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단장 후 할인가격으로 판매 … 플로리다 손실보상 차량 12만3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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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험정보연구소 웹사이트 초기 화면. 침수 경력이 있는 차량 구입을 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허리케인 이언으로 플로리다주 여러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카팩스(Carfax) 등 차량정보 제공회사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중고차를 살 때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물에 빠졌던 차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보통 침수 차량을 '토탈 로스(폐차)'로 인정하고, 폐차 전문 업체에 판매한다. 폐차 업체는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들을 분리하고, 남은 것은 고철로 만든다.

그러나 일부 상태가 양호한 차량은 헐값에 다시 팔린다. 이후 차량은 내부와 외부가 단장 된 채 크레이그리스트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팔리거나, 도로가 주차장에 '세일' 사인이 붙여진 채 놓이게 될 수 있다.

자동차 판매자 대부분은 차량이 침수되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카팩스는 허리케인 이언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플로리다의 도로에는 이같은 침수 경력을 지닌 차량이 3만3500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텍사스를 제외한 다른 어떤 주보다 더 많은 수치이다. 또 이들 침수 경력 차량중 거의 절반은 남부플로리다 대도시 지역에 있다.

카팩스는 이언 이후 앞으로 몇 달 동안 이 수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 보험 규제 사무소(Florida Office of Insurance Regulation)에 10월 19일까지 제출된 55만3244건의 이언 관련 재산 손실보상 청구 중 12만3299건이 개인 승용차에 대한 손해 배상 청구이다.

카팩스는 전국적으로 대략 35만8000대 자동차가 이언으로 크고 작은 물 피해를 당하고, 이중 상당수가 이미 전국 도로를 오가는 40만대 침수 경력 차량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량 평가 및 자동차 연구 회사인 켈리 블루북은 자동차 내부에 갇힌 습기는 전기 및 기계 시스템, 윤활제를 파괴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곰팡이, 녹,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세 달 전에 물에 잠겼던 차도 식별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특히 소금기가 있는 물은 고무 호스와 배선에 부식을 일으키고, 전기 시스템과 브레이크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자동차 연구단체인 콕스 오토모티브는 허리케인 이언 때문에 플로리다에서 약 5만 대의 차량이 심각한 정도의 홍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7년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 지역을 48시간 이상 침수시켰을 때는 약 30만대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사기 판매자들, 느슨한 공개법 이용해 '타이틀 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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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케인 이언이 지나간 지 한달 만인 10월 27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니비치 인근 I-95 고속도로에 폐차 운송 트럭이 달리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플로리다에서는 보험 고객이 침수된 차량을 신고하면 보험사는 이를 '침수 폐차(salvage flood)'로 분류해야 한다. 또 보험사는 플로리다의 자동차 정보 확인 데이터베이스와 전국 자동차 타이틀 정보 시스탬에 차량 정보 번호(VIN)를 입력해 중고차 고객들이 사전에 문제를 살펴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자동차 딜러들은 차량이 침수로 낙인 찍혔는지 서면으로 공개해야 하지만, 사기 판매자들은 느슨한 공개법을 이용해 규제가 덜 심한 타주에서 문제 차량의 타이틀을 되찾은 후 규제가 엄격한 주로 다시 가져와 중고차로 판매한다. 이러한 관습은 "타이틀 워싱(타이틀 세탁)"으로 알려져 있다. 차량 검색 사이트인 '빈체크닷인포(VINCheck.info)'는 플로리다 인근에서 ‘세탁’하기 쉬운 주들로 텍사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미시시피 등을 지적한다.

켈리 블루북 대변인은 "카팩스, 빈체크 등을 점검하면 세탁된 자동차들의 손상 이력이 밝혀질 수 있지만, 이들 서비스가 항상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마크 쉬머 대변인은 "이는 대부분의 사기극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와 쥐의 싸움"이라고 평했다. 사기꾼들은 항상 사기 방법을 찾고, 이들이 얼마나 자주 성공하는 지는 아무도 알수 없다는 것이다.

홍수 피해를 입은 자동차가 중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도 있다. 소유자가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고 차량을 수리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여겨 정비소에 맡기는 것이다. 정비사는 검증 절차를 밟지만,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면 전자 부품에 숨겨진 습기 감지를 놓칠 수 있다. 오토네이션과 같은 대형 자동차 딜러들은 홍수 피해를 입은 자동차를 구별하기 위해 정교한 테스트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쉬머는 홍수 발생 이후에 중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카팩스와 익스페리안 오토체크(Experian's AutoCheck) 등 무료 서비스로 차량의 이력을 확인하라고 권한다. 비록 이들 서비스가 항상 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더라도, 우선 필요한 단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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