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한국 청년들 “꿈을 잃다” – 모니터링 강화 돼야

호주 취업 444명 ··· 단기·중장기 부족직업군으로 나아가야

 

한국 정부의 해외 일자리 창출 사업인 ‘케이무브(K-MOVE)’를 통해 호주로 온 한국 청년들이 임금착취 및 사기 등에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한인사회도 충격에 빠졌다.  

지난 해 3월 호주에 입국한 이 모씨는 호주 수영 자격 취득 및 연수 과정에서 사기를 당했다. 이씨는 순천대학교와 연계된 시드니 한인 수영 업체에서 연수를 받아 수영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을 알선 받는 과정이었는데, 실제로는 허위 자격증을 발급 받았으며, 취업 여건은 제시된 조건과는 달랐으며 허위 급여 명세서까지 발급된 것을 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달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SBS 한국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씨는 “모두 6명이 연수를 받으러 왔다. 연수를 받고 취업 알선까지 받는 거였다”며 문제가 된 허위 자격증에 대해 “학교 측을 통해 사본을 받았다“며 “1년 동안 자격증을 받지 못해 (호주한인수영업체) 대표에게 5번 이상을 말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나중에는 재신청에 들어갔다고 했다. 수령지를 바꾸려고 자격증발급업체에 전화를 했더니 등록된 한국 학생은 없다는 말을 들었고 사본을 보내니 오래된 버전으로 ‘가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 씨는 “연수 온 6명 중에서 3명은 한인수영업체에서 일을 했다. 3명은 취업을 안 했는데 학교 측에선 공단에서 전화가 오면 취업을 했다라고 말하라고 강요를 받았다. (산업인력공단측으로부터 받는)사업금 때문인 거 같다”며 “또 받은 급여가 한 달 $600여서 다른 일을 하며 호주 생활비를 충당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에 제출된 한인수영업체 급여명세서에는 한 달에 $1500로 적혀 있는 걸 확인했다”고도 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순천대와의 약정을 해지했으며 정부 보조금은 일부 환수될 예정이며 현재 순천대 및 호주 알선 기관에 대해 형사 고소 접수해 진행 중”이라고 본지에 밝혔다. 또 시드니에서 수영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수영업체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미 지난 해 말엔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국회의원은 ‘케이무브’의 지원을 받아 한국 청년들이 취업한 호주 기업 241곳 중 최소한 10곳은 호주 노동법 위반으로 호주 당국에 제재를 받거나 조사 대상에 있다고 밝혔다. 업주들이 학생들에게 ‘연수’라는 명목으로 자의적으로 법정 최저 임금 미만을 지급한 것이 적발된 주요 내용이었다.

케이무브 프로그램은 한국 정부부처와 민간기관이 협력해 한국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사업으로 해외취업연수, 해외취업알선, 해외취업정보제공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올해 4월까지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 취업 사업을 통해 호주에 취업한 한국 청년은 444명이다. 호주에선 케이무브 사업에서 주로 워킹홀리데이 비자가 쓰이고 있다.

호주 한인청년 커뮤니티 코와이 관계자는 “케이무브로 호주를 찾는 한국 청년들이 많다. 임금이 높은 호주에선 ‘임금 착취’가 사회의 주요 이슈다. 한국에서 오는 청년들은 쉽게 이런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며 “‘케이무브’는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걸 믿고 온다. 하지만 현장에선 이중 계약을 맺기도 하고 또 학생이 받아야 할 취업 관련 계약서를 에이전시에서 보관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어느 회사에 가는 지도 모르고 오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케이무브를 운영하는 부처가 여러 곳에 있어 자기 부처 소관이 아니라고 해 해결책을 찾는 것조차 어려운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케이무브’ 프로그램이 실적위주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토대를 마련하지 못하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국 청년들의 호주 취업 상황을 분석 중인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윤동열 교수는 “호주의 경우엔 해외 인력에 적극적이다. 최근 비자 제도가 강화됐지만 단기, 중장기 부족직업군이 명확하게 있다. 청년들이 도전할 수 있는 부문이 있다”며 “케이무브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한국 청년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실질적으로 모니터링이 강화돼야 한다”며 “교민사회 네트워크와 공관, 코트라, 주요 기업 등이 함께 하는, 호주에서 적합한 모델을 고안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인사회의 한 동포는 “한인업체 중 (케이무브 프로그램을 이용해)사업 잇속만을 챙기는 경우를 여럿 봤다”며 “개인에겐 굉장히 중요한 기회다. 호주에 와 한국 청년들이 제대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한인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정확한 정보 제공도 한 방법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호주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http://topdigital.com.au/node/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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