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경주 메인.jpg

지난 1927년부터 NSW 주에서 시행되어온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내년 7월1일부터 폐지된다. 주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동물애호기구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관련 업계는 일자리 상실 등 후유증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산업계 반대 속 동물애호기구, 정부 결정 ‘환영’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여러 측면에서 동물학대라는 NSW 특별 조사위원회(Special Commission of Inquiry)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NSW 주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주 수상이 개 경주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주 정부는 지난해 2월 ABC 방송이 시사 프로그램 ‘Four Corners’를 통해 그레이하운드 산업에 대한 문제점을 방영하자 고등법원(High Court) 마이클 맥휴(Michael McHugh) 전 판사를 감독관으로 임명, 그레이하운드 개 경주에 대한 특별 조사위원회를 구성, 전반적인 문제점 실사에 착수한 바 있다. 그리고 800페이지에 달하는 특별위원회의 보고서가 지난 6월 NSW 주 도박 및 레이싱부 장관을 겸하고 있는 트로이 그란트(Troy Grant) 부수상에게 보고됐다.

당시 보고서에 대해 베어드 주 수상은 “으시시하고 끔찍하다”고 전제한 뒤 “맥휴 전 판사는 개 경주 산업에서 수천 마리의 건강한 그레이하운드가 학살되는 상황에 한 가닥 빛을 비추었다”며 개 경주 금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수상은 “이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 “가볍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었지만 특별위원회 맥휴 위원장의 보고서대로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베어드 정부는 1천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그레이하운드 경주산업을 폐쇄할 계획이 있었음을 언급했다.

개 경주 1.jpg

지난해 5월 NSW 정부가 그레이하운드 경주산업 전반에 대한 실사를 위해 구성한 특별조사위원회(Special Commission of Inquiry)가 지난 달 내놓은 보고서를 기반으로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주 수상(가운데)이 개 경주산업 폐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특별위원회 보고서는 지난 12년간 태어난 그레이하운드 경주견 가운데 거의절반인 4만8천에서 6만8천 마리가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다시 말해 달리기를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학살됐다.

베어드 수상은 “그레이하운드 경주견과 관련된 광범위한 불법 및 비양심적인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주 정부는 그레이하운드 경주산업을 폐지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수상은 이어 “우리가 씨름해야 했던 이슈 중 하나는 그레이하운드 경주산업의 긍정적 측면이었다”고 언급한 뒤 “개 경주산업에는 1000명 이상의 직접 고용이 있으며 6천 명 가까운 그레이하운드 소유주가 등록되어 있다”면서 “아울러 지역민의 화합을 도모하고 약간의 맥주와 함께 즐거움을 선사하는 점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베어드 주 수상은 “하지만 개 경주 산업의 부정적인 면은 이보다 더 큰 단점이 있다고 판단되며, 미국의 각 주는 물론 여러 국가에서도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NSW 주는 호주에서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금지시킨 첫 번째 주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레이하운드 경주산업은 매년 NSW 주 경제에 9천만 달러를 기여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베어드 주 수상은 “간혹 이 같은 수치가 무의미한 경우도 있다”는 말로 이 같은 측면을 일축했다.

트로이 그란트(Troy Grant) 부수상도 “이 문제(그레이하운드 학대)에 대해 주 정부가 빠르게 대처했다”며 NSW 주의 모든 이들이 특별위원회의 보고서를 읽어볼 것을 촉구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동물보호기구인 RSPCA(Royal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는 “동물복지를 위한 획기적인 순간”이라며 다른 주에서도 NSW 주의 결정을 따라줄 것을 촉구했다.

RSPCA는 일반 대중들로 하여금 경주에 이용되는 동물들이 각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장려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SW 주 정부의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 7월1일부터 NSW 전역의 그레이하운드 경주 코스는 폐쇄된다. 이런 가운데 자유당과 연립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 일각에서는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하운드 경주산업 폐지 결정이 발표된 후 동물애호가들의 환영과는 국민당 소속의 카트리나 홋킨슨(Katrina Hodgkinson) NSW 주 상원의원은 트로이 그란트 부수상에게 그레이하운드 경주산업 폐지 법안이 상원에 상정되면 이의 가부에 대해 국민당 의원들이 양심 투표를 해야 한다고 촉구,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했다.

현재 NSW 국민당 내부에서는 홋킨슨 의원을 비롯해 케빈 험파이어스(Kevin Humphries. Barwon 지역구), 멜린다 파베이(Melinda Pavey. Oxley 지역구), 크리스 걸랩티스(Chris Gulaptis. Clarence 지역구) 의원 등이 개 경주산업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NSW 국민당 대표이자 연립 주 정부의 부수상인 트로이 그란트 대표는 국민당 내부의 반대의견을 무시, 홋킨스 의원의 요청을 일축했다.

전 NSW 주 1차산업부 장관을 역임한 홋킨슨 의원은 주 정부가 내년 7월1일부터 스포츠로서의 개 경주를 금지키로 한 결정한 직후부터 이를 강하게 비난해 왔다.

국민당 내부의 반대는 각 의원 소속 선거구 지역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특히 홋킨슨 의원의 반발에는 국민당 동료 의원이었던 앤드류 기(Andrew Gee) 의원이 연방 하원에 진출하면서 공석이 된 오렌지(Orange)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국민당 후보가 타격을 받을까 우려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주 월요일(11일) 홋킨슨 의원은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NSW 국민당 대표인 그란트 의원에게 이 법안에 대해 당내 의원들이 자유롭게 찬반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란트 부수상(NSW 국민당 대표)는 자당 소속 의원들이 상원에서 양심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국민당 내부 일부 의원들의 반대 배경은 소속 지역구 주민들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1차적 배경이다.

NSW 야당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NSW 노동당 루크 폴리(Luke Foley) 대표는 금주 월요일(11일)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주 선거에서 노동당이 집권할 경우 이번 결정을 뒤집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는 폴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야당 내각의 결정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개 경주 2.jpg

NSW 주에서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합법화된 것은 지난 1927년으로, 이후 이와 관련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ABC 방송 시사 프로그램인 ‘Four Corners’는 살아 있는 동물을 개 경주 훈련에 사용하는 등 동물학대를 고발한 바 있다.

 

경주견 조련사들,

주 정부 결정에 법적 대응 검토

 

한편 NSW 주 정부가 내년 7월1일부터 NSW 주의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폐지키로 결정한 가운데 그레이하운드 산업계가 정부 결정에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마이크 베어드(Mikr Baird)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동물애호 단체의 환영과 달리 직격탄을 맞게 된 30개 이상의 그레이하운드 클럽은 금주 화요일(12일) 야구나(Yagoona) 소재 포츠 파크(Potts Park) 경주견 트랙에서 모임을 갖고 정부 결정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화요일(12일) A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는 그레이하운드 클럽이 섭외한 공공 홍보 전문가, 대정부 관계 컨설턴트, 변호사 등도 초청됐다.

이날 회의는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폐지되면서 이 업계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수천 명의 일자리는 물론 지역사회 고유의 문화가 사라진다는 데 초점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하운드 사육자, 견주 및 조련사 협회(Greyhound Breeders, Owners and Trainers Association)의 브렌튼 스코트(Brenton Scott) 회장은 “(정부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 이전) 경주견 관련 업계와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스코트 회장은 이어 “이는 부당한 조치이며, 업계 종사자들이 전례없는 상황으로 상처를 입게 됐다”고 비난했다.

그레이하운드 조련사인 론 마스든(Ron Marsden)씨도 “경주견 폐지는 수천의 소규모 비즈니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그레이하운드 경주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던 이들은 물론 경주견에게 먹이(육류)를 제공하던 소규모 사업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 경주 5.jpg

그레이하운드 조련사들. 주 정부의 조치로 수천의 직간접 종사자들이 영향을 받게 되는 경주견 산업계는 정부 조치에 법적 대응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NSW 그레이하운드 경주 진행 과정

-1860년대 : 호주에서 맨 처음 스포츠로서의 그레이하운드 경주 시작

-1912년 : 현재 개 경주에서 그레이하운드로 하여금 경주를 유도하는, 주석으로 제작된 토끼 발명, 미국에서 처음 시작.

-1927년 : 주석 토끼를 이용한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NSW 주에 처음 도입, 현재의 해롤드 파크(Harold Park)인 에핑 레이스코스(Epping Racecourse)에서 펼쳐짐. ‘Greyhound Coursing Association’(GCA) 창설.

-1928년 : 게임 및 베팅법 변경으로 저녁 시간 이후(after sunset) 베팅하지 못하도록 금했으며, 그레이하운드 경주견 라이센스 도입 등으로 지나치게 도박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차단함.

-1931년 : NSW 노동당 정부의 잭 랭(Jack Lang) 수상이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합법화함.

-1932년 : 합법화 이후 그레이하운드 공식 경기가 웬트워스 파크(Wentworth Park)에서 펼쳐짐.

-1939년 : 그레이하운드 사육, 소유, 조련사들의 모임인 ‘NSW Greyhound Breeders, Owners & Trainers Association’ 창설. NSW 주 전역에 보다 많은 개 경주 코스가 마련됨.

-1979년 : 동물학대방지법(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Act) 발효. 살아 있는 동물을 탄압하는 행위도 금지 항목에 포함됨.

-1985년 : 그레이하운드 경주 코스인 웬트워스 파크에 새 관람석 완공.

-1987년 : 해롤드 파크(Harold Park)에서 마지막 경주 치러짐. 이후 웬트워스 파크에서 진행.

-2009년 : ‘Greyhound Racing Act 2009’ 제정, 개 경주 관련 규정 새로이 확립. NSW 주의 그레이하운드 경주도 스포츠 규제의 적용 대상이 됨.

-2015년 2월 : ABC 시사프로그램 ‘Four Corners’, 개 경주 산업에서 그레이하운드 학대 현황 폭로.

-2015년 5월 : NSW 주 정부, ABC 방송 폭로와 관련, 개 경주 산업 전반 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Special Commission of Inquiry) 구성 발표.

-2016년 7월 : NSW 주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수상, 2017년 7월1일부터 그레이하운드 경주 폐지 결정 발표.

개 경주 4.jpg

특별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NSW 주에서는 그레이하운드 4만8천~6만8천 마리가 경주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학살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개 경주 메인.jpg (File Size:47.1KB/Download:49)
  2. 개 경주 1.jpg (File Size:25.6KB/Download:44)
  3. 개 경주 2.jpg (File Size:53.1KB/Download:49)
  4. 개 경주 4.jpg (File Size:45.9KB/Download:55)
  5. 개 경주 5.jpg (File Size:50.1KB/Download:50)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153 호주 강풍 동반 강추위에 잔뜩 움추린 호주 남동부 지역 톱뉴스 19.08.13.
3152 호주 시드니서 열린 CPAC…보수집결 톱뉴스 19.08.13.
3151 호주 공룡 미디어 그룹 ‘나인 엔터테인먼트’, 맥콰리 미디어 완전 인수 톱뉴스 19.08.13.
3150 호주 RBA, 기준금리 동결... “추가 인하 가능성 배제 못해”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9 호주 WICKED CAMPERS 자동차 혐오광고, 호주 도로에서 추방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8 호주 What's on in Sydney this weekend?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7 호주 시드니 도심 지역, 자동차 제한속도 40km 구간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6 호주 크라운 카지노-아시아 범죄조직 연루 의혹 (2)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5 호주 해외 유학생들 울리는 에세이 과제 대행 유령 작가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4 호주 House Price Report(2) - 시드니 일부 지역 주택 가격, 두 자릿수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3 호주 House Price Report(1) - “시드니 주택 가격 하락세, 끝났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2 호주 Treechanger들이 선호하는 시드니 인근 서버브는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1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로젤 소재 유닛, 근래 보기 드문 낙찰가격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3140 호주 119 년 존속 NSW주 낙태금지법, 과연 통과될까? 톱뉴스 19.08.06.
3139 호주 ‘수감자’ 조지 펠 추기경 ‘폄훼 벽화’ 가톨릭 교회 심장부에 ‘출현’ 톱뉴스 19.08.06.
3138 호주 신규 부모 초청 임시 비자 ‘본궤도’…연 15,000명 체류 예상 톱뉴스 19.08.06.
3137 호주 호주연합교단, 낙태 허용법안 지지 표명 톱뉴스 19.08.06.
3136 호주 [AUSMIN 회담] 폼페이오 국무장관 “한•일,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여하라” 톱뉴스 19.08.06.
3135 호주 전 세계 75개국 <국가 평판도> 순위, 호주 15위 - 한국 20위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1.
3134 호주 멜번 크라운 카지노 - 아시아 범죄조직 연루 의혹 (1)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