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타스마니아 1).jpg

타스마니아 북동부, 도싯 카운슬(Dorset Council) 지역의 더비(Derby) 마을이 세계적 산악자전거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개장한 이래 지금은 연간 3만 명 이상의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찾는 명소가 됐으며, 이들로 인한 지역경제 효과는 연 1천500-1천8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 : ‘Blue Mountain Derby Bike Trails’ 페이스북.

 

한때는 고스트타운, 지금은 3만 명의 마운틴바이크 라이더 방문

 

호바트 베리데일 반도(Berriedale peninsula)에 자리한 Museum of Old and New Art(MONA)는 다양한 골동품에서 현대 미술작품에 이르기까지 두루 전시된 미술관으로, 호주에서 가장 큰 개인 미술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2011년 1월 문을 연 이 미술관은 타스마니아(Tasmania) 호바트를 여행하는 이들이 꼭 방문하는 여행 코스로 자리잡았으며, 호바트 지역 경제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ONA’는 짧은 시간에 타스마니아의 주요 명소로 자리 잡았지만 ‘MONA’ 효과가 TAS 북부 지역에까지 미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TAS 북동부의 한 지역이 새로운 ‘MONA 버전’으로 개발되어, 지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종합(타스마니아 2).jpg

현재 총 길이 85킬로미터의 이 코스는 바닥의 흙이 적당한 물기를 머금고 있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더비 타운이 있는 도싯 카운슬은 이 코스를 북동부 해안의 세인트 헬렌스(St Helens) 타운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이 코스 총 길이는 200킬로미터에 이르게 된다. 사진 : ‘Blue Mountain Derby Bike Trails’ 페이스북.

 

지난 2014년, 북동부의 더비(Derby) 지역에 개장한 세계적 수준의 산악자전거 코스 ‘Blue Derby Mountain Bike Trails’가 개장하면서 연간 3만 명 이상의 산악자전거 동호인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더비는 타스마니아 북동부 끝, 바스 해협(Bass Strait)과 면해 있는 도싯 카운슬(Dorset Council)의 내륙 쪽에 자리한 작은 마을로, 1874년 이곳에서 주석이 발견되면서 광산 타운으로 개발됐으며 한때 3천 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기도 했다.

이후 주석 광산이 문을 닫은 후에는 농업 및 임업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는 수십 여 주민이 남아 농업에 종사하고 있을 뿐이다.

도싯 카운슬의 팀 왓슨(Tim Watson) CEO에 따르면 더비 마을을 중심으로 한 산악자전거 코스의 지역경제 효과는 1천500만 달러에서 1천8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왓슨 CEO는 “더비 마을 주민을 위해 카운슬에서 생활필수품을 판매하는 상점 하나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나마 겨울 시즌에는 외부 방문객조차 없어 하루 매출이 100달러도 안 되었다”고 회상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종합(타스마니아 3).jpg

더비(Derby) 마을에 있는 ‘Blue Derby Mountain Bike Trails’ 안내판. 더비에는 산악자전거 여행객을 위한 비즈니스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이런 더비 마을에 몇몇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찾아왔고, 이 일대가 산악자전거 코스로 완벽하다며 카운슬에 개발을 제안하면서 더비 마을은 이제 호주의 가장 유명한 산악자전거 코스 중 하나로 부상했다.

왓슨 CEO는 “처음에는 잘 몰랐기에 자전거 코스 개발에 회의적이었지만 동호인들과 함께 자전거 코스 예상 개발경로를 둘러본 뒤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스 개발의 핵심은 타스마니아 주 정부 삼림부 책임자의 지원이었다. 도싯 카운슬은 연방 정부의 ‘Regional Development Australia Fund’ 250만 달러를 지원받았고 세계적 명성의 산악자전거 코스 디자이너를 고용해 총 길이 85킬로미터의 코스 개발에 착수했다.

왓슨 CEO에 따르면 이 코스를 완성하는 데 310만 달러가 소요됐다. 비교적 많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코스만큼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그는 “좋은 것을 만들어내려면 그만큼 비용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2014년 코스 전체를 개장하자 전 세계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이곳을 찾아왔고, 코스는 물론 주 정부 관리 하에 있는 삼림지대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이들은 이 코스에 ‘hero dirt’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왓슨 CEO는 “자전거 도로의 흙이 지나치게 물기를 머금지 않고 반대로 건조하지도 않아 산악자전거를 타기에 완벽했으며, 이는 이 길을 조성할 때부터 고려했던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Enduro World Series’를 위해 최근 만들어진 코스는 새로운 수준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Enduro World Series’는 내리막길을 제한된 시간 내에 달리는 산악자전거 경주의 하나이다.

NSW 주 기반의 산악자전거 선수인 찰스 피니(Charles Finney)씨는 더비의 ‘Mountain Bike Trails’에 대해 “완벽하게 세계적 수준”이라고 극찬하면서 “뉴질랜드 퀸스타운(Queenstown)과 로토루아(Rotorua), 미국 등지에서 산악자전거를 즐겨보았지만 이곳보다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종합(타스마니아 4).jpg

역사적 타운에서 흥미진진한 미래를 만들어냈음을 보여주는 더비 타운 알림판. 주석 광산으로 번성했다가 거의 고스트타운(Ghost town)이 됐던 이곳은 산악자전거 코스로 개발되면서 타스마니아 여행의 새로운 아이콘이 됐다.

 

“더 이상 부동산 ‘데드존’이 아니다”

 

산악자전거 코스가 만들어지면서 이제 더비는 더 이상 부동산 ‘데드존’(dead zone)이 아니라는 평가이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몰려들면서 이들을 위한 숙박시설과 레스토랑, 자전거 대여업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블어 편의시설 개발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왓슨 CEO은 “지난 18개월 사이 49건의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졌으며 비용으로는 500만 달러에 달한다”며 “이제 이곳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더비에는 30여 숙소가 숙박공유 사이트인 에어비앤비(Airbnb)에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카운슬 측은 더 많은 숙박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산악자전거 동호인인 벤 존스(Ben Jones)와 아내인 아나스타샤(Anastacia)씨는 시드니에서 아예 이곳으로 이주해 숙박업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연방 및 타스마니아 주 정부가 이 지역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보았다”는 존스씨는 “나 역시 이곳에 투자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존스씨 또한 “블루 더비(Blue Derby Mountain Bike Trails)는 아주 특별한 코스”라고 평가했다.

 

종합(타스마니아 5).jpg

‘Blue Mountain Derby Bike Trails’을 찾은 산악자전거 전문가들은 전 세계 어느 코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빼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벅 깁슨(Buck Gibson)씨는 이곳에 맨 처음 카페와 자전거 대여점을 시작한 사람이다. 그는 “처음에는 그저 타스마니아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기기에 적합한 장소로만 여겼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Blue Derby Mountain Bike Trails’가 세계적 명성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싯 카운슬은 ‘Blue Derby Mountain Bike Trails’를 타스마니아 동부 해안 마을인 세인트 헬렌스(St Helens)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곳 자전거 코스는 총길이 200킬로미터로 늘어나게 된다.

왓슨 CEO는 “이제 타스마니아 북동부는 호주의 산악자전거 메카가 될 것이며, 우리는 전 세계 어느 곳의 산악자전거 코스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더비는 타스마니아 여행의 아이콘 중 하나로 부상했으며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장담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타스마니아 1).jpg (File Size:115.4KB/Download:16)
  2. 종합(타스마니아 2).jpg (File Size:100.9KB/Download:26)
  3. 종합(타스마니아 3).jpg (File Size:94.1KB/Download:20)
  4. 종합(타스마니아 4).jpg (File Size:100.9KB/Download:18)
  5. 종합(타스마니아 5).jpg (File Size:132.8KB/Download:1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113 호주 연방정부, 동성애 학생 및 교사 등 보호 위한 ‘종교차별 금지 법안’ 발의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2 호주 NSW 주 정부, 접종률 95% 이후의 COVID-19 제한 완화 로드맵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1 호주 ‘living with COVID’ 전환 국가들, 호주 당국에 주는 조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10 호주 연방정부의 ‘긍정적 에너지 정책’, 공공 캠페인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9 호주 주택가격 상승률 높은 시드니 지역은... 브론테, 연간 55.1% 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8 호주 호주 각 주 도시에서 주택가격 저렴하고 살기 좋은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7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늘어난 매물로 예비 구매자 선택 폭 넓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12.02.
4106 호주 호주인 특유의 유머가 만들어낸 ‘Strollout’, ANDC의 ‘올해의 단어’에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5 호주 정부, 한국 등 여행자 포함해 유학생-숙련기술 근로자 받아들이기로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4 호주 12세 미만 아동 백신접종 필요성은 ‘감염위험 및 전파 가능성’ 때문...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3 호주 밴 차량서 장기간 생활 호주 여성 증가,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2 호주 아시아 태평양 여행-관광산업 회복, 전년 대비 36% 이상 성장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1 호주 팬데믹 상황이 가져온 호주인의 지방 이주, 변혁적 아니면 일시적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11.25.
4100 호주 코로나 팬데믹 20여 개월 500만 명 사망... 실제 사망자는?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9 호주 봅 카 전 NSW 주 총리, “안티 백서들의 메디케어 박탈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8 호주 호주인들,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 후 관련 질문 달라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7 호주 봉쇄 조치 완화 불구 호주 실업률 6개월 만에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6 호주 “2030년까지 NSW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의 50%, 전기차가 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5 호주 블루마운틴 서쪽 끝 부분, 새로운 생태관광-어드벤처 목적지로 개발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
4094 호주 “11세 이하 어린이 COVID-19 예방접종, 내년 1월 전에는 힘들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1.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