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늘어나 있는 메르스 소식으로 인해 달라스 한인들의 근심도 늘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주 북텍사스 지역의 학교들이 일제히 방학을 하면서 한국행을 계획했거나, 한국에서 지인들이 방문하기로 한 한인들의 불안감이 점차 더 커지고 있다.


박민규 씨(캐롤튼 거주)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의 부모님께 전화를 건다. 경기도 평택에 거주하는 부모님에게 가급적 외출을 하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서다.
“첫 확진 환자를 비롯해서 경기도 평택에서 나온 감염자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고 전하는 박 씨는 “연세드는 분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멀리 있는 자식된 입장으로서 지금의 메르스 사태가 남 일 같지 않다”고 우려한다.



그나마 요즘에는 SNS와 스마트폰 앱으로 한국에 있는 가족과 실시간으로 소식을 나눌 수 있어 한인들의 걱정은 절반으로 줄었다.
“스마트폰으로 화상 채팅을 하고,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물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하는 김승준 씨(루이스빌 거주)는 “한국의 지인들과 얘기하다 보면 내가 지금 한국에 있지 않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낄 정도”라며, 메르스로 인해 한국인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 안타까울 지경이라고 전한다.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 공포로 인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을 방문하려던 한인들이 한국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태도 늘어나고 있다.
이현돈 씨(플레이노 거주)는 6월 중순에 출국 예정이었던 한국행 비행기표를 최근에 취소했다. 메르스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가족들과의 협의 끝에 한국여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전국으로 감염이 늘어나고 있어 솔직히 겁이 났다”고 밝히는 이 씨는 “아이들 방학에 맞춰 큰 맘 먹고 한국여행을 결심했었기 때문에 갈까 말까를 두고 많이 망설였는데, 막상 취소를 하고 나니까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고 전했다.



선뜻 항공권을 취소하지 못하고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대구가 고향인 김영미 씨는 “몇 달 전부터 준비해 온 계획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가 되지 않는다”고 한숨짓는다.
다음달 초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김 씨는 “아직까지 대구에서 감염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없고, 혹시나 수주 내에 메르스 확산추세가 수그러 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지고 조금 더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히는 한편 “메르스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면 결국 한국행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항공권 연기 및 취소 문의 급증


 


한인 여행사들 또한 메르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9일(화) 현재까지 메르스 발생에 따른 항공기 취소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6월 말까지 현재의 메르스 확산 추세가 꺽이지 않으면 여름 성수기 시즌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예약 변경이나 항공권 취소가 눈에 띄게 늘어난 건 아니지만, 평상시에 비해 문의가 늘어난 건 분명한 사실이다.



달라스 한인타운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한국행 항공권 예약 연기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는 “한국행의 경우 왠만큼 큰 일이 아니면 예약을 연기하거나 변경하는 일이 흔하지 않은데, 최근에는 이에 대한 문의가 잦은 게 사실”이라고 전하면서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에 ‘변경이 가능하냐’는 것과 ‘벌금이 얼마냐’는 내용일 정도”라고 밝혔다.



항공사라고 예외는 아니다.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메르스 공포는 급기야 ‘비행기를 타고 괜찮을까’라는 의심까지 자아내고 있고, 미주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혹시나 한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를 통해 메르스가 미주 한인사회에 퍼지는 것은 아닌지 의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혹시 비행기 통해 전염?


 


그러나 현재까지 항공기 내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스는 결핵과는 달리 공기 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의학계의 중론이다.
항공업계 또한 “메르스가 만약 공기로 전염되더라도 기내 흡입식 환기시스템이 바이러스를 배출한다”고 설명하고 나서 메르스 파장이 항공업계로 불똥이 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비행기 내부가 바이러스가 잘 퍼지는 환경’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항공기 내에는 매우 깨끗한 공기가 제공되며 수직적인 흐름으로 강제 환기를 시키기 때문에 오염된 공기가 앞뒤 승객의 좌석으로 수평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최소화시켜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은 지적은 오해”라고 밝혔다. 
더불어 운행을 마친 비행기를 평소보다 꼼꼼히 소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경우 “(메르스) 의심 환자가 확인될 경우 공항 검역소 및 질병관리본부에 즉시 보고하도록 되어 있고 해당 항공기는 착륙 후 즉각 기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며,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의심환자 확인, 담당 승무원 선정 및 대응, 의심환자 격리 공간 지정 및 응대, 의심환자 당국 보고, 항공기 착륙 후 조치 등 관련 매뉴얼을 시행 중이다.


 


미국 “한국여행 변경할 필요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5일(금) 한국을 ‘여행주의국가’ 1단계 목록에 포함시켰다. 
1단계는 여행을 주의해야 할 ‘여행주의국가’ 목록에서 가장 낮은 단계로, 일상활동을 하되 비누와 물로 손을 자주 씻을 것, 눈과 코와 입에 손대는 일을 피할 것, 환자와 가깝게 접촉하지 말 것 등의 관리지침을 준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질병통제예방센터는 8일(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에 한국 또는 다른 나라의 여행계획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홍콩정부는 9일(화) 메르스 대응 수위를 ‘심각(serious)’으로 한 단계 격상하고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한국여행을 자제하고 여행계획을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홍콩은 지난해 주의(alert), 심각, 비상(emergency) 등의 3단계 메르스 대책을 만들었다.
홍콩 외에도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외무부에서는 공지문을 통해 ‘당분간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고, 쿠웨이트 외무부도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메르스 점염에 주의하라는 당부의 글을 페이스 북에 올렸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ditor@newsnet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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