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구매 21세, 반 자동소총 개조 금지, 학교 직원 총기 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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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릭 스캇 플로리다 주지사가 9일 총기 구매 연령을 상향 조정한 총기 규제법에 서명함으로써 플로리다주는 총기법과 관련해 십수년만에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사진은 올랜도지역 한 대형 잡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총기류.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릭 스캇 플로리다 주지사가 9일 총기 규제법에 서명함으로써 플로리다주는 총기법과 관련해 십수년만에 획기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지난달 14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브라워드 카운티 파크랜드시 소재 머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의 이름을 따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공공안전법(Marjory Stoneman Douglas High School Public Safty Act)'이라 명명한 법안은 총기 구매 연령을 21세로 상향 조정하고 구매 승인을 받는데 3일간의 대기 기간을 두도록 했다. 플로리다주의 기존 규정은 자동소총 구매 가능 최소 연령이 18세, 권총은 21세로 되어 있다.

또 반자동소총을 개조하는 부품인 범프 스톡(bump stock)의 판매 및 소지를 금지하도록 했다. 범프 스톡은 다량의 탄환을 연속 발사하는 완전자동 사격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이다.
법안은 또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칠 만한 이들의 총기 구매를 금지했고, 법집행기관의 재량권을 높여 폭력 위협 인물에게서 총기와 탄약을 압수할 수 있게 했다.

이같은 총기 규제법은 스캇 주지사가 전미총기협회(NRA)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NRA는 스캇 주지사의 서명 이후 바로 연방법원에 법 발효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플로리다 총기 규제법이 21세 이하 연령에 총기 구매를 금한 것은 '무기휴대의 권리'를 규정한 수정헌법 2조를 침해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주지사가 서명한 법안에는 학교 경찰관 증원, 학교 정신건강 프로그램 강화, 일부 학교 직원 총기 무장 허용 등이 포함됐다.

파크랜드 총기 난사 사건에서 학생들을 구하고 숨진 학교 코치의 이름을 따 '코치 애런 파이스 가디언 프로그램(Coach Aaron Feis Guardian Program)'이라 명명한 법안은 교내 특정 직원들의 총기 무장을 허락하는 것이다. 교내 총기 소지는 사전에 교육구와 셰리프 오피스 승인이 필요하고, 예비 무장 직원은 특정 훈련을 받아야 한다. 교내 무장 직원은 공권력은 없지만 공격적 행동을 예방하거나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는 총기 소지가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코치직을 겸하고 있는 교사나 교내 업무를 수행하는 교직원에 한해 총기를 소지 할 수 있게 했다.

스캇 주지사는 지난달 23일 총기법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힘은 공권력을 키우는 것으로 해결하고, 교사는 가르치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며 교사 무장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새 가디안 프로그램이 교육구의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주지사 동의를 어렵지 않게 획득했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평했다.

"새 가디언 프로그램은 또다른 사고 유발한다"

새 가디언 프로그램은 플로리다주 대형 교육구의 교육청장들과 학부모들의 반대로 주의회 논의에서 진통을 겪었다. 프로그램 반대측은 교내 총기 증가가 안전을 도모하기 보다는 또다른 사고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탬파베이타임스>는 플로리다주 일부 학교에서 직원의 비정상적인 행동이 문제가 된 19건을 추려내 10일 보도했다. 일례로 ○○카운티 고등학교의 가이던스 카운셀러는 "자신이 총이 있다면 행정 직원을 쏘아버렸을 것"이라며 격분했다. 또 ○○카운티 한 중학교의 교장 보조는 학교 여직원의 머리를 세게 떼린 행동으로 교육구에서 조사가 나오자, 이를 제보한 증인을 향해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사용했다. 문제의 교장 보조는 여전히 교사증을 지니고 있다.

플로리다주 교사 노조는 주지사의 서명을 되돌이킬 수 없지만 총기법 관련 프로그램 펀딩을 거부하도록 하는 서신을 주지사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리다주 교육협회(FEA) 역시 가디언 프로그램을 이익보다는 해가 되는 제도로 규정하고, 교내에서 총기를 소지하는 직원이 20만명을 헤아리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주의회는 가디안 프로그램에 6700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다. 스캇 주지사는 일부 교육구의 거절로 인한 잉여 예산은 교육구가 경찰 인력을 고용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주의회와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경찰 신규 채용 예산은 9550만달러로 거의 1억달러에 육박한다. 파크랜드 총기 난사 사고 이후 주정부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플로리다주 공립학교들은 교내 경찰을 증원하는 데 대부분 찬성의사를 보였다. 경찰수가 늘어날 경우 현재 1600명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플로리다주 총기 규제법 통과를 계기로 교사 무장을 원하는 주에 무기 훈련을 지원할 목적으로 각 주와 협력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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