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드샌티스 주지사, '플로리다 2020 피톤볼' 공식 홍보
 

bowl.jpg
▲ 지난 6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플로리다 피톤 챌린지 2020 피톤볼(The Florida Python Challenge 2020 Python Bowl)' 홍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장면.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홈페이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날로 늘어나는 버마산 비단뱀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플로리다 주정부가 10여년 전 부터 일련의 조직적인 비단뱀 퇴치에 노력을 기울여오다 이번에는 뱀 사냥 '슈퍼볼'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6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내 에버글레이즈 인근 타미아미 트레일에서 열린 '플로리다 피톤 챌린지 2020 피톤볼(The Florida Python Challenge 2020 Python Bowl)'(이하 피톤볼) 홍보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 참가자들이 대형 비단뱀들을 잡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7명의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보호 협회(FWC) 위원이 참석한 자리에는 슈퍼볼 마이애미유치위원회(Miami Super Bowl Host Committee) 회장도 합석했고, 드샌티스 주지사는 비단뱀 가죽으로 만든 풋볼을 들어올리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FWC가 주관하는 '피톤볼'은 내년 1월 10일부터 19일까지 열린다.

FWC는 2007년부터 에버글레이즈 지역의 비단뱀 근절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며, 주정부는 2009년부터 날로 증가하고 있는 비단뱀 퇴치를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플로리다 정부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 받은 전문 사냥꾼들이 사시사철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다.

2016년에는 주정부가 뱀 사냥꾼에게 지불하는 보상금을 올리고, 연방정부와 연계해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과 연방소속 부지에서 사냥을 허락한 것이 효과를 내어 평년 수준의 3배인 1500여마리의 비단뱀이 포획됐다.

주정부는 더이상 키우기 힘든 애완용 비단뱀도 수납하고 있으며, 2016년까지 114마리가 거둬졌다. 버마산 비단뱀은 남부지역에서 엄청난 수의 토끼, 고양이, 너구리, 오소리 등을 먹이로 포식,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새나 시라소니 심지어 사슴까지도 먹이로 삼고 있어 생태계 최고 포식자의 자리에 오를 지경이다.
 

cateat.jpg
▲ 고양이를 삼킨 비단뱀 사진을 보여주고 있는 지역 텔레비젼 방송 <채널6>. 고양이의 뼈가 X레이에 잡힌 모습이 보인다.
 

실제로 2011년에 에버글레이즈 지역에서 사살된 버마산 비단뱀 몸통에서 암컷 사슴이 발견돼 화제가 됐다. 무려 15.7피트(478.54cm)나 된 화제의 비단뱀은 76파운드에 달하는 사슴을 잡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몸통이 44인치(111.76cm)로 거대하게 부풀려진 상태였으며, 플로리다 역사상 먹이를 섭취한 후 가장 큰 몸통을 지닌 비단뱀으로 기록됐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생태학자인 스킵 스노우 교수는 비단뱀이 입 안쪽으로 휘어진 날카로운 이빨로 사슴을 물어 제압시킨 뒤 몸통으로 칭칭 감아 그 조이는 힘으로 먹이의 몸체를 부서뜨린 후 섭취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5년에 발생한 사건도 미 전역을 경악시켰다. 13피트(396cm) 길이의 비단뱀이 6피트(183cm) 길이의 악어를 삼킨 뒤 죽은 모습의 사진은 충격 그 자체였으며, 생태계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snakegatorstpete.jpg
▲ 지난 10월 5일 마이애미 에버글래이즈에서 벌어진 비단뱀과 악어의 1라운드 에서는 일단 비단뱀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사진은 뱀의 구부러진 몸통 오른쪽의 파열된 배에서 악어의 꼬리가 삐져 나온 모습을 보도한 <세인트피터스버그타임스> 6일자.
 

비단뱀의 시체는 헬리콥터를 타고 에버글레이즈를 돌던 헬리콥터 조종사와 한 야생연구가에 의해 발견됐었다. 당시 악어의 몸통 뒷부분과 꼬리는 비단뱀의 배 부분에서 완전히 빠져 나와 있었으며 악어의 머리와 상체는 여전히 뱀의 위속에 들어있던 상태였다.

플로리다에 서식하는 비단뱀 수는 30만마리 이상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 비단뱀은 남쪽으로는 플로리다 반도 남단 지역인 키 라고부터 북쪽 록사해치 국립야생보호지역(팜비치카운티)까지 서식하고 있다.

집에서 키우던 애완동물, 생태계 위협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버마산 비단뱀이 에버글레이즈까지 침범해 들어온 것일까.
버마산 비단뱀은 이를 애완동물로 키우던 주인이 30여 년전 에버글레이즈에 풀어놓고 간 후 적절한 환경탓이었는지 점차 번식했고,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서식중인 악어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야생생물학자인 와실레우스키는 “사람들은 새끼 파충류를 아무 생각 없이 사지만 1년정도 지나 이들의 몸집이 불어나면 그때서야 겁이 나 동물원에 가져가기도 한다" 며 "그러나 동물원에서는 집에서 키우던 동물을 받아주지 않아 결국 에버글레이즈와 같은 늪지에 놓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버마산 비단뱀의 행태는 외래종 생물이 빚어내는 문제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에 버려지고 있는 이구아나들은 열대화초들을 마구 먹어치워 열대식물학자들에게 골치거리가 되고 있으며, 10-20피트 정도의 비단뱀은 어린이들을 위협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실제로 2009년에는 올랜도 북서쪽 섬터 카운티에 위치한 조그마한 도시인 옥스포드에서 2세 여아가 알비노 버마산 비단뱀에 의해 칭칭 감겨 질식사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여아의 머리와 팔 등에 여러개의 뱀 이빨 자국과 피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뱀이 여아를 먹이로 삼고자 한 것 같다고 밝혔다.

FWC에 따르면 플로리다에 빠른 속도로 퍼지는 외래종 물고기와 야생물은 500종이 넘는다. 여기에는 이구아나, 버마산 뱀, 라이언피시, 자이언트 아프리카산 달팽이 등 독특한 동물들 외에 각종 식물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 외래종은 토종 생물들의 지위를 침범할 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더 나아가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한다.

<박스기사>
'야생동물의 왕국' 에버글래이즈 국립공원은 어떤 곳?

에베글래이즈 국립공원(Everglades National Park) 은 플로리다 마이이애미 서쪽의 평원과 정글 및 늪지대로 구성된 아열대 자연 생태공원이다. 공원의 크기는 150만 에이커로 제주도 크기의 약 3.3배에 해당되지만, 전체 에버글래이즈 자연보호구역은 공원의 7배에 해당하는 광대한 넓이를 갖고 있다.
 

ever4.jpg
▲ 공중에서 본 에버글래이즈 국립공원 (내셔널 파크 홈페이지)
 

이곳에는 150여종의 식물과, 40종 이상의 포유동물, 350종 이상의 새 종류, 그리고 50종이상의 파충류와 20여종의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다. 연 관광객은 평균 120만명 정도이며, 자연보호를 위해 개발이 극히 제한되고 있다.

미국 역사가들은 이 지역에 11,000년전에 원시종족인 글래이즈 족이 살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미국령이 되기 전에는 파하요키, 미코스쿠이, 새미놀 인디언 종족들이 살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이 지역에는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인디언들이 거주하며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이 공원은 1934년 5월 30일 처음으로 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1947년 12월 6
일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절 미국 최초의 자연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1992년 허리케인 앤드류가 마이애미 지역을 휩쓸면서 에버글래이즈 공원도 크게 훼손되어 수많은 동식물들이 죽어 생태계에 변화가 일기도 했다. 이때문에 미 의회는 생태계 복구를 위해 8백만불을 긴급 지원했으며, 유네스코는 위험에 빠진 세계 문화유산 으로 지정하여 특별 보조금 지원과 아울러 전문가들을 파견하기도 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9437 캐나다 女환자에 '부적절한 진료'한 가정의, 3개월 정직 file 밴쿠버중앙일.. 24.03.20.
9436 캐나다 “추방중단,정규화 하라!”… 이민자 권익 위한 대규모 집회 열려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9.
9435 캐나다 이승만대통령 기념관 '서부 캐나다 발대식' 성료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9.
9434 캐나다 6세 미만 월 650달러 ‘아동 수당’ 20일 지급 시작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9.
9433 캐나다 한인사회, 노인 돌봄 대책 절실하다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6.
9432 캐나다 BC북부 중단된 파이프라인 건설 기사회생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6.
9431 캐나다 UBC 인근 주택서 의문의 사망사건 발생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6.
9430 캐나다 ‘도둑취급 불쾌 vs. 도둑방지 대안’ 쇼핑스캔 논란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5.
9429 캐나다 써리 묵은 숙원 ‘72애비뉴’ 4차선으로 뻥 뚫린다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5.
9428 캐나다 임신부 필수 영양제 엽산 “용량초과 리콜”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5.
9427 캐나다 한해 3만명 암 진단… 주수상 “혁신적 암 치료 확대 강화”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2.
9426 캐나다 캐나다 은행 산업의 새로운 도약, 오픈 뱅킹 시스템의 도입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2.
9425 캐나다 써리 반려동물 묘지, 주거개발로 철거 논란 file 밴쿠버중앙일.. 24.03.12.
9424 캐나다 메타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먹통' 사태, 전 세계적으로 파장 file 밴쿠버중앙일.. 24.03.06.
9423 캐나다 안과질환 노인 환자 2만명 치료 중단 위기 file 밴쿠버중앙일.. 24.03.06.
9422 캐나다 콩나물 교실된 써리 학교들 ‘확충 시급’ file 밴쿠버중앙일.. 24.03.06.
9421 미국 플로리다 주택 폭풍 대비 보조금, 더 이상 '선착순' 아니다 file 코리아위클리.. 24.03.05.
9420 미국 플로리다 오염원-양로 시설 소유자 등 고소 어려워 질 듯 file 코리아위클리.. 24.03.05.
9419 미국 플로리다 주 의회, 배양육 재배 및 판매 저지 입법화 file 코리아위클리.. 24.03.05.
9418 미국 올랜도 유니버설, 새 테마공원 '에픽 유니버스' 정보 공개 코리아위클리.. 24.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