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2-1.jpg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역작 ‘노트르담 드 파리’와 ‘레 미제라블’이 다시 환생해 나왔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잦아들 것 같았던 ‘노란 조끼’ 시위 현장에서다. 

 

일부 시위대는 “빅토르 위고는 ‘노트르담 드 파리’를 위한 여러분의 관심에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불쌍한 ‘레미제라블’을 잊지 말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나왔다. 이 문구는 작가 올리비에 푸리올이 지난 16일 SNS에 올린 이후 프랑스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돼 왔다.

 

지난해부터 ‘노란 조끼’ 시위로 극심한 분열과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프랑스에서 그동안 불평등과 빈곤 등 사회 문제에 아랑곳 않던 부자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막대한 돈을 쾌척하자 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기업 기부금 액수의 60%가량에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할 것으로 알려지자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이런 예상치 못한 역풍에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그룹 회장은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일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 2만7900여명이 23차 노란 조끼 시위에 나섰다. 지난 13일 22차 시위 때 보다 전국적인 규모는 줄었지만 수도 파리에서는 오히려 지난주보다 4000명이 늘어난 9000여명이 거리에 나왔다. 

이번 시위 역시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차량을 불태우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 시위 양상을 보였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사회 통합의 기회로 삼으려던 프랑스 정부는 당혹한 기색이다. 진화작업을 성공적으로 진두지휘해 지지율이 다소 반등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다시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될 처지에 놓였다. 5년 안에 대성당 복원을 공언한 것을 두고도 국민적 불만은 도외시한 채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흘러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 대성당 화재 때문에 취소했던 노란 조끼 관련 대국민 연설을 25일에 할 예정이다.

화재 직후, 예정됐던 대국민 담화를 바로 취소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노트르담은 우리의 역사, 우리의 문학, 우리의 상상이자 우리의 가장 위대한 순간을 살아왔던 곳”이라며 단합을 호소했던 것처럼, 불평등과 빈곤, 사회적 갈등에 항변하고 있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과 국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902 프랑스 만우절은 어느 나라에서 유래되었나요? 라이프프라자 24.04.01.
901 프랑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를 원조하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file 라이프프라자 24.03.28.
900 프랑스 [일지] 10년간 노력한 2030부산엑스포 유치 불발 라이프프라자 23.11.29.
899 프랑스 프랑스,가짜 폭탄 경보 이후 보안 강화 라이프프라자 23.10.23.
898 프랑스 프랑스, 2살 에밀의 미스터리 실종 사건 file 파리광장 23.08.02.
897 프랑스 아듀 ! 제인 버킨 (Jane Birkin), 에르메스, 버킨 가방의 주인공이자, 프랑스의 아이콘 지다. file 파리광장 23.08.02.
896 프랑스 프랑스, 암 (Cancer) 발병 증가 file 파리광장 23.07.20.
895 프랑스 34년 전 프랑스로 입양된 자매를 찾아서... 입양된 지역으로 가서 수소문 file 옥자 23.07.14.
894 프랑스 프랑스 소요 사태로 인해 마크롱에 의해 배제되었던 보를로(Borloo)의 도시 외곽 계획 재조명 file 파리광장 23.07.14.
893 프랑스 프랑스 소요 사태, 전국 각지에서 분노의 폭력 시위 file 파리광장 23.07.06.
892 프랑스 프랑스 언론, ‘파리 인근, 이씨레물리노, 2030부산 엑스포 지지’ file 파리광장 23.06.29.
891 프랑스 충격에 빠진 프랑스... 안시(Annency)에서 어린이들 공격 file 파리광장 23.06.13.
890 프랑스 프랑스, BTS 데뷔 10주년 기념 행사 "FestARMY" -아미맘즈프랑스 (ARMY MUMS FRANCE) 주관- file 파리광장 23.06.13.
889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학교 교실로 변모 file 파리광장 23.06.13.
888 프랑스 프랑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에 반대, 프랑스 일본 대사관 및 문화원 앞에서 시위 file 파리광장 23.05.30.
887 프랑스 에펠탑에서 ‘전쟁연습 반대 평화협정촉구’ file 뉴스로_USA 21.09.27.
886 프랑스 순례자의 길 출발지, 베즐레 Vézelay 프랑스존 20.11.20.
885 프랑스 프랑스 소상공인들, 비상사태 연장에 분노 프랑스존 20.11.20.
884 프랑스 퐁텐블로 성 Chateau de Fontainebleau 프랑스존 20.11.20.
883 프랑스 유럽•중동 확진자 심상찮다…루브르박물관도 폐관 조치! 호주브레이크.. 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