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 준우승, 올랜도 3위... '열성' 잭슨빌, 체전 분위기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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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탬파에서 열린 제30회 연합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낸 마이애미 팀이 우승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환호하고 있다. ⓒ 김명곤
 
(탬파=코리 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 한인들의 스포츠 축전인 제30회 플로리다한인연합체육대회(이하 체육대회)에서 작년 대회에서 간발의 차이로 준우승에 그친 마이애미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3년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해 왔던 올랜도가 3위로 밀려났다. 2위는 탬파, 4위는 잭슨빌이 차지했다.

플로리다한인회연합회(회장 노성일)가 주관하고 서부플로리다한인회(회장 최창건)가 주최한 이번 연합체육대회는 5일 오전 9시 30분 탬파 북부 랜드오레이크스 리크리에이션 컴플렉스에서 탬파, 올랜도, 마이애미, 잭슨빌 등 4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행사 1부는 진경식 목사의 사회와 함께 기수 및 선수입장, 곽춘식 목사의 대표기도,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및 미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 등 국민의례로 막을 열었다. 이어 주 애틀랜타 김성진 총영사와 노성일 연합회장의 축사, 탬파민속무용단의 축하공연(1), 최창건 탬파한회장의 환영사, 선수대표 선서, 우승기 반납, 축하공연(2), 경기진행 및 안내 등으로 진행됐다.

4개팀 180명의 선수를 포함하여, 임원, 외부인사, 봉사요원, 관람객 등 300여명이 참가한 체육대회는 시종 유연하면서도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90도 안팎의 화창한 날씨 가운데 진행된 이번 대회는 축구를 제외한 배구, 농구, 족구, 탁구 등의 경기가 에어컨이 작동되는 실내에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축구를 제외한 종목들은 토너먼트로 치러졌다. 종목별 구분없이 배점을 동일하게 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축구 우승 200점 준우승 150점을 배정했고, 나머지 종목들에 대해서는 우승 100점, 준우승 70점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종목별 최종 성적을 보면, 축구 : 우승-올랜도 준우승-탬파, 농구 : 우승-마이애미 준우승-탬파, 배구 : 우승-잭슨빌 준우승-마이애미, 족구 : 우승- 마이애미 준우승-올랜도, 탁구 : 우승-탬파 준우승-마이애미로 귀결됐다. 결국 종합점수 340점을 얻은 마이애미가 종합우승을, 20점 뒤진 탬파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랜도(270점)와 잭슨빌(100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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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탬파에서 열린 제30회 연합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낸 마이애미 팀의 최헌 한인회장과 강상구 차기 회장이 노성일 연합회장과 함께 우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김명곤
 
'체육대회의 꽃' 올랜도-탬파의 축구 경기… 올해는 '2강 1중 1약'

이번 대회 축구는 스코어로 보거나 공.수의 흐름으로 보아 '2강 1중 1약'으로 요약할 수 있다. 탬파와 올랜도는 잭슨빌을 상대로 '대량 득점' 경쟁을 벌였고, 마이애미는 틈새를 비집고 승리의 행운을 노렸으나 역부족이었다.

탬파가 '노령'의 잭슨빌을 10대 0으로 대파하자, 올랜도는 바싹 긴장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골득실차'를 통한 승자 가려내기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올랜도 역시 잭슨빌의 골문을 무자비하게 두들겨 15대 0으로 이겼다. 탬파와의 경기에서 힘을 소진한 잭슨빌 선수들에게는 악몽의 40분이었다.

새벽같이 달려온 마이애미는 탬파에 2대 0, 올랜도에 1대 0으로 물러섰고, 탬파와 올랜도의 단판 승부가 펼쳐졌다. 시작하자 마자 양팀은 사력을 다한 듯 밀고 밀리는 일진일퇴가 이어졌다. 조금 전까지 텐트 아래서 선선한 바람을 쐬며 경기를 지켜보던 양팀 벤치의 코치들은 사이드라인을 왕래하며 작전을 지시하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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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탬파 랜드오레이크스 리크리에이션 컵플렉스에서 열린 연합체육대회 축구경기 모습. ⓒ 김명곤
 
팽팽한 긴장을 깬 것은 전반 8분께. 느슨한 잭슨빌과의 경기에서 자주 헛발질을 선보여 벤치에 웃음을 선사했던 이상민 선수가 탬파의 골문을 흔들었다. 벤치와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그러나 팽팽한 기운은 계속됐다.

올랜도 선수들보다 연령이 다소 높고 경기 경험이 많은 탬파는 줄기차게 중원을 공략하고, 롱패스와 숏패스를 섞어가며 올랜도의 사이드 라인으로 파고 들었다. 몇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젊은 패기의 선수들로 구성된 올랜도는 수비에서도 민첩하고 두꺼운 수비로 탬파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올랜도는 결국 후반 20분 종료때까지 스코어를 지켜내며 또다시 승리를 따냈다. 작년 올랜도 대회 결승에서 4대 0으로 대패한 탬파는 설욕을 다짐하고 다시 맞붙었으나 이번에도 좌절하고 말았다.

탬파팀은 연합체육대회에 앞서 애틀랜타에서 가진 경기들에서 기운을 소진한 채 경기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애미 족구팀, 올해도 '펄펄'… 탁구 명승부전 볼 만

실내에서 벌어진 농구 경기는 마이이애미와 탬파가 결승에서 맞붙었다. 지난해 올랜도와의 예선에서 승리하고도 결승에서 다시 맞붙어 물러서야 했던 마이애미는 이번엔 탬파와 맞붙어 힘과 세기에서 앞선 경기로 시종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며 낙승했다.

배구 경기에선 파란이 일었다. 결승전은 강호 마이애미와 맞상대한 잭슨빌 팀이 일으킨 것이다. 초반 세트에서 다소 밀리는 듯하던 잭슨빌의 저력은 무서웠다. 작심하고 준비한 듯한 잭슨빌은 시간이 갈수록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하며 마이애미의 강타를 여유있게 받아냈고, 네트 공격의 완급을 조절하며 마이애미의 실수를 유도해 냈다. 잭슨빌의 쾌승으로 마감되자 사이드에서 지켜보던 잭슨빌 응원단의 환호성이 체육관 천정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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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탬파 랜드오레이크스 리크리에이션 컵플렉스에서 열린 연합체육대회 배구경기 모습. ⓒ 김명곤
 
수년 전부터 신흥 인기종목으로 부상한 족구는 결승에서 마이애미와 올랜도가 혈전을 벌였다. 작년 대회에서도 파죽의 3연승으로 결승에서 탬파를 여유있게 누른 '마이애미 파워'는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됐다.

태권도 사범 출신들이 다수 포함된 마이애미의 발끝은 이번에도 날카로웠다. 우선 마이애미는 올랜도의 서브에서부터 거의 점수를 주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수비를 갖추고 있었고, 종종 날카롭게 가해진 올랜도의 네트공격 조차도 여유있게 막아냈다.

특히 마이애미의 장신과 단신 선수가 전 후방을 맡아 콤비로 이뤄진 공격에 올랜도는 속수무책이었다. 왼쪽 코너를 맡은 단신 공격수의 후미를 파고드는 돌려차기, 오른쪽 후방으로부터 빠른 공수 전환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장신 선수의 내려찍기 공격에 점수차는 갈수록 벌어졌다. 결국 마이애미의 완승. 족구에 관한한 마이애미의 '수퍼파워'는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 한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탁구대회는 예상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처음 한쪽 구석에서 똑딱 거리며 조용히 벌어지던 탁구경기는 어느 순간 한담을 하고 있던 관중들을 몰려들게 했다. 마이애미 응원단의 '환성'이 터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였다. 키가 크고 공중 서브가 좋은 이주명 선수를 주축으로 한 마이애미의 파이팅은 놀라웠으나 고르게 실력을 갖춘 탬파를 당해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탁구경기에 시선이 모아진 것은 정작 탬파와 마이애미 간의 결승 때문만은 아니었다. 잭슨빌 주전 제봉식 선수와 마이애미 주전 이주명 선수 간의 단식 경기는 이번 대회 최대의 난전이고 혈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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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탬파 랜드오레이크스 리크리에이션 컵플렉스에서 열린 연합체육대회 탁구경기. 이주명 선수와 제봉식 선수 경기 모습. ⓒ 김명곤
 
자신의 키높이보다 1미터 이상 높게 공을 던져 올리고 떨어지는 공을 얼굴 바로 아래에서 깍아서 넣는 서브에 제봉식 선수가 어김없이 백핸드로 받아 올려 공격하는 장면은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승부를 떠나 두 선수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주고 받는 렐리에 빨려든 관중들이 주먹을 쥐고 환호와 탄성으로 반응했다. 용호상박, 한치도 양보 없는 파이팅에 관중들은 보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심판을 보던 이흥규 올랜도 전 한인회장도 얼굴에 홍조를 띨 정도였다.

게임은 안정된 수비와 백핸드 스매싱 반격에서 다소 앞서 보이는 제봉식 선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제봉식 선수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잭슨빌은 복식에서 무너져 이쉽게도 등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잭슨빌의 적극적인 참여를 생각나게 하는 경기였다.

주최측 '열성', 참가 선수 많은 점 돋보여

4개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종합점수와는 별도로 각 팀의 종목별 참여도가 높은 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졌다. 50여명의 선수를 동원하여 대형버스로 장거리를 달려온 마이애미한인회(회장 최헌)와 무려 60여명의 선수단을 이끌고 참여한 잭슨빌한인회(회장 정상호)의 분전이 눈에 띄었다.

마이애미는 '성의'와 '투자'의 댓가로 결국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잭슨빌은 비록 4위에 그쳤지만 배구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탁구 등 일부 종목에서 분전을 거듭하는 모습이 관중들의 시선을 모았다. 아깝게 준우승에 그친 주최측 탬파는 '후한 봉사' 점수를, 한발 물러선 올랜도는 이흥규-박석임-이우삼 전 회장 등 고참 전직회장들의 열성에 박수를 줄 만한 대회였다.

이전 다른 대회들에 비해 이번 대회에 비교적 많은 선수들이 참가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하다. 대회의 전체적인 흐름도 유연하고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되었다는 것이 중평이다. 우선 주최측 탬파의 수개월에 걸친 준비, 막판 개최 장소 문제로 혼란을 겪으면서도 따라준 지역 한인회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가져온 결과였다.

주최측 최창건 회장은 "장소문제로 고충을 겪었지만 지역한인회들의 양해와 협조로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면서 "특히 지역 교회협의회 소속 교회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회 2개월 반 전부터 매주 지역교회들을 순방하여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회에서 문화행사로 벌인 탬파민속무용단(단장 : 김진모 병원장)의 두 차례에 걸친 민속무용공연도 돋보였다. 한 연합회원은 "경쟁을 벌이는 체육대회에서 잔잔한 무용을 선보인 것은 일단 분위기 순화에 매우 좋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년 연합체전을 스포츠-문화 제전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생각해 볼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연합회원들도 간담회에서 이 같은 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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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행사 개회식 초반에 인기를 끈 탬파민속무용단의 북춤. ⓒ 김명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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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선수들에게 음식 서브로 격려한 봉사자들 ⓒ 김명곤 ⓒ 김명곤
 
이번 대회 '옥의 티'라면 다른 대회에 비해 참가팀이 4개팀에 불과했다는 것. 8개에 이르는 플로리다 전 지역의 한인회의 반절만 참가한 것은 '연합체육대회'의 의미를 반감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하나, 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기 보다는 선수 각자의 경기가 끝나고 바로 귀가하는 경우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다음날의 등교 또는 출근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폐회식 참가인원이 40여명에 불과한 것은 고쳐지지 않는 악습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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