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거주 18만여 불체자, 18세에서 24세 연령대 … 4만 5천여 명 학교에 재학, 일부 한인 학생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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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이 지난 5일(화)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고 ‘데카’(DACA)를 폐지한다고 발표 한 후, 텍사스 대학 관계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5일(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인 ‘데카’(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DACA)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텍사스 내 대학 총장들이 ‘데카’ 학생들 달래기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의 ‘데카’ 폐지 발표로 수 천여 명의 텍사스 대학생들이 영향을 받을 위기에 놓인 가운데, 텍사스 내 주요 대학 총장들이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민 커뮤니티를 안심시키고 있는 것이다.

‘데카’ 폐지 발표 직후 텍사스대학-어스틴(UT Austin)과 북텍사스대학(UNT) 등 11개 대학 관계자 및 총장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텍사스대학 시스템(University of Texas System)의 윌리암 맥레이븐(William McRaven) 총장은 성명서를 통해 “텍사스대학 ‘데카’ 재학생들에게 직접 전한다”며 “여러분이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는 데 텍사스대학은 절대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레이븐 총장은 이어 “텍사스대학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이민 법규를 따르는 동시에, 캠퍼스가 여러분이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데카 폐지와 관련해 미의회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일단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이주정책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에 따르면 텍사스에 거주하는 18만여 명의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18세에서 24세 연령대이며, 이 가운데 4만 5천여 명이 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텍사스에는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데카’ 수혜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텍사스대학-어스틴(UT Austin) 단체인 ‘대학 리더십 추진’(University Leadership Initiative)은 트럼프 행정부의 ‘데카’ 폐지 발표를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10명 넘는 ‘데카’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지지자들은 지난 5일 어스틴 다운타운에 모여 ‘데카’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5년여 동안 ‘데카’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무엘 세르반테스(Samuel Cervantes) 씨는 어스틴 다운타운에서 집회를 열게 된 동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겁함’을 규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세르반테스 씨는 “데카를 폐지하기로 한 결정은 신중하지 못했다”며 “이번 결정은 어떠한 경제적, 혹은 도덕적 기준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공화당이나 민주당 정치인들이 데카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르반테스 씨는 사회 지도층이나 이민 커뮤니티 지지자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정치인들이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반테스 씨의 같은 발언은 ‘데카’ 지지의사를 밝힌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다.

 

◎ “대학 캠퍼스, 안전한 배움의 터전” = ‘데카’가 폐지되면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학교 캠퍼스를 급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민세관단속국은 학교, 데이케어, 병원, 종교시설, 장례식장, 공공장소 집회 등 이른바 ‘민감한 장소’(sensitive location) 단속금지 조항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텍사스대학-어스틴의 그레그 펜베스(Greg Fenves) 총장은 어스틴 지역사회에 서한을 보내 텍사스대학-어스틴에서 ‘데카’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미 의회가 불법체류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펜베스 총장은 서한을 통해 “학생들이야 말로 우리 대학의 정체성이나 다름 없다”며 “다양한 배경과 경험의 학생들이 이뤄 놓은 다양성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펜베스 총장은 그러면서 “우리 대학은 사람들을 화합하지,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북텍사스대학(UNT)의 닐 스매스트랙(Neal Smastrek)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대부분의 데카 학생들이 그렇듯, 대학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곳”이라며 “북텍사스대학은 모든 학생들에게 더 나은 삶을 추구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텍사스대학-달라스(UTD)의 리차드 벤슨(Richard Benson) 총장은 모든 연방법을 준수하면서 얼마든지 불법체류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안심하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벤슨 총장은 “우리 대학 지도자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안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족 교육 권리 및 사생활 보호법’(Family Educational Rights and Privacy Act)이 ‘데카’ 학생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텍사스대학-엘파소(UT at El Paso)의 다이에나 나탈리시오(Diana Natalico) 총장도 트럼프 행정부의 ‘데카’ 폐지 발표를 규탄하고 학생들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나탈리시오 총장은 ‘우리 대학은 학위를 취득해 자신의 꿈을 이루려는 학생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학생들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데카’ 수혜 한인 대학생들도 상당수 = 북텍사스 한인사회에도 ‘데카’의 혜택을 받아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인 김기철 변호사는 자신의 클라이언트 중 40여 명이 ‘데카’ 수혜자라고 밝혔다.

달라스에서 이민법을 다루고 있는 정혜진 변호사는 자신의 클라이언트 중에 ‘데카’ 혜택을 받아 하버드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본지 인터뷰에서 “데카의 혜택을 받아 하버드대학에 다니고 있는 한 한인 학생이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와 걱정을 털어 놓았다”며 “현 시점에서 조언해 줄 수 있는 것은, 침착한 마음으로 미 의회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미국이라는 사회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며 “비록 지금은 이상한 사람들이 정권을 잡아 설치고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생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학은 꼭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하버드대학을 나오면 굳이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한국에서 10년 살다가 다시 미국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다양한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데카 학생들의 경우 어떠한 일이 벌어져도 공부는 마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한시적으로 ‘데카’ 제도를 도입한 후 지금까지 시한이 도래할 때마다 연장 조치를 했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데카’를 신청한 불법체류 청년은 80만 명이 넘으며, 이중 한인은 1만 8851건으로 국가별로는 6번째로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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