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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디고 은행의 ‘커뮤니티 뱅크 프로그램’에 따라 설립된 벤디고 한인은행은 ‘한인사회의 자본을 집중함으로써 커뮤니티 공동의 이익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한인 동포들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한인사회 자본 집중, 공동 이익 위한 프로젝트 추진 기반

‘벤디고’ 본사의 지역사회 위한 '커뮤니티 뱅크 프로그램'으로 가시화

 

벤디고 한인은행 설립은 지난 2001년 ‘벤디고 한인지점 설립추진위원회’(추진위)가 구성되면서 시작됐다.

그해 7월 추진위는 벨모어(Belmore) 소재 RSL 클럽에서 약 400명의 교민이 참석한 가운데 공개 설명회를 갖고 한인은행 설립을 가시화했다. 이를 주도한 이가 당시 재호한인상공인연합회(The Korean Chamber of Commerce & Industry in Australia) 회장직을 맡고 있던 성기주 전 회장(2004년 작고)이다.

성 전 회장은 빅토리아(Victoria) 주 기반의 벤디고 은행이 특정 지역사회를 위한 ‘커뮤니티 뱅크’를 선보이고, 이것이 빅토리아 주를 벗어나 호주 전역으로 확대되어 가는 것에서 한인 커뮤니티 뱅크 개설을 통해 한인 동포사회의 경제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인 동포들을 위한 설명회에서 벤디고의 ‘커뮤니티 뱅크’ 시스템과 함께 한인사회 금융기관의 필요성 역설은 상당히 좋은 반응으로 나타났다. 공개설명회에 이어 추진위가 성인 한인동포들을 무작위로 추출해 실시한 ‘지역공동체은행 설립 타당성’ 조사 결과는 대다수가 한인 금융기관에 공감한다는 반응이었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전체 대상자(개별 응답자 782명, 개별 인터뷰 67명) 중 90%가 벤디고 한인은행 개설시 기존 은행계좌(개인 계좌, 주택융자, 비즈니스 계좌, 퇴직적금 등)를 한인은행으로 이전하겠다고 답변, 상당히 높은 지지를 보낸 것이다.

또한 계좌를 옮기는 주된 이유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의 필요성,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 발전이 이익이 된다는 점을 꼽았다.

추진위는 이 조사 내용을 기반으로 한인은행이 개설될 경우 월별 첫 손익분기점은 빠르면 개설 10개월 이내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벤디고 은행이 선보이는 금융상품들이 대체적으로 적절하고 다른 주요 은행의 여러 상품들과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2002년 초 추진위는 벤디고 은행으로부터 한인 커뮤니티 뱅크 개설에 대한 최종 인가를 거쳐 한인은행 개설에 대한 계약을 마무리했고, 또한 호주 증권거래위원회(Australian Securities and Investments Commission)로부터 주식공모 승인을 얻었으며, 이를 위해 ‘Korean Community Financial Services Limited’(KCFLS)를 설립했다. 이어 대교민 투자 설명회와 함께 주식공모를 시작한 KCFLS는 당초 목표액인 60만 주의 주식을 수월하게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KCFLS는 한 사람 또는 그 직계 가족이 전체 주식의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함으로써 소수 대주주의 전횡이라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했다.

“호주 한인 커뮤니티가 제1금융기관인 은행을 갖게 되는 것으로, 한인사회의 자본을 집중함으로써 커뮤니티 공동의 이익을 위한 대형 사업 프로젝트를 계획, 추진할 수 있으며 한인 고용창출, 한인 고객에 맞는 은행 서비스 및 은행상품의 개발 또한 가능할 것이다.”

주식공모를 시작하면서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던 성기주 전 회장은 벤디고 한인은행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벤디고 한인은행 설립 추진 배경, 그리고 소수민족 커뮤니티인 한인사회 자체 금융기관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 벤디고 ‘커뮤니티 뱅크 프로그램’은...

벤디고 은행이 지난 1998년 시작한 것으로, 호주 금융계에서 아주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다. 간단하게 말해 지역 커뮤니티에서 명망 있는 주주들이 자금을 확보한 뒤 벤디고 은행 지점을 개설하되 모든 오퍼레이팅은 벤디고 본사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은행 본사가 직접 지점을 개설하지 않고 지역민들에게 독립적으로 지점을 개설, 운영하게 함으로써 이를 통해 발생되는 이익금을 지역사회 발전에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벤디고 한인은행의 개설은 이 프로그램에 따라 설립된 것으로, 한인 주주들이 설립한 금융기관이지만 모든 금융거래 관련 감독은 본사와 호주 관계기관의 감독을 받음으로써 고객의 금융자산 안전을 최우선으로 담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호주 메이저 은행들이 지점운영 비용을 앞세워 수익이 적은 지역 지점을 폐쇄하거나 인근 지점과 통합하는 추세에서 출발했다. 지점이 폐쇄된 지역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기에 이 틈새를 파고든 전략인 셈이다. 한인은행도 바로 이런 취지에서 출발했으며 다만, 지역 커뮤니티보다는 특정 소수민족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벤디고 커뮤니티 뱅크 프로그램의 첫 사례로 꼽힌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다음호 <기획- 벤디고 한인 커뮤니티 은행③ / 커뮤니티 은행 정책 과정>에서 이어짐.

 

▲이 기획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취재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취재에 협조하여 주신 벤디고 한인은행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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