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민 생활을 하면서 종교모임이나 한인회 공식 행사장이 아닌 문학회 행사장에 참여한다는 것은 신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스캐츠완주 한인 문학회 창립 제 4주년 기념 및 신춘문예 제 2회 시상식 및 문예비전 신인상 시상식은 큰 행사 없이 축하행사 시상식을 준비하고 별도 초대장 없이 가족들만 초대하는 것으로 기획이 되었다.
그런데 50여명이 참석해 성대한 잔치가 되었다. 총무를 맡은 임애숙님이 인사말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총무는 지독한 독감으로 몸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주일 예배 대표기도를 하는 솜씨로 멋지게 행사 시작을 알렸다.
먼저 회장인 필자가 축하 인사를 하고 우리 문학회 연혁과 그 동안 성과를 발표했다.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을 해낸 무리 문학회에 찬사를 보내고 앞으로 문학회가 이민사회에서 해나갈 일들을 피력했다. 이어 시상식으로 1부, 2부 순서에서는 시 낭송으로 이어졌다.
먼저 수상자들이 수상 시를 낭송했다. 당선자 하명순씨는 고국을 방문한 관계로 아드님 김한빛군이 시 '지평선'을 대신 낭송했다. 수필 부분 김강현씨는 당선 수필 '어머니와 미숫가루'를 낭송하며 잠시 울먹이기도 해 모두 가슴속에 묻고 있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장내는 숙연해졌다.
이어 문예비전 신인상 당선자 강덕아씨가 당선 시 <길을 걸으며>를 노련한 목소리로 낭독해 신인 티를 벗어 던졌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한마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사회를 맡은 임애숙 총무의 축하 시 낭송이 있어졌다. '네 살배기 아기가 걸음을 걸으면 얼마나 멋질까 마는 우리는 언젠가는 성큼성큼 걷기도하고 뛰기도 할 것 이라며 이 삭막한 밀 밭에 모국어를 심어 싹이나고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시를 낭송했다.
다음은 신입회원 막내 강나경씨가 박두진님의 '하늘'을 막내다운 목소리로 낭송했다.
우리 문학회 원로 시인 이종민씨는 자작시 "청국장 끓이는 밤"을 또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청국장의 그 독한 내음으로 응어리 진 이민의 애환으로 답답한 가슴이 뻥 뚫렸다고 낭송해 모두 머리를 끄떡였다. 초대시인 낭송에서는 이 실비아씨가 두 시간 전에 썼다는 <가을편지>를 행사에 딱 맞는 시를 초대 시인답게 낭송했다.
행사 때마다 멋진 유머와 말솜씨로 진행을 맡아주던 회원 박재웅씨는 즉석 시 부모자식과의 관계를 와인의 달콤한 맛에 비유해 관객의 고개를 끄덕이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홍신애씨는 부엌에서 국자를 마이크 삼아 연습했다는 노래 '보리밭'으로 가슴속의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목소리로 노래해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행사는 3부 식사로 막을 내렸다.
우리 문학회는 단지 시가 좋아 시를 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아니다. 이 광활한 대지에 우리 모국어의 중요성을 이민 이세들에게 알리고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한글이 캐나다인 뿐만 아니라 세계공통어가 되어 읽히고 쓸 수 있는 날이 오리라는 기대를 하며 우리 글을 알리고자 애쓸 것을 다짐했다.
가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직 뿌리 내리지 못한 이민의 삶에 우리 문학인들이 한줄기 비가 되어 이 땅을 촉촉히 적셔 뿌리 내리는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글 : 이정순, 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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