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의사당 난입사태에 등장한 디자인, 일부에선 부정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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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밟지 말라' 모토와 함께 개즈던 깃발 디자인이 있는 스페셜 자동차 번호판.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사무실 제공)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미국에서 극우 단체가 사용해온 디자인이 담긴 스페셜 자동차 번호판에 지지를 보냈다. 자동차 번호판은 노란색 바탕에 또아리를 튼 방울뱀이 위협 자세를 취하는 모습과 '나를 밟지 말라(Don't Tread on Me)'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지난달 30일 드샌티스는 스페셜 번호판이 '나를 혹은 플로리다를 밟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바란다는 트윗(소셜네트워크 트위터의 게시물)을 날렸다. 드샌티스는 게시물에서 스페셜 번호판이 플로리다 재향군인협회(베테랑)에 도움이 되고, 타주 자동차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은 스페셜 번호판의 디자인과 모토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스페셜 번호판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부빈곤법률센터(Southern People Law Center) 프로젝트 조사분석부부장인 레이첼 캐럴은 '개즈던 깃발(Gadsden flag)'로 알려진 방울뱀 디자인과 위협적인 모토가 2년전 미국 연방의사당 난입과 같은 '끔찍한' 사태에 사용된 것이 명백한데도 자동차 번호판에 등장한 것에 대해 불편함을 나타냈다.

그러나 UCLA 법대 유진 볼로크 등 수정헌법 제1조 전문 학자들은 극소수의 사람들이 개즈던 깃발과 모토를 매우 다른 목적의 상징물로 사용하게 되어 새롭게 논란이 되고 있지만 지극히 합법적이고 보존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NPR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개즈던 깃발 디자인과 비슷한 번호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여러 단체들을 위한 모금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일례로 미주리주와 버지니아주는 10년 전에 번호판을 승인했다. 테네시주 매리빌 칼리지 교수인 애런 애스터는 문제의 번호판은 테네시에서는 별다른 의미없이 주립공원 기금을 위한 것이라고 트위터에 소개했다.

플로리다의 경우 2020년 1월 6일 연방 의사당 난입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 번호판 디자인을 도입했다.

그러나 캔사스주의 경우 연방의사당 사태가 있은 후 번호판을 승인한 바 있다. 캔자스 주 소총협회 기금을 위한 번호판 법안이 작년 3월 주 의회에서 부쳐졌을 때 상원의 소수당 대표이자 민주당원인 디나 사이크스는 "(개즈던 깃발의) 본래 상징이 무엇이든 간에... 나는 그것이 의사당을 행진했던 사람들의 상징이 되었다고 많은 사람들이 주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대했다.

영국 식민지배 저항 표식, 최근 공화당 티파티 운동 등에 사용

그렇다면 스페셜 자동차 번호판에 등장하는 개즈던 깃발과 모토는 어떤 역사를 지니고 있을까. 왜 일부에서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일까.

개즈던 깃발의 역사는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배에 저항했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울뱀 형상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영국 왕관에 대한 반항의 상징으로 처음 사용했고, 1775년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정치인인 크리스토퍼 개즈던이 방울뱀을 깃발에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깃발이 본래 독립전쟁 기간에 반영국과 반식민지적 상징이었던 셈이다.

깃발이 다시 등장한 것은 보수 공화당의 티파티 운동 시기이다. 티파티 운동은 2010년에 이 깃발을 정부에 대한 혐오의 상징으로 채택했으며, 이후로 깃발은 반정부 단체의 상징이 됐다.

이 상징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0년 선거 부정을 주장하고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했던 운동인 "도둑질을 멈춰라(StoptheSteel, 스탑더스틸)"에 다시 사용되면서 널러 알려졌다.

결국 드샌티스 주지사가 지지하는 스페셜 번호판은 보수 공화당 단체나 개인에게 더 호감을 줄 수 있다.

플로리다에서 개즈던 깃발 번호판 도입은 어떤 단체가 아닌 한 개인이 2019년에 추진하면서 이뤄졌다. 플로리다 베테랑 협회 데니스 베이커 회장은 타주에서 이 번호판이 큰 성공을 거두자, 주 퇴역 군인들을 돕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번호판을 추진했다.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연방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때는 주 입법부가 이미 번호판을 승인한 후였다고 베이커는 말했다.

한편 플로리다 개즈던 깃발 번호판은 2020년 입법부에서 통과된 31개의 새로운 디자인 중 하나로 2020년 10월에 예약 주문을 접수하기 시작했고, 드샌티스의 트윗 전에는 31개 디자인 중 가장 인기가 낮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드샌티스의 트윗은 폭증을 불렀고, 8월 1일 현재 1800여개로 올라갔다.

베이커는 "플로리다에서 이 번호판을 갖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 100만 명은 될 것이라 전했다.

플로리다에서는 현재 140개의 스페셜 자동차 번호판 구매가 가능하며, 등록비는 기존 비용에 25달러가 추가된다. 8월 1일 현재 스페셜 자동차 번호판 등록수는 194만8764대로, 주 전체 차량 10대 중 1대꼴로 스페셜 번호판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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