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들 '반색'... 기본 생계비엔 여전히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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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테마파크 디즈니-유니버설이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했다. 사진은 디즈니월드 4개 공원 중 하나인 엡캇센터 정문에 들어가고 있는 관광객들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 주류 매체로부터 저임금 착취를 하고 있다며 비난을 받아온 디즈니월드와 유니버설 등 주요 테마 파크가 최저 임금을 큰 폭으로 올렸다.

디즈니월드 리조트는 창설 50주년을 기념하는 10월 첫주 주말과 때를 갖이해 최저 임금을 15달러로 올렸다. 디즈니와 경쟁사인 유니버설 공원은 최저 임금을 3개월 전에 15달러로 인상했다. 이는 현재 플로리다 법적 최저 임금인 10달러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플로리다는 지난 9월 30일부터 최저임금을 기존의 8.56달러에서 1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이 조정은 2026년까지 최저임금이 연차적으로 시간당 15달러까지 올라가는 첫 단계이다. 결국 디즈니의 최저 시급 15달러는 5년 빨리 이뤄진 셈이 됐다.

디즈니월드사와 디즈니에서 가장 규모가 큰 노조인 서비스 트레이즈 카운셀 유니온(Service Trades Council Union)은 지난 2014년 최저 임금을 2016년까지 기존의 8.03달러에서 10달러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2017년 이 노조는 또다른 임금 조정에 돌입, 최저 임금을 15달러까지 올리는 계약을 승인했다.

노조 가입자는 3만8000명으로, 이는 2017년 당시 리조트 종사자 7만여명의 절반 이상을 웃도는 숫자이다. 노조원은 리조트에서 최저 임금을 받는 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디즈니는 다른 노조와도 비슷한 수준의 최저 임금 조정을 합의, 모든 종사자들이 시간당 적어도 15달러를 받게 된다.

디즈니의 임금 인상은 종사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1998년 시급 5.95달러로 디즈니에서 일을 시작한 노조 회장 에릭 클린턴은 "시간당 5달러 올랐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페이첵으로 연명하는 어려움에 허덕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시간당 15달러는 올랜도에서 자녀 부양 없이 성인 한 사람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바닥 임금이다. 메사추세츠 공대가 계산한 올랜도 기본 생계비는 근로 성인 한 사람당 15.44달러이다.

최근 전미 저소득층 주거 연합체(NLIHC)는 미국에서 평균 임대비를 충당하려면 정규직 근로자가 시간당 24달러를 벌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올랜도 지역 130만 가구 빈곤 탈출?

한편 플로리다주 최저임금 조정은 지난해 11월에 치러진 대선에서 주민들의 찬성을 얻은 주 헌법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선거 전부터 크게 논란이 된 최저임금 개정안은 찬성 61.3%를 얻어 문턱(60%)을 넘어섰다. 개정안은 올해 최저임금을 8.56달러에서 10달러로 올리고, 2026년 9월 30일에 15달러가 될 때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인 플로리다정책연구소(FPI)의 연구에 따르면, 만약 최저임금 개헌안 내용이 현실화 할 경우 250만 명의 정규직과 파트타임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르고, 약 130만 가구가 빈곤에서 벗어나게 된다.

진보 단체들과 민주당원들은 플로리다의 저임금 경제가 대부분 관광산업에 의해 묶여있기 때문에 근로 빈곤층의 생계를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개헌안을 이끌었던 올랜도의 존 모간 변호사는 주요 소비자의 주머니 속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가면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센트럴플로리다대학(UCF) 경제학자 션 스나이스 교수도 디즈니의 임금 인상분은 소비로 이어져 결국 주민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이롭다고 평했다.

디즈니 임금 인상 결정은 최저임금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에 나왔지만, 개정안 발의 과정에서 저임금 현황이 다뤄지면서 플로리다에서 가장 큰 업체인 디즈니에 압박을 가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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