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상승에 의한 부식? 지반 불안정? 부실 건설?...전문가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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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오전 1시 반경(현지시간) 무너진 마이애미데이드 서프사이드시의 챔플레인 타워 콘도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는 <마이애미헤럴드>. 7월 3일 오전 11시 현재 24명이 사망하고 124명이 실종 상태다. ⓒ <마이애미헤럴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지난 24일 오전 1시 반경 메트로 마이애미 서프사이드의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콘도가 무너진 이후 구조대원들이 연일 생존자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이애미헤럴드> 집계에 따르면, 7월 6일 오전 10시 현재 32명이 사망하고 113명이 실종 상태이며,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서프사이트 찰스 버킷 시장은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그 잔해에서 끌어낼 때까지 구조 노력이 계속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물 잔해 아래에서 올라오는 잔불과 연기 때문에 구조가 늦어지고 있다.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다니엘라 레빈 카바 시장은 26일 아침 기자회견에서 "깊은 곳에서 불꽃이 올라오고 있는데, 그 근원을 찾는 것이 극히 어렵기 때문에 이를 막으면서 작업을 하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1년에 2mm씩 가라앉고 있었다”

건물이 무너진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 국립표준기술원(NIST) 제니퍼 휴어고 대변인은 연방 과학자들과 엔지니어 등이 전면조사를 위해 챔플레인 타워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에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1981년에 지어진 L자형 건물은 1년에 약 2mm의 속도로 가라앉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연구원과 엔지니어는 바닷물의 부식 효과, 지반의 불안정 또는 부실한 건설이나 느슨한 감독과 같은 일반적인 문제를 포함하여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가지 이유 만으로 이번 붕괴사건을 설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서프사이드 시 당국은 25일 오후 붕괴된 건물과 관련된 여러 문서를 시 웹 사이트에 게시했으나, 해변가 건물의 붕괴를 설명할 수 있는 세부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

플로리다국제대학(FIU)의 한 연구원은 이 건물이 매립된 습지에 지어졌으며 1년 전에 불안정한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말했다 .

2020년에 FIU 지구환경학 시몬 도윈스키 교수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건물은 1990년대에 1년에 약 2mm씩 가라 앉고 있었고, 그 이후로 가속화되었을 수 있다.

도윈스키 교수는 “사고 당일 아침 뉴스를 보고 '오 마이 갓!'이라는 탄식이 나왔는데, 우리는 그것을 감지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에 관찰된 침하 수준은 금이 간 벽이나 건물 및 구조물의 기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용된 침하 감지 기술로는 건물의 붕괴의 원인이 구조적 문제 때문이었는지 지반의 이동 때문이었는지 규명해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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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오전 1시 반경(현지시간) 무너진 마이애미데이드 서프사이드시의 챔플레인 타워 콘도. 7월 2일 오후 1시 41분 현재(현지 시간) 2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실종 상태이다. ⓒ 위키피디어
 
해수면 상승과 바닷물 침해가 원인?

일부에서는 최근 챔플레인 콘도의 지붕공사가 이번 사고와 관련이 된 게 아니냐는 의문을 품기도 한다.

하지만 버킷 서프사이드 시장은 "지붕에서 작업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가 얼마나 무거운 지 모르겠지만 (지붕공사 장비가) 그런 재앙적인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건물이 1920년대에 지어진 사우스 비치의 다른 아르 데코(전통적인 수공예 양식과 기계시대의 대량생산방식을 절충한 건축 스타일) 건물에 비해 오래되지 않았다"라면서 "이 건물이 그렇게 무너질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처음 시공 당시부터 정량의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는 등 부실 공사를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연방 및 카운티 수사 당국은 시공업체의 공사 일지를 검토하는 등 부실 건축에 대한 증거를 찾고 있다.

염분 섞인 바닷물의 침해가 붕괴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바닷물과 소금물에 흠뻑 젖은 공기가 해안구조물의 구멍에 착근하여 강철 골격 주위를 녹슬게 하는데, 발코니와 같은 취약한 영역에 균열과 부서짐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특히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변가 주택의 침하현상은 수년 전부터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한 건축 전문가는 “해수면 상승은 부식을 유발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 건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이 해안 개발에 대한 경고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해수면 상승이 플로리다 해안가 주택을 망칠 것이라는 전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연방 모기지 업체 프레디 맥의 수석 경제분석가는 해수면 상승이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파괴하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이동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지난 2019년 비영리 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CS)'은 보고서에서 플로리다주는 미국의 어느 주보다 해수면 상승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질로우닷컴과 미국해양대기청(NOAA)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UCS 보고서는 30년내에 플로리다주 주택세 적용 건물 중 약 40%가 심각한 침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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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마이애미비치 북쪽 방향의 서프사이드시 지역까지 길게 뻗은 해안에 줄지어 있는 콘도 단지 모습. ⓒ <코리아위클리> 자료사진
 
심각한 결함 발견된 건물에 "건물 상태 양호하다"

서프사이드 타운은 상업용 및 다가구 건물들에 대해 40년짜리 안전 검사 필증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는데, 여기에는 전기 및 구조 검사도 포함되어 있다. 챔플레인 타워 콘도 또한 이 과정을 진행 중이었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타운 관계자가 24일 밝혔다.

하지만 한 점검업체가 이미 3년 전 챔플레인 콘도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보고서를 서프사이드시 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콘도 주민들은 건물 상태가 양호하다는 통지를 받았는데, 이같은 사실은 콘도 주민위원회의 2018년 회의록에서 밝혀졌다고 <마이애미헤럴드> 등이 전했다.

특히 이 보고서는 야외 수영장을 둘러싼 데크(deck) 아래 콘크리트 슬래브가 손상됐다고 지적했고, 이를 수리하지 않을 경우 콘크리트 부식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하 파킹랏의 콘크리트 기둥과 벽에도 금이 가고 부서진 부위들이 발견됐다는 기록도 회의록에 있었다고 한다.

이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결국 시당국이 주민들에게 허위사실을 알렸다는 얘기다.

한편 콘도 건물 136 유닛 가운데 일부는 개인이 소유하고 다른 일부는 회사(LLC)가 소유하여 렌트를 주고 있었다. 인터넷 검색 결과 침실 2개짜리 콘도 몇채가 60만 달러에서 70만 달러 사이의 매물로 나와 있었다.

챔플레인 타워 콘도 웹사이트(www.champlainsouth.org)는 "연중 내내 불어 오는 바닷 바람과 놀라운 해안 전망,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해안 간 수로의 멋진 전망"을 내세우고 "마이애미가 제공하는 유명한 나이트 라이프와 함께 최고의 쇼핑 지역에 위치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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