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인 이민역사가 반세기의 문턱을 넘어섰다.  그 사이 한인 사회도 성장해 현재는 한인 인구가 18만 여명(2016년 기준)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톱 미디어에선 ‘호주한인사회 현주소‘시리즈를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 상황을 고찰하는 과정을 통해 다 함께 고민을 나누며 미래로 나아가는 마중물을 마련하고자 한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편집자주>

 

호주사회 전체가 역대급 ‘부동산 붐’을 누리면서 건설업계 역시 전례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이에 타일업계도 성장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한인사회의 타일업계 또한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타일업계는 한인사회에서 청소업과 함께 호주 메인 스트림에서 부가 가치를 만들어내는 주요 업종으로 중심축이 돼 왔다. 안일환 한인타일협회장, 노사관계전문학자 신준식 박사, 이성도 전 한인타일협회 임원과 함께 ‘한인사회 타일업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톱 미디어가 마련했다.

 

■한인 타일 종사자 5000여 명 추정 - “성장기이지만 여러 난관 놓여 있어

타일업계를 연구해 온 신준식 박사는 현재 상황을 “퇴보기 속에서 건축 붐으로 다시 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현장에서 보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어요. 1-3년 기술을 익히면 하루 임금이 $350-$400에 달해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죠.”

하지만 여전히 한인 인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우려다.

안일환 한인타일협회장은 “호주에서 집을 워낙 많이 짓고 있어 현재 사람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그 인원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가 고민이다. 결국엔 한국에서 와야 하는데 비자 문제가 걸려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성도 전 한인타일협회 임원은 “현재 한인타일업은 초년기를 지나 성장기에 처해있다”며 “호주 전역 한인 타일 종사자 수는 대략 50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종사자들의 가족까지 감안하면 한인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문이다. 숫자가 늘어날수록 파급효과도 커질 것이라 본다”고 언급했다. 특히 한 업종으로 쏠리는 경향은 이민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신 박사는 “언어문제, 인맥관계 등으로 이민자들이 한 군데서 일을 잡으면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타일업계의 경우 무조건 덤벼 붙는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랫동안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몇 년 고생하면 뭔가 할 수 있겠다란 생각에 이민자들이 몰리는 직종이다”라고 언급했다. 

신준식 박사 “성장기 맞아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발판 마련해야”

 

 

■기술력 생산성 뛰어나 – “원청업체 부족아쉬워

호주의 타일업계는 건설 호황과 함께 발전해왔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 호황으로 호주에 많은 인력이 필요할 당시 영국, 북유럽 사람들에 이어 1950년대 이탈리아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타일업계를 이끌고 나갔다.

한인들이 본격적으로 타일업계에 진출한 건 1980년대 중반부터다. 이후 한국의 IMF 사태(1997년), 시드니 올림픽(2000년) 당시 한인들이 대거 호주로 들어오면서 타일업계에 한인들의 역할이 커졌다.

안 회장은 “한인이 뛰어난 기술력과 생산성으로 타일업계에서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게 됐고 지금도 이를 인정받고 있다”며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중국계, 아프카니스탄계의 추격 또한 만만찮다”고 말했다.

이 전 임원은 “타일업계는 피라미드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한인 원청업체들이 많이 나와줘야 한다. 지금 3-4개의 굵직한 회사들이 있지만 그 숫자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박사 또한 “원청업체들이 많아져야 고용창출이 뒤따른다”며 “한인들이 타일업계에서 인력 부문에선 큰 뒷받침을 하고 있는데도 그 위로 가면 세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안일환 한인타일협회장  “인력 부족한 상황, 다양한 방안 모색 중”

 

■노동조합에 우리 목소리 내야한국식의 구조적 문제 고민해야

2000년대 초반 호주노동조합에서 한인 타일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는 중요했었다. 신 박사는 더 나아가지 못한 이유로 “노동조합의 자체적 문제도 있었다.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내야 하는데 점점 그 사이가 괴리돼 갔고, 또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마치 개인의 보험 정도로만 치부하는 회원들의 인식도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는데 일부 작용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특히 타일업계에선 노동조합이 단가, 임금 등을 결정짓는 기업협약을 맺기 때문에 우리 목소리를 반영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전 임원은 “노동조합이 우리의 권익을 지켜줄 것이라는 기대감 대신 이제는 스스로 지켜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건설 호황으로 다시 타일업계에서의 한인이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신 박사는 “내부 문제의 해결도 중요하다”며 “타일업계에서 한인이 진출하면서 ‘소사장’이라는 특별한 중간 단계가 생겼다. 물론 시장에서의 요구도 있었고, 성장을 하는데 있어 기여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로 인해 한인 ‘소사장’들끼리의 경쟁 관계가 부정적인 부분을 낳기도 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인력 확보에 중점을 뒀다. 안 회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정체기다. 향후 정부 정책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지금 시급한 건 인력 확보”라면서 “457비자가 없어지고 새로운 비자(482비자)로 대체됐다. 타일이 부족직업군에 있지만 (영주권 받을 수 있는)상황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안 회장은 “타일업계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유학생이거나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이다. 이들이 돌아가면 기술이 사라지는 거다. 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한인 사회 전체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청년실업’과 연관해 한국에서의 인력 확보도 고려 중이다. 우선 코트라(KOTRA) 취업박람회에 참여를 할 계획이다. 향후 이와 관련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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