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학년 말까지 ‘최선’을 다한 정진, 결국 전교 2등에서 1등으로 ‘역전’

  • SAT 고득점에도 불구, 소신있는 대학 선택 …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

“1등으로 졸업하고 싶었다.”


열망과도 같은 상연 군의 ‘1등’ 꿈에는 이민 초기, 힘겹게 삶의 정착기를 꾸려가던 어머니 김사미의 목소리가 오버랩된다.


“우리 상연이가 미국 학교에서 1등으로 졸업하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이 나왔는지 엄마는 기억조차 나지 않건만, 아들 상연 군은 그 말을 뇌리에, 아니 가슴에 깊숙히 박아놓았다. 그리고 아들은, 엄마의 바람을 이뤄내고야 말았다.


이민자 가정에게 자녀의 졸업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학생 본인 스스로의 감회도 남다르겠지만, 정들고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낯선 타향에서 새 삶을 시작한 부모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감동이다. 
지난 6일(토) 진행된 셔먼고등학교 고등학교 졸업식. 졸업생을 대표해 연단에 선 박상연 군의 모습에 김사미 씨는 가슴이 뭉클했다.
“평소 말이 없는 아들이라 무슨 연설을 할까 마음을 졸였는데 이민 초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서 ‘크라잉 베이비(Crying Baby)’였다는 농담까지 섞어가면서 좌중을 웃기고, 고마움을 가득 담아 선생님과 엄마 아빠에게 감동을 전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박상연 군이 셔먼 하이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하는 영예를 거머쥐었다.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힘들어했던 이민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9년만에 정상에 선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대학진학이 결정된 12학년 때에는 학교 수업에 큰 공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상연 군은 달랐다. 마지막 기말고사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11학년 말 0.6 포인트 차이로 전교 1등을 놓쳤던 상연 군은 결국 역전을 이뤄냈다.


상연 군은 어려서부터 리더십이 남달랐다. 미국 학교에 입학한 지 1년만인 5학년 때 학년 대표에 출마해서 당선되기도 했다. 물론 한국에서 반장을 지내다 오긴 했지만, 언어 장벽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적응하기도 어려웠을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상연 군의 리더십은 도전이 아닌 능력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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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중한 성격은 학교 생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상연 군은 그 흔한 수학 과학 경시대회도 학교대표로 출전하는 대회 이외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공부 외의 모든 시간을 ‘밴드’활동에만 투자했다. 글자 그대로 올인(All in)이었던 셈.


밴드 외에 여러 활동에 참가해 커리어를 쌓았다면 대학진학에도 큰 도움이 됐을 법한데 상연 군은 ‘이력서 쌓기’에 그다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고교생활,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대한 확신이 만든 ‘소신있는 학창시절’이었다.


그의 깊은 속내는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데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무리하게 사립학교를 진학해 학비와 생활비 부담을 안고 대학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상연 군은 올 가을 UT Austin에 입학할 예정이다. 고교 수석의 이력과 2,300점이라는 SAT 고득점이라면 아이비리그로 일컬어지는 대학들에 입학원서를 내봄직도 한데, 상연 군의 의사는 일찍부터 확고부동했다.


상연 군의 부모 또한 그의 결정을 믿으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아들의 결정을 믿어요. 어디서나 TOP이 되기보다는 책임감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 큽니다.”


어린 시절, 방학 때면 엄마가 시키는대로 성경의 잠언내용을 영어와 한글로 빼곡히 썼다는 상연 군. 그는 “농부처럼 땀 흘리고 열심히 잡초를 뽑으며 정성을 다해 밭을 일구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거야”는 엄마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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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연 군은 ‘1등 졸업’이나 ‘명문대 입학’이 ‘좋은 결실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멘토인 아버지와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을 거름 삼아 그 스스로가 ‘좋은 결실’이 되기 위한 그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상연군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newsne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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