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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하철 통로를 걷다보면 눈길을 끄는 전시회 포스터와 만난다. 구스타프 클림프! 그 이름만으로 설렘을 주는 클림트의 이름과 함께 ‘빛의 아틀리에(Atelier des Lumieres)’란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미술관이 아닌 빛의 아틀리에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4월 13일에 개관한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는 19세기 예술가들의 중심지였던 11구에 자리한 철물 주물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파리 최초의 디지털 아트 공간센터이다. 높이 10m, 총면적 3300m2의 큰 규모의 공간에 140개의 영상 프로젝터를 설치해 보통의 갤러리에서 벽에 걸린 작품을 본다면 이곳에서는 천장과 바닥으로 이어지는 영상 이미지로 볼 수 있다 

 

프랑스는 최신기술과 음향을 활용해 세계 미디어 아트를 이끌려는 듯 2012년 남부 레 보드 프로방스 지역에서 컬처스페이스가 ‘빛의 채석장’을,  폐공장 폐광산 폐발전소 등 버려진 공간을 활용하여 아미엑스 프로젝트로 탄생시켰다. 이를 이어 파리에서 디지털 아트센터로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가 들어선 것이다. 미디어 아트는 오페라 미술감독, 음대교수, 미디어 아트 전문가들이 함께 하여 만든 100여개의 비디오 프로젝터와 음악이 함께하여 명작들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벽에서 보던 작품들이 바닥부터 천장을 둘러싼 공간에서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차원에서 새로운 그림을 보듯 생동감으로 관람자를 매혹시킨다. 신개념 갤러리로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어 탄생된 것이다.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는 ‘라 알(LA HALLE)’과 ‘르 스튜디오(LE STUDIO)’로 나뉜다. 1500m2 규모의 라 알에서는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르 스튜디오는 신진 작가들의 디지털 작품이 전시된다. 라알의 첫 전시에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중심으로, 에곤 쉴레(Egon Schiele)와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 작품도 함께 하고 있다. 

 

디지털 아트로 본 클림트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가 개관 첫 전시로 구스타프 클림트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사후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서다. 

구스타프 클림트 (1862~1918)는 오스트리아 빈 근교의 바움가르텐에서 태어났다. 보헤미아에서 이주한 그의 아버지는 금 세공사이며 판화가였다. 

클림트는 14세 때 빈 응용미술학교에서 회화와 수공예적인 장식교육을 받은 후에 공방을 차려 공공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일을 시작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2세 때 빈에 개관한 국립극장과 미술사 박물관의 장식화를 그리며 건축 장식미술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인상파와 상징주의 등 19세 말의 예술에 관심을 가지며 보수적인 미술이 아닌 인간의 내면에 접근하고자 하는 ‘빈 분리파’를 결성했다. 에곤 실레(Egon Schiele), 오스카 코코슈카(Oskar Kokoschka), 칼 몰(Carl Moll), 오토 바그너(Otto Wagner) 등  화가, 디자이너, 건축가들이 빈 분리파에 참여했다.

 

클림트의 작품은 찬란한 황금빛, 관능적인 여성 이미지, 성과 사랑, 죽음에 대한 알레고리 등이 신비로우면서도 화려한 색채로 많은 이들을 사로잡으며 사랑받고 있다.

비디오 아트로 클림트만의 관능성과 탐미주의가 액자에서 빠져나와 화려한 금빛으로 찬란하게 펼쳐진다. 또한 신화적 장치를 빌려와 영원한 여성으로 표현된 초상화와 밝은 색채와 경쾌한 붓 터치로 생성과 소멸을 끊임없이 순환하는 풍경을 낙원으로 표현한 풍경화도 볼 수 있다.

그림 속에서 나온 풍경과 사람과 오브제가 살아서 움직이듯 펼쳐지며 환상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세계로 이끄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에서 경험해보자. 

 

에곤 쉴레는 빈 근교의 툴른에서 태어났다. 쉴레는 표현주의 화가로 초기에는 클림트와 빈 분리파의 영향을 받았으나 점차 클림트의 영향을 벗어나 표현주의로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갔다. 그는 성과 죽음을 회화가 보여주어야 하는 진실이라 믿어 죽음에 대한 공포, 관능적 욕망, 의심과 불안에 싸인 인간의 육체를 뒤틀린 형태로 솔직함과 생생함을 담아 거칠게 표현했고 작품의 배경은 고독과 단절감을 강조하기 위해 여백으로 두기도 했다. 풍경화 또한 그만의 재해석으로 새로운 형식의 그림을 그리며 이른 나이에 예술적으로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28세에 임신한 아내가 독감에 걸려 사망한 후 3일 만에 그도 감염되어 생을 마감했다.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가이기도 하다. 1세 때 아버지가 사망하고, 유대인인 어머니와 힘든 유년기를 보내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친척 69명이 몰살당하고, 그와 어머니는 유대인 거주 지구에 강제 이주되기도 했다. 이런 그의 고통스러운 유년의 경험은 평화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갖게 했고 그의 본명인 프리드리히 스토바서 대신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로 개명까지 하게했다. 이름의 뜻은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에 흐르는 백 개의 강”이다. 이런 그의 가치관은 그의 작품 속에 강렬한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로 표현되었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장하며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했다. 

그는 여행을 즐겼고, 작업실 대신 집, 카페, 기차나 비행기 등 어디서든 그가 머무는 곳에서 작업했다. 

그가 있는 자리에서 그려진 작품은 수채물감, 유화물감, 유성펜, 오일, 금속 등 장소에 따라 손쉽게 쓸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종이와 캔버스, 프린트지, 포장지, 천 조각, 버려진 종이들에 그렸다. 

그의 그림의 특징은 나선이다. 나선은 그에게 시작과 끝이 없는 끝없이 돌고 도는 선으로 생명과 죽음을 상징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색의 조합 능력의 탁월함이다. 그는 물감도 직접 만들어 썼고, 그만큼 자유롭고 대담하게 색을 사용했다. 건축에서도 직선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위한 부드러운 선들을 이용했다. 

 

대표적인 오스트리아의 화가 클림트, 쉴레, 훈데르트 바서가 액자 속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차원의 새로운 이미지로 새로운 예술 세계를 여행하기 위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L'ATELIER DES LUMIÈRES

전시기간: 4월13일~11월11일 

월~일:10시-18시(금,토 오후 10시까지)

38 rue Saint Maur 75 011 Paris

T. 01 80 98 46 00

(9) Voltaire, Saint-Ambroise, 

(3) Rue Saint-Maur (2) Père Lachaise

En bus : 46, 56, 61 et 69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조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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