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카운티 위원회, 8천개 주택 단지 승인
 

village.jpg
▲플로리다주 최대 규모의 은퇴촌 '더 빌리지스'의 영역이 더 확장될 전망이다. 사진은 빌리지스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한 웹사이트 화면 일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주 최대 규모의 은퇴촌 '더 빌리지스(The Villages)’의 영역이 더 확장될 전망이다. 지난 달 29일 센트럴플로리다내 레이크 카운티 위원회는 ‘더 빌리지스 오브 웨스트 레이크(The Villages of West Lake)’ 주거 단지 조성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턴파이크와 카운티 로드 470 인근의 리스버그시 남쪽 부지(2600에이커)에는 3년내 공사가 시작되며, 최대 8천여개 주택이 들어선다. 인구 2만2천명을 보유한 리스버그시는 빌리지스의 확장이 가져올 일자리 창출과 의료산업 발전, 예산 증가 등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이번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 위원회는 빌리지스의 확장이 기존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시정부에 속해 있지 않은 자치 구역 주민들은 장차 12만명의 인구를 보유할 빌리지스의 여파에 우려를 표시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간직해온 고유의 정서가 사라지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분위기다.

섬터 카운티에서 시작해 레이크와 매리온 카운티로 발을 뻗고 있는 빌리지스는 그동안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면서 이같은 일부 주민들의 불만을 쉽게 날려버리고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광역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은퇴촌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2016년과 2017년 연속 경제잡지 <포브스>의 ‘미국 탑 은퇴지 25개’에 이름을 올렸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빌리지스의 인구는 11만5000명에 도달했다. 지역 범위는 오칼라에서 남쪽으로 20마일 위치에서 올랜도 북서쪽에서 45마일 위치 사이에 들어있다. 탬파에서는 북동쪽으로 75마일 거리이다.

빌리지스 개발 및 운영체인 ‘홀딩 컴퍼니 오브 더 빌리지스 엘티디(Holding Company of the Villages Ltd)’는 지난해 총 2231채를 거래해 전년도에 비해 13% 판매량 증가를 기록, 미국에서 ‘매스터-플랜드 커뮤니티(전방위 계획 도시)’로는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섬터 카운티를 기준으로 인구 구성을 따질 경우, 백인 주민이 98.4%로 압도적으로 많고, 이어 히스패닉(1.3%), 흑인(0.5%), 아시안(0.5%), 원주민(0.1%) 순이다. 섬터 카운티의 가계 소득 중간치는 4만2542달러이다.

빌리지스를 눈에 띄게 하는 것은 주민들의 정치 참여가 유독 높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백인층 은퇴자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곳 투표율은 80%에 달하고, 공화당원이 민주당원에 비해 2배 정도 많다. 당적이 없는 주민도 공화당쪽으로 기운 공화당 표밭인 만큼 선거철만 되면 대통령 및 주지사 후보 등 공화당 인사들이 빼놓지 않고 들려 승기를 충전 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빌리지스를 움직인 큰 손 ‘게리 모스’

55세 이상 연령층만 입주가 허락되는 빌리지스는 국제적인 관광도시 올랜도가 지척에 있고 탬파베이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등 입지 조건이 뛰어나다. 또 플로리다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동쪽 대서양과 서쪽 멕시코만을 왕래하며 인생의 황금기를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천혜의 장소이다. 한때 소가 풀을 뜯고 밭에는 수박이 익어가던 이곳은 40년 이상 일한 후 안락한 여생을 보내려는 이들의 보금자리이며 관광지이자 유흥지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스스로 이곳을 '성인 디즈니랜드'라고 부르고, 자녀나 손자들은 독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라인댄스를 하며 데이트 하는 이곳을 '시니어 곤 와일드(Seniors Gone Wild)'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는 여성의 신체노출에 집중하는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 '걸스 곤 와일드'를 빗댄 별칭으로, 시니어들이 활기차게 생의 마지막을 보낸다는 뜻이다.

빌리지스는 1960년에 헤롤드 슈와츠라는 미시간주 사업가가 현재 도시가 있는 지역 땅을 사들여 이를 우편을 통해 재판매 하면서 시작됐다. 1968년 연방법이 부동산 우편 판매를 금하자 헤롤드는 레이크 카운티 북서쪽 코너에서 모빌홈 파크를 짓기 시작했다. 1980년 초기에 400채를 판매하면서 비즈니스에 눈을 뜬 헤롤드는 또다른 투자자와 자신의 양아들인 H 게리 모스를 끌어들여 개발업체를 만들었다.

슈와츠 부자는 애리조나주 유명 은퇴촌인 '선 시티(Sun City)'가 주거공간 뿐 아니라 여가 시설을 제공하고 관리하는 데 자극을 받아 본격적인 은퇴촌 건립을 착수했고, 집들이 상당수 팔려나가면서 인근 섬터 카운티와 매리온 카운티의 부지를 사들였다.

이후 실질적 운영자가 된 모스는 1992년 3500에이커 땅을 소유하면서 은퇴촌 이름을 '빌리지스'로 공식 명명했으며, 부지 세금 공제 혜택까지 받아내 1993년부터 2000년까지 특세 구역을 총 12개로 늘렸다.

모스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에 자금을 보탰고 젭 부시 등 정치인들의 나들이를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대절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180만불을 캠페인 자금에 보태는 등 정치적 로비에도 열심을 냈다. 결국 사업이 날로 번창하며 세계 갑부 순위에 이름까지 올리게 됐다.

모스는 주택 판매 외에 모기지 회사와 동네 은행 지분 소유 뿐 아니라 병원, 유틸리티,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국, 신문, 월간 잡지, 컨추리 클럽, 그리고 각종 유명 브랜드 업소가 들어서 있는 상가를 장악했다. 즉 빌리지스 내에 돈이 되는 것이라면 모스가 관련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민주당원들이 투덜거릴 정도로 그의 파워는 막강했다. 모스의 힘은 이렇듯 컸으나 정작 그 자신은 주민들과의 접촉을 즐겨하지 않아 빌리지스내에서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고 전해진다.

2014년 <탬파베이타임스>는 모스가 조종하는 빌리지스의 파워가 하늘을 찌를듯이 높아지면서 섬타 카운티 위원회등 지역 행정단체가 모스의 눈치를 보았고, 카운티 유권자 65%를 차지하고 있는 빌리지스는 위원회를 조종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한편 2014년 모스가 세상을 뜬 뒤 그의 사업체는 세 자녀들이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066 미국 FL 스쿨버스 관련법 강화...위반 벌금 225달러 file 코리아위클리.. 23.08.15.
3065 미국 "노예제도 덕에 기술 익혔다"?... '문화전쟁'에 빠진 디샌티스 file 옥자 23.08.04.
3064 미국 디샌티스 지지 철회 고심 중인 플로리다 거부들 file 옥자 23.08.04.
3063 미국 "노예제도는 노예들에 이롭다"는 플로리다 새 교육지침 논란 file 옥자 23.08.04.
3062 미국 플로리다 '백투스쿨' 세금공휴일 8월 6일까지 file 옥자 23.08.04.
3061 미국 팜비치 랍비 "성경도 학교의 '금지 도서'에 포함하라!" file 코리아위클리.. 23.07.30.
3060 미국 세미놀 카운티, 식수에서 독성물질 검출 수년 동안 '쉬쉬' file 코리아위클리.. 23.07.30.
3059 미국 트럼프, 디샌티스에게 "헛일 하지 말고 경선 포기하라" file 코리아위클리.. 23.07.30.
3058 미국 에버글레이즈서 19피트 버마 비단뱀 발견, 기록 갈아치워 file 코리아위클리.. 23.07.30.
3057 미국 6월 메트로올랜도 주택 가격, 전달보다 상승 file 코리아위클리.. 23.07.30.
3056 미국 잦은 항공편 지연 결항, 여행객들의 대처 방안은? file 코리아위클리.. 23.07.30.
3055 미국 조지아 최고법원, 트럼프의 '대선개입 의혹 조사 중단' 요청 기각 file 코리아위클리.. 23.07.30.
3054 미국 안방에서 기 못 펴는 디샌티스, 트럼프에 20% 뒤져 file 코리아위클리.. 23.07.16.
3053 미국 플로리다 학교에서 '아시아계 역사 배우기' 의무화 file 코리아위클리.. 23.07.16.
3052 미국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플로리다 주법... 알아야 손해 안 본다 file 코리아위클리.. 23.07.16.
3051 미국 내집 마련 희망자에게 '희망적이지 않은' 주택 시장 file 코리아위클리.. 23.07.16.
3050 미국 바이든, 미국내 마지막 남은 화학무기 폐기 발표 file 코리아위클리.. 23.07.16.
3049 미국 트럼프, "자료 검토 기간 더 달라"... 다음달로 재판 연기 요청 file 코리아위클리.. 23.07.16.
3048 미국 인터폴 수배자 2명, 미국 경찰에 인계 라이프프라자 23.07.11.
3047 미국 캠핑 도구 필요 없는 '글램핑', 중앙플로리다 전국 최고 file 코리아위클리.. 23.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