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매 1).jpg

봄 시즌이 시작된 지난 주말(1일) 시드니 경매에서 가장 화제가 된 매물은 노스 윌로비(North Willoughby)의 4개 침실 주택으로, 낙찰 가격은 398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잠정 가격에서 무려 153만 달러 오른 금액이다. 사진은 노스 윌로비 주택 경매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들.

 

봄 시즌 시작에도 시장 침체... 관계자들, 매물 늘고 가격 높아질 것 진단

 

주택시장이 가장 강세를 보이는 봄 시즌이 시작된 지난 주말(1일), 시드니 북부의 한 주택이 잠정 가격에서 무려 153만 달러나 높은 금액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봄이 시작되는 9월 첫 주 토요일, 시드니 전역에서 매물로 등록된 556채의 주택 중 하나인 노스 윌로비(North Willoughby)의 한 매물은 소유주가 사망하면서 시장에 나온 주택으로, 이날 경매에는 100여 명이 현장에서 매매 과정을 지켜봤다.

캠브릿지 스트리트(Cambridge Street) 상에 자리한 이 주택은 759스퀘어미터 부지의 4개 침실을 가진 주택으로 이날 경매에는 10명이 입찰했으나 마지막까지 가격 경쟁을 이어간 예비 구매자는 2명이었다.

245만 달러의 잠정 가격에 책정된 이 주택은 22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됐으며, 각 입찰자들이 네 차례의 가격 제시 끝에 280만 달러로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2명의 입찰자가 치고받기식(tit-for-tat)으로 30여 회에 걸쳐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이 매물은 잠정 가격을 크게 뛰어넘었고 경매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매물은 채스우드(Chatswood)에서 온 한 가족이 마지막 입찰자가 됐으며, 낙찰 가격은 무려 398만 달러였다. 이는 잠정 가격에서 153만 달러가 오른 금액이었다.

이날 경매를 진행한 ‘Auction Works’ 사의 제시 데이빗슨(Jesse Davidson) 경매사는 “이들은 잠정 가격을 무시했다”고 운을 뗀 뒤 “이번 경매는 믿기 어려운 일이며 아주 특별한 사례였다”고 말했다.

이 주택의 거래 가격은 노스 윌로비의 중간 주택 가격(250만8천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며 이날 입찰한 이들이 지출하고자 고려한 가격에 비해서도 50만 달러가 더 높아진 금액이었다.

이 주택을 소유했던 노만 드로고비츠키(Norman Drogobizki)씨는 지난해 92세로 사망하기까지 이곳에 거주해 왔다. 이날 경매를 지켜본 이웃 주민들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대해 “어리석은 구매”라며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그런 반면 매매를 진행한 중개회사 ‘Raine & Horne HM Group’의 휴 맥팔랜드(Hugh Macfarland) 에이전트는 “이날 낙찰 받은 채스우드 가족은 물론 경매에 입찰했던 이들 또한 이 주택을 재건축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만큼 재개발을 통해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맥팔랜드씨는 이날 경매에서의 높은 낙찰 가격에 대해 “봄 시즌이 되면서 그 동안 둔화됐던 경매 시장에 금이 가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 매물은 노스 윌로비에서 비교적 큰 부지이며 위치 또한 매우 좋은 편”이라면서도 “이처럼 높은 낙찰가는 이례적이며 드문 경우”라고 덧붙였다.

맥팔랜드 에이전트와 데이빗슨 경매사는 지난해 봄 시즌이 시작되던 당시와 비교해 시장에 나온 매물은 100여 채 적은 규모이지만 앞으로 몇 주 이내 매물은 물론 낙찰률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겨울 시즌, 시드니 주말 경매의 매물 주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줄었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자료에 따르면 낙찰률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64.1%)에 비해 올해 겨울 시즌은 49.7%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의 경매 매물 556채 가운데 거래가 이루어진 비율은 55%였다.

데이빗슨 경매사는 호주 금융 당국의 주택담보 대출 규제 강화와 로얄 커미션의 주요 은행에 대한 조사로 모기지 대출 조건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을 침체시키며 주택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까지, 시드니 주택 가격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메인 그룹’ 자료에 따르면 시드니 주택 가격 하락은 4.5%이다.

 

종합(경매 2).jpg

시드니 남부 페이지우드(Pagewood) 소재 주택. 지난 2016년 176만 달러에 거래된 바 있는 이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당시 거래 가격보다 10만 달러 낮은 금액에 낙찰됐다.

 

노스 윌로비의 주택이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과 달리 마스코트(Mascot) 인근 페이지우드(Pagewood)의 2개 침실 주택은 2년 전의 매매가격에 비해 10만 달러 낮은 금액에 거래됐다.

뱅스 애비뉴(Banks Avenue) 상의 이 주택은 160만 달러의 잠정 가격에 책정됐으며 3명이 입찰해 166만 달러에 낙찰됐다. 하지만 2년 전 매매가인 176만 달러에 비해 10만 달러가 낮은 금액이다.

알렉산드리아(Alexandria) 소재 2개 침실 아파트 또한 지난해 145만 달러에 매매된 바 있으나 이날 경매에서 입찰자들이 제시한 최고 가격은 135만 달러에서 그쳐 경매가 무산됐다.

한편 수십 년 만에 처음 시장에 나온 뉴타운(Newtown)의 필립 스트리트(Phillip Street) 상에 자리한 주택은 8명이 입찰한 가운데 상당한 가격 경쟁이 이어졌다. 123만 달러의 잠정 가격에 책정된 이 주택은 11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됐으며, 특히 5명의 예비 구매자가 적극적으로 경매에 임해 130만 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는 잠정 가격에서 7만 달러 오른 금액이다.

칼링포드(Carlingford)의 3개 침실 주택은 100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책정된 가운데 90만 달러에서 경매기 시작되었지만 입찰자들이 5천 달러, 1천 달러의 낮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잠정가에 미치지 못한 99만4천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시드니 동부, 쿠지(Coogee)의 보타니 스트리트(Botany Street)에 자리한 2개 침실 아파트 경매에는 투자자들과 경쟁을 펼친 젊은 커플이 보다 적극적으로 입찰에 응해 새 주인이 됐다. 잠정 가격 96만 달러가 책정된 이 아파트는 이날 경매에서 3만 달러 오른 99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 주택이 마지막 거래됐던 것은 4년 전으로 당시 매매가는 74만 달러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경매 1).jpg (File Size:95.3KB/Download:13)
  2. 종합(경매 2).jpg (File Size:99.6KB/Download:1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033 호주 ‘늘어난 기대수명-생활비 부담’으로 호주인들, 더 늦은 나이에 은퇴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32 호주 연방정부, 새 ‘wage theft laws’ 상정... 임금착취 고용주에 ‘엄벌’ 적용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31 호주 주택공급 부족으로 인한 시장 압박, 6개월 연속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30 호주 연방정부의 ‘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 이달 1일부터 시작돼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29 호주 시드니 하버 ‘New Year's fireworks’ 관람 공공장소, 올해부터 ‘무료’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28 호주 RBA, 3개월 연속 기준금리 4.1%로 ‘유지’했지만... ‘추가 인상’ 배제 안 해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27 호주 호주 주택위기 심화... 구입 경제성,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26 호주 올해 겨울 시즌, ‘호주 기상 기록상 가장 따뜻한 계절’... 기상청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25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태양열 패널 설치 주민에 자금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5024 호주 ‘Intergenerational Report 2023’... 주요 그래프를 통해 보는 호주 미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23 호주 NAPLAN 평가의 근본적 개편 이후 NSW 3분의 1 학생, ‘기준 충족’ 미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22 호주 호주 다수 지역들, 올해 봄 시즌 높은 수준의 ‘심각한 산불’ 경보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21 호주 성적 괴롭힘 관련 ABS 전국 조사, 젊은 여성 35% 이상 ‘피해 경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20 호주 보건-의료 부문에 매월 5천 명 신규 인력 추가... 그럼에도 직원부족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19 호주 주택담보대출 상환 스트레스... 대출자들에게서 종종 보이는 실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18 호주 “생활비 압박에 따른 ‘식품경제성’ 위기, 괴혈병-구루병 위험 높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17 호주 단 7주 만에 수백만 달러... ‘돈세탁’에 이용되는 NSW 최악의 펍과 클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16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지역사회 지도자들, 폭력 문제 해결 위한 ‘한 목소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5015 호주 40년 후 호주 인구, 거의 1,400만 명 추가... 총인구 4,050만 명 이를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5014 호주 허위 고교 졸업장-영어평가서로 대학에... 시드니대, 상당수 ‘부정입학’ 적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