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및 ACT 등과 같은 반열에
 
clt.jpg
▲ 플로리다주 고교 졸업생에게 부여하는 대학 장학금 '브라이트 퓨쳐스' 수혜 자격 요건에 CLT라는 생소한 대학수능시험이 SAT 및 ACT 등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사진은 CLT를 소개하고 있는 시험 개발사 홈페이지 화면. ⓒ cltexam.com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주 고교 졸업생에게 부여하는 대학 장학금 '브라이트 퓨쳐스(Bright Futures)' 수혜 자격 요건에 CLT라는 생소한 대학수능시험이 SAT 및 ACT 등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그동안 고교 졸업생이 플로리다 내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SAT나 ACT 점수를 선택적으로 제출해야 했으나, 이제는 다른 대안으로 CLT 테스트 점수를 제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10일 마이애미의 트루 노스 클래식 아카데미에서 'CLT(The Classic Learning Test 클래식 학습 테스트)'를 장학금 수혜 요건에 선택할 수 있는 법안(HB 1537)에 서명했다.

2016년에 첫 선을 보인 CLT는 일부 사립학교와 홈스쿨링 가정 사이에서 택하고 있는 수능 시험으로, 고전적 교육과 기독교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CLT가 부상한 것은 정치권에서 보수층 결집을 꾀하고 있는 디샌티스가 지난해부터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교육 정책에서 부상했다. 2024년 대선 출마를 겨냥하고 있는 디샌티스는 K-12 학교와 고등교육기관에서 이른바 '이념 주입(woke ideology)'과 '세뇌(indoctrination)' 교육을 하고 있다고 공격하면서 지난해부터 플로리다 교육 시스템의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보수적인 교육정책은 미 전역의 보수 단체들의 움직임에서 힘을 받았다. 최근 몇 달 동안 보수 단체들은 주지사들에게 차터 스쿨과 홈 스쿨을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립 대학 입학과 정부가 지원하는 장학금 프로그램이 CLT 시험을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CLT 이사회 멤버이자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회장인 케빈 로버츠는 지난 11월 미 전역의 주지사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주지사들은 SAT와 ACT와 동등한 옵션으로 CLT를 인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와중에 플로리다에서 칼리지 보드(대학입시위원회)가 주관하는 AP(고등학교의 대학학점인정 선이수) 과목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올해 초 플로리다 주 교육부는 AP 과목 중 하나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African American Studies)'가 소위 '비판적 인종이론'을 다루고 있다며 공립학교에서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AP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감독하는 비영리 시험전문회사인 칼리지 보드와 갈등을 빚었다. '비판적 인종이론'이란 "미국사회에서 개인은 인종이나 성으로 인해 본질적으로 인종적 또는 성 차별적으로 억압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라는 주장이다.

보수주의자들은 비판적 인종이론을 '분열적 개념'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같은 비판의 선두 대열에 서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와 공화당 리더들은 SAT 등 칼리지 보드가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을 축소시킬 대안을 모색하면서 올 초에 CLT 개발사를 접촉하는 등 움직임을 보여왔다.

주 전체 프로그램에서 CLT 사용, 미 전역서 최초

CLT 회사 설립자인 제레미 테이트는 CLT가 SAT의 대안 성격의 시험으로, 기독교-카톨릭 지식 전통과 서양 사상가들을 검열하는 등 부분적으로 이념적이 되고 있는 SAT의 오류를 바로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테이트는 자신들이 제시하는 해법이 부모에게 '좌파 세뇌'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현재 미 전역에서 CLT를 인정하는 200여개의 대학들은 종교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학교들이다. 플로리다에는 스테슨 대학(Stetson Univ.), 아베 마리아 대학(Ave Maria Univ.), 리포메이션 바이블 칼리지(Reformation Bible College), 팜 비치 애틀랜틱 대학(Palm Beach Atlantic Univ.), 펜사콜라 크리스천 칼리지(Pensacola Christian College), 트리니티 뱁티스트 칼리지(Trinity Baptist College) 등 10개 학교가 CLT를 인정한다.

문법, 영어, 수학 등 세 영역을 갖춘 CLT는 스스로를 '사회를 알리고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훌륭하고 오래된 텍스트'에 초점을 맞추고, '아름다움, 풍부한 어휘, 미덕, 지적 엄격함이 박탈된 의미 없는 독서 지문'을 없앤 시험으로 선전한다. 또 CLT는 읽기와 쓰기 지문의 3분의 2를 고대, 중세, 그리고 초기 현대(1400년대 중반부터 1800년대 초반) 집필가들에 중점을 둔 '저자 은행'에서 발췌한다고 전한다.

현재 미국에서 플로리다 외에 어떤 주도 주 전체 프로그램에서 사용하기 위해 CLT를 채택한 적은 없다. 이전에 테네시 주가 장학금과 주립 대학 입학에 이 시험을 사용하고자 추진했지만 '역풍'에 부딪혔고 의회가 승인하지 않았다.

한편 플로리다 공립 대학의 등록금과 학비를 전액을 지원하는 브라이트 퓨처스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양호한 내신 성적, 충분한 자원 봉사, 그리고 ACT 또는 SAT 점수가 전국 89%내에 들어야 한다. 새로운 법에 따라 주 정부는 앞으로 기존의 잣대에 맞는 CLT 점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 |
  1. clt.jpg (File Size:152.4KB/Download: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226 미국 미국은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병력 투입 계획에 분노 file 라이프프라자 24.03.28.
3225 미국 세계 최초로 젖소 H5N1 조류독감 감염됐다. 라이프프라자 24.03.27.
3224 미국 선박 충돌에 美대형교량 20초만에 '폭삭'…"액션 영화 같았다"(종합) file 라이프프라자 24.03.27.
3223 미국 미국-이스라엘, 가자에 대한 의견 불일치 증가시켜 라이프프라자 24.03.27.
3222 미국 플로리다 의회, 유치원 저학년에 ‘공산주의 역사’ 교육법안 승인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3221 미국 플로리다 하원, 노숙자 캠프 법안 발의... 이번엔 성공할까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3220 미국 플로리다 교통부, 탬파 방향 I-4 도로 확장 공사 발표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3219 미국 세미놀 카운티 패쇄 골프장, 공원으로 연달아 조성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3218 미국 친환경 전기차, 7천마일에 타이어 교체하는 이유는? file 코리아위클리.. 24.03.23.
3217 미국 플로리다 주택 폭풍 대비 보조금, 더 이상 '선착순' 아니다 file 코리아위클리.. 24.03.05.
3216 미국 플로리다 오염원-양로 시설 소유자 등 고소 어려워 질 듯 file 코리아위클리.. 24.03.05.
3215 미국 플로리다 주 의회, 배양육 재배 및 판매 저지 입법화 file 코리아위클리.. 24.03.05.
3214 미국 올랜도 유니버설, 새 테마공원 '에픽 유니버스' 정보 공개 코리아위클리.. 24.03.05.
3213 미국 트럼프, 대법원에 '면책특권 기각 효력 정지' 신청 file 코리아위클리.. 24.03.05.
3212 미국 맥코넬 대체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후보감 ‘4J’는 누구? file 뉴스앤포스트 24.03.01.
3211 미국 공화당 주법무장관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려는 바이든 정부 제소 file 뉴스앤포스트 24.03.01.
3210 미국 플로리다 주 의회, 노숙자 수용 캠프 설치 전략 논의 file 코리아위클리.. 24.02.24.
3209 미국 탬파 동네의 표상 공작새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file 코리아위클리.. 24.02.24.
3208 미국 플로리다에 4.0 규모 지진…케이프 커네버럴 동부 해안서 file 코리아위클리.. 24.02.24.
3207 미국 중앙플로리다 주민들, 911 신고시 실시간 영상통화 file 코리아위클리.. 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