한인언론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수 많은 신문이 생겼다가 사라지곤 했다.

프랑스의 한인 언론들이 한인사회의 여론을 주도하지 못하고, 새로운 생태계의 변화에도 적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한인언론의 쇠락은 건강한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프랑스의 한인언론사들의 분발과 힘찬 도약을 기대한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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