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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4일, 바칼로레아(Baccalaureat, Bac, 고등학교 졸업 자격 및 대학입학 자격) 시험개혁에 관한 60쪽짜리 보고서에 ‘새 바칼로레아의 기본방침’이 제시되었다. 새 바칼로레아는 2021년부터 실시될 계획이다. 이 개혁안에서 새로운 것은 최종 성적의 15%를 차지하게 될 '구두시험'의 신설이다. 이 구두시험은 석사 논문 심사의 축소판 같은 것으로, 이탈리아의 콜로키오(colloquio) 제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ac 개혁의 최종안은 2월 14일 각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새 바칼로레아가 2021년부터 시행되기 위해서는 2018년 9월 신학년도에 고등학교 1학년(classe de seconde), 2019년에 2학년(classe de première), 2020년에 3학년(졸업반, classe terminale)이 되는 학생들부터 개혁된 고등학교 제도가 동시에  실시되어야 한다. 때문에 바칼로레아 개혁 및 고등학교 개혁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Bac의 신뢰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가 정부의 Bac 개혁 목표다. Bac 개혁을  위한 임무를 부여 받은 사람은 전 릴(Lille) 정치학교 교장 피에르 마티오(Pierre Mathiot)다. 

마티오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일반 Bac과 기술 Bac의 모든 응시자들이 ‘큰 구두시험(un grand oral)’을 보아야 하는 것이다. 30분 동안 실시되는 이 구두시험은 3명으로 구성된 시험관 앞에서 하는 ‘발표’(un super-exposé)이다. 발표에서 수험자는 고3학년도 중에 공부한 테마(주제) 하나 또는 둘에 대한 지식을 동원해야 한다. 

 

구두시험은 6월에 실시되는데, 시험관 3명은 학생의 출신학교 교사 1명, 다른 학교 교사 1명, 비 교사 (대학교수 또는 고교 자문원) 1명이다. 시험 주제는 졸업반 때 수강한 2개의 주전공 과목에 관한 것이다.

일반 Bac과 기술 Bac 학생 50만 명이 이 구두시험을 치르며, 이 구두시험 성적이 Bac 총점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 구두시험이 현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그랑제콜의 입학시험에 구두시험을 치르며, 대중 앞에서 발언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 과정이 늘고 있다. 말 잘하는 기술을 선생에게서 배운 여학생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르 브리오(Le brio)’가 1백만 명 관객을 돌파한 것도 이런 추세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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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시험에 대해 역사-지리 교사 협회 회장은 비판적이다. 구두시험은 사회적 불공평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달변이나 웅변 교육은 고교에서 하지 않으므로 부유층 자녀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시험관 중 한 명이 대학교수여야 한다는데서 한 발 물러나, 비교사는 교육 자문원(conseiller principal d’éducation)이 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Bac 개혁과 병행될 고등학교 개혁 중 졸업반에서 표현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한다. 1주일에 3시간이 방법론, 오리엔테이션 지도와 ‘큰 구두시험’ 준비에 할애될 것이다.

새 Bac이 2021년부터 실시되면 2018년 가을에 고등학교 1학년(classe de seconde)이 되는 학생들부터 이에 대비해야 하므로 새 고등학교 교과 과정도 함께 시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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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개혁안, 마티오 보고서 요약내용 

 

- 학기제와 수강신청제도 : 고등학교에 분기(trimestres)제가 없어지고, 대학처럼 학기(semestre)제가 되며, 학생들이 ‘메뉴판’ 식으로 고른 수강 과목으로 수업이 구성된다.    

- 전문화를 위한 전공과목 선택 : 대학처럼, 고등학교 1학년(seconde) 2학기부터 학생들은 2개의 전공과목을 선택한다. 고2와 고3학년에서는 2개의 주 전공 (deux matieres majeures)과 2개의 부전공(deux mineures)을 선택하는데, Bac에서 이들 과목 교육에 과학적 학술적 색채를 띠게 된다. 그 후 대학에서 이 분야를 전공할 수 있다. 이 두 전공과목은 어울려야 한다. 예를 들면 ‘물리-화학’, ‘수학–물리’, ‘생명과학-지구과학’, ‘문학–언어’등은 가능하지만 ‘문학–수학’은 안된다. 

 

- 전공 분야 9개 제시 : 능력이 있는 학생은 주 전공 3개를 택할 수도 있다. 주전공은 수학-물리-화학, 과학-물리-생명과학과 지구과학, 수학-컴퓨터학, 수학-경제 사회, 경제사회-역사지리, 문학-언어, 문학-예술, 문학-철학이다.

두 개의 전공과목 외에 2개의 부전공 과목을 택하는데, 주전공과 부전공이 동일한 분야라도 괜찮다. 2개의 부전공 과목 수업시간은 년 27주에 매주 4시간 수업이다. 부전공은 고2학년(en première)에서 수학, 문학, 제1외국어(LV1), 제2위국어(LV2), 역사-지리, 체육이고, 3학년(졸업반, en terminale)에서는 철학, 역사-지리, 제1외국어, 제2외국어, 체육이다. 부전공 과목은 고2와 고3의 매 학기 말에 변경할 수 있다. 주 전공 중 한 과목을 고2학년 말에 변경할 수 있다. 

   

 - L(인문), ES(경제-사회)와 S(과학) 구분은 사라져 : 현재 Bac의 L, ES, S 구분이 사라지고, 일반 Bac과 기술 Bac의 구분도 사라진다. 모든 고등학생은 1학년에서 자신의 전공과목 외에 주 15시간에서 12시간 수학, 외국어, 역사-지리, 체육(EPS), 2학년에서는 불어, 3학년에서는 철학을 포함하는 동일한 ‘공통(tronc commun)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거기에다 고1에서는 주 2시간, 고2에서는 주 3시간 방법론 강의와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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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필기시험 4과목(불어, 주 전공 2개, 철학)과 고2학년 때 치르는 불어 시험(필기와 구두, Bac 총점의 10%)은 변함이 없다. 즉, 불어 시험은 유지된다. 과목 수가 적고, 졸업반이 끝나는 6월에 치르던 필기시험이 사라지며, 보다 긴 기간에 시험이 실시된다. 

시험 과목은 현재의 10여 개에서 4개로 줄어 든다. 필기는 학생이 고교 때 선택한 주 전공 2개(Bac 총점의 25%)에 관한 것으로, 봄 방학이 끝나는 5월 초에 실시된다. 이때 대학 예비 등록 (APB, admission post-Bac) ‘파르쿠르슙’ (Parcoursup) 결과가 발표되므로 시험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다. 

프랑스 Bac의 상징인 철학시험(Bac 총점의 10%)은 그대로 유지된다.

 

- 큰 구두시험 : 6월에 수험생 1인당 30분 간 ‘큰 구두시험’이 실시된다. 이 구두시험 점수는 Bac 총점의 15%에 해당하므로 비중이 대단히 크다. 고교 공통과목 중의 하나와 주 전공 과목 하나에 대하여 치르게 된다. 고3학년 동안 주 2시간 이 구두시험 준비를 위한 아틀리에가 할애된다.     

※ 필기와 구두시험 점수는 Bac 총점의 60%를 점하게 된다. 나머지 40%는 중간시험 성적으로 충당된다. 고2와 고3학년 동안의 중간시험 성적이 반영된다. 그러나 중간시험 형식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학년도 중에 치르는, 이름을 가리고 답안지에 쓰는 시험을 전국적으로 통일성 있게 과목에 실시하면 공평하지만 조직이 방대하여 Bac 시험 과목 축소의 의미가 없어지므로, 반에서 실시하는 가벼운 시험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 고등학교에서 실시할 각 과목 시험의 국가 표준이 정해져야 할 것이다.

 

- 재시험 폐지 : 필기시험에서 평균 8/20점에서 10/20점을 받은 학생들이 1960년 이래 치르던 재시험(rattrapage)은 폐지된다. 근소한 차로 불합격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각 고사장에 설치되는 Bac 성적 사정 위원회가 학적부를 검토한다. 학교 성적표와 교사의 평가를 바탕으로 Bac을 취득하는데 부족한 점수를 줄 수도 있고 주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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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진명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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