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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한인동포 최대 비즈니스 지역인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에 자리한 벤디고 한인은행. 빅토리아(Victoria) 주에 본점을 두고 있는 벤디고 은행(Bendigo and Adelaide Bank Limited)의 ‘커뮤니티 뱅크’(Community Bank) 프로그램에 따라 독자적 운영권을 갖고 90% 이상의 동포 고객들에게 제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인 사업자들이 일궈낸 16년의 결실, 한인사회 환원으로

‘Bendigo Community Bank’ 프로그램으로... 독립적 운영권 확보

 

지난 2002년 6월,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당시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에 문을 연 벤디고 한인은행(Bendigo Strathfield Community Bank)이 올해로 16년을 맞는다. 그 사이 벤디고 한인은행은 예금 9천만 달러, 대출 1억1,500만 달러, 기타(퇴직연금, 은행보증서) 500만 달러로, 애초 목적인 ‘영업 이윤의 한인사회 환원’을 실현하고 있다. 특정 소수민족 커뮤니티 지점으로, 한인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운영권을 갖고 있는 벤디고 한인은행은 설립 이후의 힘겨운 과정을 극복하고 호주 한인 이민자 그룹의 보다 공고한 경제적 기반을 지원할 수 있는 자체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벤디고 한인은행의 설립과정과 커뮤니티를 위한 역할 등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시드니에서 20년 넘게 안정적으로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해 오던 한인동포 A씨는 이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투자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 과정이 길어지면서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기존에 거래하던 메이저 은행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의 재정 상황을 파악한 거래은행이 대출을 막은 것이었다. 그런 A씨가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린 곳이 벤디고 한인은행이었다. A씨의 사정을 듣고 그의 비즈니스 상황을 파악한 벤디고 한인은행 측은 현재의 재정적 고비만 넘기면 A씨가 충분히 사업을 영위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벤디고 한인은행의 ‘재량’으로 무담보 대출을 제공했다.

은행 측의 판단은 빚나가지 않았다. 벤디고 한인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A씨는 급한 재정 고비를 넘겼고 안정적 시업 기반을 닦았으며, 얼마 가지 않아 은행으로부터 받은 융자를 전액 상환했다. “벤디고 한인은행이 설립된다고 할 당시만 해도 우리 지역사회에 하나의 은행 지점이 문을 여는 것 정도로 생각했다”는 A씨는 “이 일을 계기로 ‘커뮤니티 은행’의 필요성을 새롭게 인식했다”고 말한다. 그가 20년 넘게 거래하던 메이저 은행 계좌를 종료하고 ‘벤디고’에 새 계좌를 개설한 것은 ‘벤디고 한인은행’의 지원에 감사한 것도 있지만 보다 큰 이유는 ‘한인 커뮤니티 뱅크’가 실질적으로 한인사회에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건축 관련 사업을 하는 또 다른 한인동포 B씨는 부동산 구입을 위해 새로운 융자가 필요했다. 그의 상황을 파악한 벤디고 한인은행은 B씨가 부동산 구입 대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인은행 측은 B씨가 운영하는 사업 현황과 자금 흐름 등을 고려해 볼 때, 대출을 제공하더라도 충분히 상환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벤디고 은행 본점에 이를 납득시켜 대출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B씨는 기존의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었으며, 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지역 공동체 기반,

해당 커뮤니티서 독립 운영

 

시드니에서 학업을 이어가던 동포 C씨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학자금 융자 조건이 안 되어 학업을 계속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C씨의 상황을 알게 된 벤디고 한인은행은 그에게 무담보 대출을 제공,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했고, 학비 부담을 덜게 된 C씨는 본인의 전공에 충실해 지금은 전문 직업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Community Bank’로 문을 연 벤디고 한인은행은 애초 계획과 달리 안정적으로 자리잡기까지 수차례의 어려운 과정을 견뎌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벤디고 한인은행은 터뮤니티 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때론 ‘위험한 판단’에서도 과감한 지원을 이어 왔다. 때론 그 ‘위험한 판단’이 현실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지역 공동체를 바탕으로 해당 커뮤니티 발전과 성취의 기쁨을 함께 공유한다’는 기본 목표에 충실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리고 설립 16년을 맞는 지금, 벤디고 한인은행은 한인 이사회가 독점 운영권을 가진 한인사회 자체 은행으로서 고객 6천 명(90%가 한인 동포), 세후 수익 30만 달러를 넘기며 주주 배당금 외 연간 5만 달러 이상을 한인사회에 환원하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

 

 

■ 벤디고 은행(Bendigo Bank)은...

 

벤디고 은행은 1858년, 호주에서 맨 처음 금광이 개발된 빅토리아(Victoria) 주 벤디고(Bendigo)에서 이 지역 금광 산업 개선을 위한 주택금융조합(building society)으로 시작됐다.

이어 7년 뒤인 1865년 ‘Bendigo Mutual Permanent Land and Building Society’라는 이름으로 재편성한 뒤 다른 금융조합인 ‘Eaglehawk Star’를 인수하면서 기반을 확대했으며 1900년대 들어서는 Sandhurst, Sunraysia, Sandhurst Trustees Ltd, Capital and Compass building societies 등을 합병하면서 금융기관으로서의 확고한 기반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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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주에 자리한 벤디고 은행 본점(Head Office). 1800년대 중반, 벤디고 타운의 금광개발과 함께 금융조합으로 문을 연 벤디고 은행은 호주 제1금융권 가운데 다섯 번째의 자산 규모를 갖고 있다.

 

지난 2007년 벤디고 은행은 퀸즐랜드 은행(Bank of Queensland)의 합병인수를 거부하고 남부호주(SA) 기반의 애들레이드 은행(Adelaide Bank)을 인수했으며, 2008년 3월31일부로 회사명을 ‘Bendigo and Adelaide Bank Limited’로 변경했다.

오늘날 벤디고 은행은 총자산 710억4천만 달러, 160만 명 이상의 고객, 전국 지점 657개(벤디고 지점 182개, 커뮤니티 뱅크 316개), 호주 증권거래소(Australian Stock Exchange. ASX)의 상장기업 리스트 70위, 호주 시중은행 가운데 4대 메이저 은행에 이은 다섯 번째 자산규모를 가진 은행으로 성장했다.

특히 벤디고 은행은 1998년 시작된 ‘커뮤니티 뱅크’(Community Bank) 프로그램을 통해 주요 은행 지점이 없는 지역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은행 수익의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큰 인기를 얻었으며 금융기관으로서의 성장에 큰 기반이 되고 있다.

2002년, 시드니 한인동포들의 주요 비즈니스 기반인 스트라스필드에서 문을 연 벤디고 한인은행 또한 벤디고의 ‘커뮤니티 뱅크’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며, 특히 지역사회의 특정 소수민족 커뮤니티를 기반을 한다는 점에서 벤디고 커뮤니티 뱅크 프로그램의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다음호 <기획- 벤디고 한인 커뮤니티 은행② / 커뮤니티 은행의 시작>에서 이어짐.

 

▲이 기획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취재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취재에 협조하여 주신 벤디고 한인은행에 감사드립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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