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당국 모방 범죄 우려 총기 위협 민감 대응, 학부모 불안 고조… 학교별 범죄 예방·청소년 심리상담·인성교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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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이었던 지난 14일(수) 17명의 목숨이 희생된 플로리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전국 여러 곳에서 학생들의 총격 위협이 잇따르고 있어 한인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샌안토니오 인근 교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석달만에 일어난 참극인 이번 더글러스 총격 사건의 범인이 퇴학생으로  밝혀지면서 학교 안전과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 전국에서 들끓는 10대의 총격위협

 범죄 전문가들은 모방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 중이며, 현재 경찰은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총기 위협에도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 

DFW 인근에서도 총격 위협을 가해 체포된 경우가 속출했다. 지난 15일(목)에는 플라워마운드 소재의 마커스 고교(Marcus High School)와 플레이노 서쪽, 또 갈랜드 남쪽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 3명이 체포됐다.

교내 총기사용은 없었으나 2명의 학생은 학교내 총기휴대 혐의로 체포됐고, 또 다른 학생은 실탄이 없는 권총과 의약품이 아닌 마리화나까지 소지하고 있어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이 학생은 허가번호가 교묘하게 지워진 총기를 가지고 있어 총기 구입 과정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알링턴 지역의 중학생도 교내에서 총기 위협을 암시하는 발언을 해 15일(목) 체포됐고, 웨더포드의 청소년과 그랜프레리의 중학생도 소셜미디어 상에서 위협적인 발언을 해서 27일(화) 체포됐다. 당사자들은 단순한 농담 수준의 포스팅이었다고 주장했지만 현재 경찰은 모든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 주의 너틀리 교육구는 15일(목) 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학교 안전을 위협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게시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6일(금) 교육구 소속 7개 학교 전체에 휴교 조치를 내린다”며 본격적인 경찰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동영상에는 다양한 총기와 함께 너틀리 교육구 내의 학교 건물 사진이 첨부돼 있고, 삽입곡 가사도 총기 위협 내용을 담고 있었다. 너틀리 교육구의 학부모들은 현재 시장과 공공안전위원장, 교육감 등에게 교내 무장 보안요원 배치와 금속탐지기 설치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상태다.

한편 28일(수)에는 덴튼 카운티 세리프(Denton County Sheriff)에서 총격 사건 때 취해야 할 현장 강령을 발표하고, 총격 현장에서 세리프들의 즉각적이고도 단호한 행동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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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들의 총기규제 목소리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흔히 ‘총격사건세대(mass shooting generation)’로 분류되는 이들 10대 학생들은 지난 1999년 최초의 대규모 총격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격사건 이후 태어난 세대로 거의 매년 일어나는 총격 사고 속에서 학교를 다니고 성장한 세대다.

현재 이들이 소셜미디어 상에서미넥스트(Me Next?)라는 내용으로 총기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총기 규제 촉구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술도 구매하지 못하는 청소년이 총기를 직접 구매하는 현실을 개탄하며, 국민들이 나서서 상황을 바꿔야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총기 사건 피해자인 더글러스 고교생들도 오는 3월 24일(토) 워싱턴에서 가두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수)에 더글러스 고교 학부모 간담회장에서 학교 내 교사의 무장을 언급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교육구 차원에서 은퇴한 경관이나 퇴역군인을 보안요원으로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10대들의 움직임이 이렇게 상충되고 또 행정부의 움직임이 급박한 가운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DFW 지역의 한인 학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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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급 학교별 예방 및 대비훈련 충실

플레이노 교육구 소속의 스캑스 초등학교(Skaggs Elementary School)의 카렌 리(Karen Lee) 교장은 현재 각급 학교에서 여러 종류의 예방교육 및 대피 훈련이 일상적으로 실시 중이며, 특히 이러한 학교 내 훈련과는 별도로 교육행정 전문가들은 따로 관련 심화교육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리 교장은 “물론 초등과 중·고등의 상황이 다르지만, 각급 학교에서는 범죄 예방을 위해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운을 떼고, “스캑스 초등학교의 경우에도, 외부인 교내 침입 방지를 위해 오피스 이중문 체제와 CCTV카메라, 인터콤 시스템 등이 구비돼 있고, 행정직원 책상 밑에는 비상벨이 있고, 교육구내 학교들과 서로 연결된 워키토키 등 핫라인도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또 리 교장에 따르면, 일단 학교 개강 후 2주일 안에 교육행정가 및 행정직원·교사 등 모든 사람들이 일명 ‘락다운 드릴(Lock down Drills)’로 불리는 엑티브 슈터(Active Shooter) 대피훈련을 하고, 학기 중에도 화재· 재난 등 4개 드릴을 규정에 맞춰 정기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기범이 교내에 침입했다고 상정하고 훈련하는 ‘락다운 드릴’은   말 그대로 교실 출입문과 창문 및 모든 교내 문을 짧은 시간내 걸어 잠그고, 비상사태가 해제될 때까지 밖에서 보이지 않는 구석지대로 가서 불을 끄고 기다리거나 생명의 위협이 큰 상황에서는 학교 밖의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등의 훈련이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 이상 학생들은 모두 실제 예방훈련에 임하고, 저학년의 경우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교내에서 훈련 받는다. 

◎ 심리상담 측면에서의 배려

 전국학교심리학자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School Psychologists)는 총격사건 이후 충격을 받은 전국의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며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와 가정이 안전하며 자신을 보호 할 어른들이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청소년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청소년들의 질문에 학교 및 지역사회의 노력을 체계적으로 이야기하고, 청소년들이 느꼈던 여러 점에 대해서 가족들이 함께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총격사건을 통해 느낀 것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그것이 이번 사건에 대해 충격을 받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학생들이 자신의 느낌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서로 토론하며 올바른 결론을 내리도록 부모가 인내를 가지고 도와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총격사건에 대한 TV시청을 제한하고, 이들 사건에 대한 학부모의 극단적인 분노나 복수 등 표현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학교 당국의 안전 절차를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식이며, 학생들이 일상적인 생활 중에 위험에 처해있거나 위협적이라고 느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부모와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텍사스주 전문심리상담사(LPC-S)인 장미자 씨는 “학교나 사회생활 중에 부당한 언행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한인 학생들은 ‘그냥 다 과정이니 참으라’고 무시하거나 또는 과격하게 1:1로 맞대응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신의 의사를 정당하게 표현하고, 정식으로 학교에 항의를 표현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상담사는 학교마다 학생들을 위한 전문상담원이 배치돼 있고, 심각한 경우 여러 상담기관과 연결될 수도 있다고 소개하며, “학생 자신이 학교 생활 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친구나 선배, 목사, 교사, 부모 등 주변의 사람들에게 일단 말로 표현하라”고 조언했다. 

대화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다른 시각에서 스스로의 상황을 바라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문제 상황에 몰두할 때는 분노조절이 힘들고 부정적인 생각들에 더욱 빠져들 수 있다.     

장 상담사는 “상황을 오픈하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해결의 시작이며, 용기를 내 정당한 방식으로 표출하면 의외로 여러가지 해결책이 가깝게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학교심리학자협회에서는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의 일상생활을 관찰하며 감정상태나 행동, 식욕 및 수면 패턴의 변화를 주시하라고 조언한다. 

장 상담사도 “청소년들의 모습이 평소와 다르고 홀로 있거나 뭔가를 이야기하지 않고, 비밀이 많으면 주의를 요하라”고 당부했다.  

◎ 인성교육적 측면 필요 

교육학 박사이자 전 포트워스 교육청 교육평가관인 방정웅 박사는 오늘날의 학교 사태는 사회 구조적 문제이자 동시에 청소년 교육에 있어서 인성교육 부재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수정헌법 제2조에서는 ‘자기 보호를 위해 무장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총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나 총기규제는 현재 위헌인 상황”이라고 먼저 사회구조적 문제를 설명하고, 아울러 “학교 교육과정 속에 생명의 존엄을 다루는 가르침이 없고, 특히 강자우월주의적 현대사회 환경 속에서 ‘억압받은 약자의 폭발’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며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성을 키울 수 있는 청소년 인성교육이  꼭 필요하고, 학교와 교회의 적극적인 대책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방 박사는 이어  “디지털문화 시대에 청소년들의 지나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적인 경향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며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정과 사회적 환경의 영향 속에서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며 인성교육과 종교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켈리 윤 기자 press2@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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