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워런 상원의원 제안 “유권자 표심 반영 안 되는 제도 개선해야”
 
Vote.jpg
▲ 미국의 고유한 선거제인 '대통령 선거인단' 제도를 없애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시즌에 올랜도 '차이나타운'에 세워진 투표 독려 광고판.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민주당 진보파를 대표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이 대선 제도와 관련해서 눈길을 뜨는 제안을 했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미시시피주 잭슨대학에서 지난 18일 CNN 방송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대통령 선거인단(the Electoral College)’ 제도를 없애자고 제안했다.
매사추세츠주가 지역구인 워런 의원은 2020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바 있다.

워런 의원의 제안은 일반 시민이 투표해서 표가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이 당선되는 방식인 ‘일반투표(popular vote)’를 통해 대통령을 뽑자는 것이다.
미국이 대통령을 뽑는 방식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좀 특이하다. 일반 시민이 먼저 선거인단을 뽑고 이 선거인단이 다시 대통령을 뽑는데, 일종의 간접선거라고 할 수 있다.

선거인단은 인구 규모에 비례해서 선거인단 수가 정해져 있다. 가령 사람이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선거인단이 55명,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나 몬태나주 등은 3명이다. 현재 선거인단 수는 모두 538명인데, 이 가운데 270명을 확보하면 대선에서 이긴다.

워런 상원의원 외에도 미국의 이런 선거인단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선거인단 투표의 가장 큰 문제는 소위 ‘승자독식제’로 인해 대선에서 전국 합계로 가장 많은 지지표를 얻은 후보가 떨어지는 현상이 종종 생긴다는 것이다.

선거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가져가는 메인주와 네브래스카를 제외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모든 선거인단을 가져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전제 득표수에서 이기고도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낙선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이다.

이제까지 미국 대선에서 모두 5번 이런 일이 생겼는데, 가장 최근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일반 투표에서 이기고도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서 트럼프 후보에게 졌다. 2000년 대선에서도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같은 이유로 낙선했다.

선거인단 제도에 이런 불합리한 점이 있는 건 분명한데 미국이 이 제도를 도입했던 이유가 있었다. 일반 투표로 대통령을 뽑으면 인구가 많은 주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너무 세지니까, 규모가 작은 주들을 배려해서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선거인단 제도의 또 다른 단점 가운데 하나는 유권자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정 후보에 투표를 해도 이런 체제 아래서는 내 표가 그대로 사표가 될 수 있다.

워런 상원의원도 18일 타운홀 모임에서 “모든 유권자의 표를 집계하기 위해서 선거인단 제도를 없애야 한다”며 이점을 지적했다.

한편 선거인단 제도와 관련해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또 정치적으로 홀대 받는 지역이 생긴다는 것이다. 가령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세가 확고한 지역에는 후보들이 유세를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 대선 때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공화당 지지세가 확고한 미시시피주를 찾지 않았다. 대신에 두 당 대선 후보들은 이른바 ‘경합주’, 즉 표심이 자주 바뀌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방문했다.

그런데 선거인단 제도를 없애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다는 문제다. 일반 선거법이 아니라 연방 헌법을 바꿔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한편 이번 타운홀 모임에서 워런 상원의원은 모든 미국 시민이 투표할 수 있게 하자고 촉구했다. 현재 많은 지역 정부가 중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의 투표를 제한하고 유권자 신원조회를 강화하고 있는데, 투표를 제한하는 이런 조처들을 모두 없애자고 촉구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9517 캐나다 밴쿠버시 공공 광장서 음주, 1년 연장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6.
9516 캐나다 운전 중 치킨먹으려다 '쿵'… 산만운전에 598달러 벌금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6.
9515 캐나다 랭리시, 22일 부터 208번가 도로확장 야간공사… 불편 예고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6.
9514 미국 "홍콩,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첫 승인…아시아 처음" file 라이프프라자 24.04.15.
9513 미국 미-중, 같은 동맹으로 대립  라이프프라자 24.04.15.
9512 미국 '3개의 전쟁' 기로에 선 세계…서방·중동 '자제' 한목소리 라이프프라자 24.04.15.
9511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미국 지원안해 라이프프라자 24.04.15.
9510 캐나다 17일 부터 온라인 플랫폼으로 '의사 찾는다'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3.
9509 캐나다 로얄 르페이지 “캐나다 주택 가격, 연말까지 9% 상승"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3.
9508 캐나다 연방정부, 첫 주택 구매자에 30년 상환기간 허용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2.
9507 캐나다 월 14달러 내세운 '피즈'… '우리집 통신비' 부담 줄어들까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2.
9506 캐나다 'QS 세계 대학 순위' BC주 대학들 평가보니…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2.
9505 미국 中, 美日 정상 안보협력 합의에 "中 먹칠·내정간섭…항의 전달" file 라이프프라자 24.04.11.
9504 미국 세계적 도전에 대한 안보 목적의 미 - 일 정상회담  file 라이프프라자 24.04.11.
9503 캐나다 물 부족 사태 대응 긴급 조치, 5월부터 급수 제한 file 밴쿠버중앙일.. 24.04.11.
9502 캐나다 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5% 유지 밴쿠버중앙일.. 24.04.11.
9501 캐나다 BC주, 저소득층 임대인 일회성 지원금 430달러 지급 밴쿠버중앙일.. 24.04.11.
9500 미국 백악관, 러시아에서의 테러 관련 혐의 반응 라이프프라자 24.04.10.
9499 미국 2024년 4월 10일 USD 가격, 자유 시장이 상승하는 동안 은행은 뒷짐지다. 라이프프라자 24.04.10.
9498 미국 미 공군 장관 곧 AI가 조종하는 F-16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 라이프프라자 24.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