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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중반 프랑스 남부 아를 지방에 살던 잔느 칼망(Jeanne Calment) 할머니에게 한 보험사 직원이 제안한다. 할머니가 살던 아파트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매매조건이 좀 특별했다. 잔느 칼망 할머니가 살아있는 동안 매달 2,500프랑을 지급하고, 그녀가 사망한 후에 소유권을 넘겨받기로 한 것이다.

계약조건은 두 사람 모두를 만족하게 했다. 별다른 소득이 없던 90세의 잔느 칼망 할머니 입장에서는 자신의 집에 살며 죽는 순간까지 매달 일정한 수입이 생겼으며, 그로서도 갑자기 큰 목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집주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머니가 곧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보험사 직원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1년, 2년, 10년, 20년, 30년…

1995년 그가 77세에 사망하게 되는 상황에서도 잔느 칼망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2년을 더 살았다.

그는 무려 30년 동안 매달 약속한 금액을 꼬박꼬박 지급했지만, 죽는 순간까지 집주인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계약은 보험사 직원이 죽은 다음 가족들이 승계 받았지만 그때까지 낸 돈이 집값의 두 배가 넘었다.

1997년 8월 4일 122세의 나이로 사망했으며, 세계 최장수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이같은 이야기는 우리가 살면서 수많은 예측을 하지만 늘 불확실성을 동반한다는 교훈을 남긴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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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 칼망, 죽음을 둘러싼 미스테리

 

잔느 칼망(Jeanne Calment)은 1997년에 122년 164일을 산 후 사망했다. 남녀를 포함하여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신이 그녀를 데려가는 것을 잊었다’고 할 만큼 오래 살았던인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인간 수명 전문가 유리 데이긴(Yuri Deigin)은 인류의 최장수자로 알려진 잔느 칼망이 실제로는 1934년에 사망했고, 그녀의 신분이 그녀의 딸에 의해 도용되었다는 내용의 ‘나는 고발한다(J’accuse)’ 라는 제목의 글 2편을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노령화에 관한 스타트-업 사장인 유리 데이긴은 잔느 칼망이 절대로 122세에 사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끈질긴 추적을 계속해왔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잔느 칼망은 실제로는 잔느의 딸 이본느(Yvonne)라는 것이다.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유리 데이긴은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수학자 니콜라이 작(Nicolai Zak)의 논문을 이용해 아주 세부적인 설문을 수행했다.

첫번째 요소는 1898년에 출생하여 1934년에 36세로 사망한 한 이본느 마리 니콜 칼망(Yvonne Marie Nicolle Calment)의 사망 증명서인데 이 문서는 2018년 10월 22일 원본과 틀림없음을 확인하는 증명서의 복사본이다. 이것은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71세의 한 무직 여성의 증언에 근거를 두고 작성된 사망 증명서다.     

 

여기에서 잔느 칼망의 눈은 검은 색이며 키는 152cm, 이마의 형태 등이 인류 최고령자의 생애 말기의 요소들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스크바 대학 자연주의자 협회의 노인학부 부장인 노보셀로프는 “의사로서, 나는 잔느 칼망의 나이에 항상 의문을 품었다. 근육 상태가 다른 장수 노인들과 달랐다. 잔느 칼망은 부축 없이 앉아 있었고 노망기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100세가 되어서도 초코렛을 먹었고, 포르토 술을 마셨고 간혹 담배도 즐겼다는 것이다. 

 

두 번 째 요소는 희귀한 두 여인의 사진이다. 데이긴은 두 여인의 얼굴 모습의 세부 사항을 검토했다. 그에 따르면 잔느의 코와 얼굴은 덜 둥글고, 목이 짧고 두툼하고, 턱이 삐죽 나오지 않았다. 노인의 주름진 얼굴에서 그런 윤곽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리 데이긴은 두번째 기사에서 잔느 칼망의 귀 형태가 그녀와 다르다고 주장한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드 1세와 필립 공의 귀를 예로 들면서 귀는 늙어도 대개 같은 모양을 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작(Jak)이 언급한 것처럼 잔느 칼망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모든 가족 사진을 불태우게 했다는 것이다. 

잔느 칼망 사망 후, 과학자들은 그녀의 장수를 설명하기 위한 해부가 실시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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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찬반 격론도 뜨거워

 

잔느 칼망의 기네스북 기록을 확인해 준 장-마리 로빈(Jean-Marie Robine) 프랑스 인구학자 겸 노인학 전문가는 기네스 북 기록 당시의 문서들에 어떤 의심도 없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은 잔느 칼망 가족에 대한 명예 훼손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잔느 칼망 사망 당시 아를르 시장이었던 미셸 보젤(Michel Vauzelle)은 ‘러시아 사람들의 주장은 완전히 허구이며,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잔느 칼망 사망 전에 여러 명의 의사들이 그녀의 건강을 관리했다고 한다.

 

반면 프랑스 인구 연구소 소장 니콜라 브루아르(Nicolas Brouard)는 “잔느 칼망의 신분을 딸이 도용했다는 의혹은 그의 장수를 확인한 전문가들이 이미 검토한 것이며, 나는 인구 학자들에게 이러한 가정을 보존하고 있으라고 정규적으로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잔느 칼망의 사체를 꺼내어 DNA 분석하면 이 문제는 명쾌하게 해결될 수 있다.”고 부언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시체를 파내는 것은 법적이나 모든 면에서 불가능하다. 현재 생존해 있는 먼 친척들도  그러한 권리가 없고 그렇게 하여 얻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의문에 대한 몇가지 가설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그렇다면 잔느 칼망은 왜 이같은 일을 단행했을까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몇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로는, 잔느 칼망의 남편이 아내가 사망했을 때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상속법은 오늘날도 특별하다. 1930년대는 더 그랬다. 부부 사이에서도 상속은 2007년까지 과세 대상이었다. 러시아 학자들은 잔느가 부부 재산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상기 시킨다.

 

두번째로는 앞서 언급된 종신 연금형 부동산 매각이다

1997년에 발간된 ‘보험과 비밀’이라는 저서에서도 잔느 칼망에 관한 짧은 언급이 들어 있다. 여기에 딸과 어머니 사이의 신분 교환이 언급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 장-피에르 다니엘(Jean-Pierre Daniel)은 한 보험 회사 감사원이 잔느 칼망이 서명한 종신 연금형 부동산 매각’(viager, 매입자가 매도자에게 죽을 때까지 연금을 지불하고 매도자 사망시 그 재산을 소유하는 제도) 서류를 검토한 바 이를 매입하로 결론지었다는 내용이다. 

 

그는 손해가 계속되자, 행정 기관에 이 문제에 관한 이의를 제기했는데, 연금을 계속 지불하라는 답만 받았다고 한다.  그 당시 잔느 칼망은 이미 국가적인 아이돌이 되어 있었다.

 

한편 노인학 학자 노보셀로프는 “가짜 기록은 노인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 학자들 사이에서 잔느 칼망은 하나의 상징이다. 모든 연구에서 그의 이름이 인용되고 있다. 연구에 진전이 있으려면 진정한 경계선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잔느 칼망의 먼 일가에게 AFP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응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잔느 칼망의 장수 미스터리는 영원히 미궁 속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잔느 칼망의 기록이 취소되면 1999년에 119세로 사망한 미국 여성 사라 크나우스(Sarah Knauss)가 세계 최 장수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진명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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