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사업하며 부 축적해 동포사회에 봉사…"든든한 버팀목"

글로벌한상드림재단·세계한인언론인협회·한미동맹재단 등서 활동

"재외동포 언론 사명은 한국 문화를 현지인에 잘 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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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수 CJ그룹 글로벌 경영 고문[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전 세계 재외동포 차세대가 고국과 한민족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에 열정을 쏟을 것입니다"

최근 한인 경제인들이 만든 사회공헌재단 '글로벌한상드림'의 부이사장에 선임된 정영수(73) CJ그룹 글로벌 경영 고문의 다짐이자 큰 뜻이다.

정 고문은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포사회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남은 인생의 목표"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9개국 CJ 공장과 사업장의 경영 전반에 걸쳐 자문해주면서 그룹의 진출국가 CSV(공유가치 창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명예직 고문이 아니라 그룹 전반의 경영철학과 가치를 꿰뚫고 현장을 누빈다.

그룹의 글로벌 경영 고문직외 그가 하는 일은 모두 재외동포와 국익과 관련돼 있다. 

최근 맡은 직함이 글로벌한상드림 부이사장이다. 10월 24일 여수 세계한상대회에서 열린 재단 정기총회에서다. 이 재단은 한상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미) 정신을 살려 장학사업과 사회공헌 사업에 나서겠다며 2016년 설립한 단체다.

작년 이 재단에 장학금 1억원을 쾌척한 그는 부이사장을 맡은 뒤 더 바빠졌다. 

"해외에 진출한 지 40년이 넘었고, 나이들어 할 수 있는 일이 재외동포가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기에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포들이 '든든한 버팀목이자 후원자'로 부르는데 그 역할을 당연히 해야죠. 그래서 재단 기금 100억원을 만들어놓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금은 12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목표액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여수 총회에서 한상 최고경영자(CEO)들은 앞으로 재단이 추진할 재외동포 문화사업을 위해 40억원을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내 기업인과 독지가들로부터도 적극적으로 모금할 계획이다.

그는 "구체적인 문화사업 내용을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고, 다만 한국문화를 재외동포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알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세계한인언론인협회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축사하는 정영수 총재 [본인 제공]

정 고문은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총재를 맡아 활동한다. 전용창 협회 회장과의 인연때문이기도 하지만 싱가포르의 방송 채널 뉴스아시아(Channel NewsAsia·CNA)에서 앵커로 일하는 큰 딸 세은 씨의 영향이 크다. 

"딸이 뉴스앵커여서 자연스럽게 한인 언론에 관심을 뒀죠. 싱가포르 한인회장을 할때 한인 잡지도 발행했어요. 얼마전 둘로 갈라져 있던 단체를 하나로 통합했다며 전 회장이 총재로 추대한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협회 화합을 위해 역할이 있다고 판단해 수락했습니다"

그는 한인언론인들에게 같은 지역에 사는 동포와 기업인들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당부한다고 한다. 제살 깎아먹는 것이고, 추한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동포에 도움이 되는 뉴스, 고국에서 일어나는 좋은 뉴스, 현지 언론에 실리는 꼭 필요한 뉴스 등을 발췌해 한국어로 동포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고문은 "재외동포 언론의 사명은 '한국 문화를 현지인에게 잘 알리는 것', '차세대들이 한민족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총재를 맡아 처음 개최한 협회 가을 국제심포지엄 행사 때 그는 고향인 진주를 비롯해 함양과, 산청 지역을 언론인들이 돌아보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직접 안내까지 했다. 각국의 한인 언론인들이 지역 축제와 명소 등을 거주국에 소개해 지역 관광이 활성화하기를 바라는 뜻에서다.

그는 해마다 봄·가을에 여는 행사 때 한인언론인들이 전국 작은 도시의 축제를 홍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한국이 '관광의 나라'라는 인식을 심어줄 생각이고, 그것이 총재로서의 임무라고 스스로 정했다.

정 고문은 지난해 출범한 한미동맹재단(이사장 유명환 전 외교부장관)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재단 설립 당시 5천만원을 내놓은 그는 "한국전쟁 때 미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참전했고, 무려 3만5천여 명이 전사하는 피해를 봤다"며 "이제 우리가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한국 근무를 한 미군 가족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재단 재정 담당 이사인 그는 12월 4일 워싱턴 D.C에서 주한미군 4성 장군들 대부분이 참석하는 행사에 갈 예정이다.

정영수 고문과 아내 강안나 시인[본인 제공]

그의 삶은 2009년 9월 CJ그룹 글로벌 경영 고문을 맡기 전과 후로 변화하게 된다고 정 고문은 설명했다.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한국마벨에 입사한 그는 1977년 주재원으로 홍콩에 나가면서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1984년 싱가포르 법인장을 끝으로 샐러리맨생활을 마감했고, 그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비디오·오디오 테이프를 판매하는 ㈜진맥스를 창업했다.

동남아 무대에서 그를 대적할 바이어가 없을 정도로 탄탄대로를 달렸지만, 일본 경쟁회사들의 가격 담합 등탓에 파산직전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뚝심과 배짱으로 위기를 극복해 당시 싱가포르 수출기업 마그네틱 부분 수출 1위, 내수시장 공급 1위에 각각 등극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1991년 수출의 날 수출산업포장을 받은 이유다.

한국 상품만을 고집해 팔고, 태국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그의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더불어 싱가포르와 동남아 내에서 그의 입지도 높아졌다. 싱가포르 한인회장, 한국국제학교 이사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지회장, 국제상공회의소 이사, 한국장학회 회장, 아태지역한인총연합회장 등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9년 CJ그룹 글로벌 경영 고문이 된 그는 CJ 이름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삶의 목표를 동포사회 공헌과 국익 제고로 바꾸게 된다.

2013년부터 매년 베트남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1억원을 20명에게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55명에게 4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170명에게 준다.

"CJ 그룹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사업도 중요하지만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환경의 차세대에 용기를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죠. 그들은 베트남에서 큰 일꾼이자 친한파가 될 것입니다."

정 고문은 10년이 되는 2022년 베트남 장학생을 1천명까지 늘린 뒤 그 가족까지 초청해 한국문화를 보여주는 대규모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다.

그는 싱가포르 한국장학회도 설립했다.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유학하는 학생 1명에게 5천 싱가포르 달러를 2013년부터 줬고, 지난해부터는 2명으로 늘리는 동시에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유학하는 한국 학생 2명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미얀마로도 장학사업을 확대해 올해 12월 30명에게 미래의 꿈을 심어줄 계획이다. 

그는 작년에 싱가포르 한국국제학교가 오케스트라를 창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3만 싱가포르 달러를 개인적으로 기부했다.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 상임 고문을 맡고 있는 그는 재외동포 차세대 경제인의 CJ그룹 현지 법인 채용에도 나섰다. 월드옥타 차세대 무역스쿨 출신을 해외 지사에 우선 선발하도록 했다.

그는 자식 자랑을 하면서도 그 자식들 때문에 반듯하고 정직하게 산다고 말했다. 큰 딸은 싱가포르 재벌 홍룽그룹의 며느리이고, 둘째 딸은 CJ그룹 LA의 인사부장, 아들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와 결혼했다.

"3명의 자식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모범을 보여야죠. 그래서 사회에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것입니다"

국민훈장 모란장, 베트남 문화훈장, 한상 기업 CEO 대상 등을 수상한 그는 수필집 '밖으로 밖으로, 신나는 인생', '70 찻잔' 등을 출간하며 틈틈이 작품 활동도 하고 있다. 아내 강안나 여사도 정식 문단에 데뷔하고 동시집 '카톡이 빨개졌어요', 시집 '눈부신 그늘' 등을 냈다.

정영수 CJ그룹 글로벌 경영 고문[본인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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