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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센터는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다큐멘터리 사진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인 워커 에반스(Walker Evans)의 사진 회고전과 팝아트 미술의 대가 중 한사람인 데이비드 호크니 회고전을 열고 있다. 

 

두 전시를  보러가는 길은 더웠다. 밤 10시까지 녹턴 전시를 하는 퐁피두센터에 느긋하게 오후 4시에 도착한 시간, 전광판은 38도의 기온을 가리키고 있다. 

파리는 5월부터 일주일은 폭염, 일주일은 선선한 가을 날씨로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이상기온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다. 

퐁피두센터 앞 광장에는 일광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없고, 햇빛을 피해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로 인해 더위가 실감이 났다. 

전시장에 들어갈 때도 세기적인 전시 중인데도 줄이 많지 않았다. 전시장은 천국이다 싶게 시원했고, 관람객도 많지 않아 편안하니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문화 피서지로 제격이었다. 

너무 무덥고, 눈부신 날은 퐁피두센터로 피서를 가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 아닐까?

 

미국의 20세기 일상을 담을 다큐사진의 거장, 워커 에반스

 

워커 에반스는 카르티에 브레송이 미국 최고의 사진작가라며 존경을 표할 만큼 다큐 사진작가로 명성이 높은 작가이다. 그는 미국의 일상을 담은 사진 안에 새로운 미학으로 접근하여 사진의 예술성을 추구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으로 남아있다. 

워커 에반스는 미국의 세이트 루이스 출신으로 어린 시절을 시카고와 뉴욕에서 보냈다. 글 쓰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던 소년은 미국의 윌리엄스버그 대학에 진학했지만 1년 만에 포기하고,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1년 동안 문명수업을 들으면서 예술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했다.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의 증권거래소 점원으로 일하다, 10대시절부터 취미로 찍어오던 사진을 찍기 위해  문학의 꿈을 포기했다. 이 때가 에반스의 나이 28세였다. 파리에서 외젠느 왓제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것이 큰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워커 에반스가 활동을 시작하던 1920년대는 ‘라이프’, ‘루크’ 등의 창간이 되면서 사진이 전달매체로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였다.  에반스는 아주 빠르게 성공한 작가로,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 만인 30세에 “하운드 앤드 혼 Hound and Horn”잡지에 사진을 기고 했다. ‘하운드 앤드 혼’잡지의 편집장의 조언으로 뉴잉글랜드 지방의 빅토리아풍 건물들을 찍어 1934년에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전시도 하게 된다. 

쿠바, 아프리카, 미국의 지방을 다니며 사진을 찍던 워커 에반스는 1935년 경제공항과 가뭄으로 시달리는 농민과 농장 노무자들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는 사진을 찍게 된다. 이는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생긴 F.S.A.(농업 안정기관)의 직속 사진가 그룹의 리더로 참여한 것으로,  미국 동남부 경제 불황의 실태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이때의 사진은 역사적 기록을 넘어 삶의 진실이 담긴 작품으로 높이 평가되어 사진사의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대공황의 참상을 담은 후 본격으로 다큐사진을 찍으며 ‘미국의 사진’, ‘유명한 사람들에게 찬사를 보냅시다’ 사진집을 내고, 1938년∼41년에는 지하철의 승객을 몰래 촬영하는 '순간 포착' 사진에 몰두했다. 

1930년대의 대공황을 겪던 미국의 위기 상황, 1940년-1950년에 “Fortune”잡지에 실렸던 사진들은 사진과 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1970년대 슈퍼리얼리즘의 화가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객관적 시선을 통해 서정적 사진으로 재탄생한 사진들

 

퐁피두 센터에서는 워커 에반스의 모든 사진들이이라고 할 수 1920년대 말부터 1970년까지의 300여점의 빈티지 프린트 사진들과 에반스가 수집한 엽서들과 다양한 그래픽이미지 1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에반스는 농민과 노동자들, 이들의 생활이 드러나는 공간,  마을의 건물, 상점들, 간판, 이정표 등 일상의 디테일에 주목한다.

새로운 시각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시작한 작가의 시선이 담긴 300여점의 사진들을 감상하다보면  20세기 미국의 지방 문화와 생활상이 가깝게 다가온다. 지난 세기 미국의 얼굴이 생생하게 사진 속에 담겨져 있어서이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따라 불행한 눈으로 피사체를 본 것이 아니라, 렌즈를 통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노동을, 노동자를 있는 그대로 담아 관람자들에게 생동감으로 다가온다. 이런 그의 독특함은 에반스만의 사진으로 대공황의 비참한 사실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게 했다.  또한 특별한 피사체가 아니더라도 사진으로 담겨질 때 특별함을 지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퐁피두 센터 사진전은 뉴욕 현대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여러 미술관 소장품과  개인 수집가들이 소장하던 작품들도 함께하는 프랑스에서는 처음 있는 대규모 전시이다. 

 

Walker Evans 사진전

개관: Centre Pompidou

전시기간: 4월 26일부터 8월 14일까지 

전시 시간:11h-22h(화요일 휴관)

요금  : 14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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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조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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