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차우착 윙).jpg

호주의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차우 착 윙(Chau Chak Wing)씨가 전 유엔 사무총장 존 애쉬(John Ashe)에게 뇌물을 전달한 ‘CC-3’(3명의 공범을 뜻함) 중 한 명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이는 자유당 소속 앤드류 헤이스티(Andrew Hastie) 의원이 의회 면책특권을 이용해 밝힌 것이다. 사진은 NSW 주 중국-호주 비즈니스 카운슬 후원자로 나선 차우 착 윙씨(오른쪽).

 

자유당 의원 밝혀... 미 법원 기소장에 명시된 ‘CC-3’ 중 하나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중국계 호주 사업가들이 정치-교육계에 엄청난 자금을 지원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가 중국계 부동산 개발업자들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호주 정보당국인 ASIO(Australian Security Intelligence Organisation)가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전에도 ASIO는 자유당, 노동당 및 국민당 일부 의원들에게 중국계 사업가들로부터 받는 정치 후원금에 대해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당시 이를 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주요 인물로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차우 착 윙(Chau Chak Wing)씨와 후앙 시앙모(Huang Xiangmo)씨를 언급한 바 있다.

이 주요 인사 가운데, 차우씨가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존 애쉬(John William Ashe)에게도 뇌물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당 앤드류 헤이스티(Andrew Hastie) 하원의원이 의회 면책특권(Parliamentary privilege)을 사용해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한 것이다.

금주 수요일(23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양원 합동 정보-보안 위원회(Parliamentary Joint Committee on Intelligence and Security, PJCIS) 위원장이기도 한 헤이스티 의원은 전날(22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15년 10월 적발된 제68차 유엔총회 존 애쉬 사무총장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차우 착 윙씨가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 시민권을 가진 차우씨는 지난 10여년 간 자유당 및 노동당에 거액의 정치후원금을 제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애쉬 전 의장은 마카오의 부동산 개발업자 응 랍셍(Ng Lap-seng)씨를 포함한 중국 기업인들로부터 13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이로부터 1년 뒤인 2016년 6월22일, 그는 뉴욕 북부 돕스페리(Dobbs Ferry)에 소재한 자택에서 돌연 사망했다.

헤이스티 의원에 따르면 차우씨가 전달한 금액은 20만 달러다. 그는 해당 뇌물사건의 법원 기소장에 기재된 ‘공모자 세 명’이라는 뜻의 CC-3(Co-Conspirator 3)를 언급하며, 최근 유엔 당국과 만나 정치계에 일어나는 간첩행위와 외국의 간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오랫동안 추적해왔던 나머지 한 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차우씨는 유엔 전 사무총장 존 애쉬에게 뇌물을 제공한 3명 중 하나”라고 못박았다.

헤이스티 의원은 “이는 국가적 관심사이며, 호주 국민들 그리고 연방의 민주적 전통과 가치, 즉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내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의무라고 믿기에 이 같은 내용을 함께 나누게 됐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헤이스티 의원은 이날 의회에 ‘민감한 자료’라고 분류된 미국 주 정부기관의 2007년 외교 전문을 제시하며, “차우씨는 중국 공산당 및 연합전선(United Front)과도 폭넓게 연계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CC-3의 한 명이 호주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면서 “2004년부터 호주 정치인들에게 400만 달러, 호주 소재 대학교에 45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설명했다.

헤이스티 의원은 이어 “CC-3의 뇌물수수 사건을 보도해 온 호주 언론들은 이들에게서 고소를 당했다”고 말한 뒤 “명예훼손 소송은 법원이 해결할 일이지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명예훼손 사건들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서구 민주주의에 미치는 중국의 전반적인 영향력에 대해 비판하며 “현재 중국 공산당이 호주의 언론과 대학 및 정치적인 절차와 공적 토론에까지도 은밀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헤이스티 의원의 폭로와 관련해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는 “해당 이슈는 오래된 사건이기에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다”고 일축한 뒤 “이런 일로 헤이스티 의원이 의회 면책특권을 사용할 줄 몰랐다”고 비난했다.

스티브 사이보(Steve Ciobo) 무역부 장관 또한 “의회 면책특권을 사용할 때에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미디어와 대중들이 그(헤이스티 의원)가 이를 잘 고려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회 면책특권은 의원들이 명예훼손의 위험 없이 의회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과거 차우씨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 및 ABC 방송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차우착 윙).jpg (File Size:57.5KB/Download:14)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117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랜드윅 소재 저택, 897만 달러 낙찰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9.
4116 호주 전 세계 긴장시킨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델타’만큼 확산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5 호주 유학생 및 여행자 호주 입국 허용, '오미크론 변이'로 2주 연기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4 호주 논란 많은 ‘자발적 조력 죽음’, NSW 주에서 합법화 가능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3 호주 연방정부, 동성애 학생 및 교사 등 보호 위한 ‘종교차별 금지 법안’ 발의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2 호주 NSW 주 정부, 접종률 95% 이후의 COVID-19 제한 완화 로드맵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1 호주 ‘living with COVID’ 전환 국가들, 호주 당국에 주는 조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0 호주 연방정부의 ‘긍정적 에너지 정책’, 공공 캠페인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9 호주 주택가격 상승률 높은 시드니 지역은... 브론테, 연간 55.1% 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8 호주 호주 각 주 도시에서 주택가격 저렴하고 살기 좋은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7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늘어난 매물로 예비 구매자 선택 폭 넓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6 호주 호주인 특유의 유머가 만들어낸 ‘Strollout’, ANDC의 ‘올해의 단어’에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5 호주 정부, 한국 등 여행자 포함해 유학생-숙련기술 근로자 받아들이기로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4 호주 12세 미만 아동 백신접종 필요성은 ‘감염위험 및 전파 가능성’ 때문...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3 호주 밴 차량서 장기간 생활 호주 여성 증가,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2 호주 아시아 태평양 여행-관광산업 회복, 전년 대비 36% 이상 성장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1 호주 팬데믹 상황이 가져온 호주인의 지방 이주, 변혁적 아니면 일시적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0 호주 코로나 팬데믹 20여 개월 500만 명 사망... 실제 사망자는?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9 호주 봅 카 전 NSW 주 총리, “안티 백서들의 메디케어 박탈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8 호주 호주인들,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 후 관련 질문 달라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