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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고급 주택시장의 큰 손이었던 중국인 투자자들이 멜번(Melbourne)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멜번 소재 ‘Australia 108 빌딩’. 이 빌딩 100층에 자리한 펜트하우스가 올해 중국인 투자자에게 2천500만 달러에 매매됐다.


시드니 ‘포인트 파이퍼’보다 멜번 ‘투락’ 지역에 더 관심

 


시드니 부동산 시장에서 고급 주택을 노리던 부유층 중국인 구매자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주 토요일(1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은 이에 대해 ‘멜번으로의 이동’ 때문으로 분석했다.

 

고급 주택을 전담하는 시드니 부동산 중개인들은 최대 부동산 시장 활황기인 올 봄 시즌 들어 갑자기 줄어든 해외 구매자들의 관심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관련 자료에 따르면 부유층 중국인들 사이에서 시드니의 대표적인 부촌인 포인트 파이퍼(Point Piper) 해안가 주택보다 멜번(Melbourne)의 대표적인 부촌인 투락(Toorak) 지역에 더 애정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를 위해 전 세계 부동산을 소개하는 웹사이트 ‘주와이’(Juwai)에 따르면, 지난 9월의 경우 500만 달러 이상의 주택을 대상으로 한 검색 횟수에서 멜번이 시드니보다 7배나 많았다.

 

‘주와이’ 공동창업자 중의 하나인 사이몬 헨리(Simon Henry)씨는 “올해 초에는 확실히 시드니 지역에 대한 흥미가 높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멜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주와이 검색 횟수에서도 드러나듯 시드니에 대한 검색은 1월이나 9월이나 큰 차이가 없으나, 멜번의 경우에는 1월에 비해 700%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방 이민부의 ‘Significant Investor’ 비자 발급 횟수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다. 8월에서 10월까지 3개월 동안 이 투자비자는 시드니 지역의 경우 5건인데 반해 멜번에서의 신청은 14건에 달했다.

 

멜번의 고급 주택 전문 부동산인 ‘마샬 화이트’(Marshall White)의 존 본지오노(John Bongiorno) 대표는 “500만 달러 이상의 고급 주택에 대한 중국인 구매자들의 문의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음이 확인되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급 주택 전문 부동산인 ‘RT 에드거’(RT Edgar)의 마크 리지웨이(Mark Wridgway) 대표는 “올해 1천만 달러 이상의 고급 주택을 6채나 팔았다”면서 “이는 지난해보다 정확히 두 배”라고 말했다. 리지웨이 대표는 1천만 달러 이상의 고급 주택에 관심을 보이는 구매자의 70%가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멜번 ‘디럭스 부동산’(Deluxe Property)의 폴 파이퍼(Paul Pfeiffer) 대표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올 들어 캔터베리 지역이 인기가 있었다”면서 “지난 2월 모노미스 애비뉴(Monomeath Avenue)의 1천208만 달러 저택을 시작으로 중국인 구매자들에게 몇 채의 1천만 달러 이상 주택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멜번 지역 역사상 최고의 판매 기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사우스뱅크(Southbank)에 위치한 ‘오스트레일리아 108 빌딩’(Australia 108 building) 100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가 2천500만 달러에 매매된 것.

 

리지웨이 대표는 시드니 포인트 파이퍼(Point Piper) 소재 맨션인 ‘빌라 델 마레’(Villa del Mare) 저택을 구매했던 중국인 투자자가 연방 재무부 당시 조 호키(Joe Hockey) 장관의 외국인 투가 규제 때문에 3천900만 달러에 강제로 매각해야만 했던 사건이 있은 후 중국인 구매자들이 멜번 지역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봄 시즌에 접어들면서 시드니 지역 고급 주택 매매 열기가 식어가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 몇 개월 전 카지노 재벌 제임스 패커(James Packer)씨의 버클루즈(Vaucluse) 소재 저택이 중국계 사업가인 차우 착 윙(Chau Chak Wing)씨에게 팔리면서(7천만 달러) 전국적으로 이른바 ‘트로피’ 저택 열풍(성공의 상징으로 큰 주택을 구입하여 주변에 과시하는 것)이 불었기 때문이다.

 

시드니 고급 주택 전문 중개인들 역시 이번 봄에 대해 적지 않게 기대를 하고 있었다. 호주 달러 가치가 미 달러의 70.5센트 수준으로 떨어져 있고, 또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호주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더블 베이 소재 ‘LJ Hooker Double Bay’의 빌 말로프(Bill Malouf)씨는 “문의 횟수와 매물 수를 기준으로 보면, 이번 봄은 정말 오래간만에 조용한 시기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이먼 매너스’(Simeon Manners) 사의 리차드 사이먼(Richard Simeon)씨는 로워 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0월초의 황금연휴가 중국인들에게는 길일로 여겨져 많은 구매자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여겼지만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이먼씨는 “인스펙션 현장에 나타난 아시안 구매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이 지역을 관찰해 온 사람들”이라며 “몇 년 전처럼 갑자기 관광버스에서 단체 손님들이 내리듯 새로운 구매자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시기는 지나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기관 ‘AMP Capital’의 수석 경제학자 쉐인 올리버(Shane Oliver)씨는 시드니 고급 주택 시장에 새로운 매물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현재 멜번과의 분위기 차이를 설명하는 한 가지 이유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매물이 없으니 분위기가 식어가는 것도 당연하다”면서 “고급 주택 시장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분위기는 언제든지 쉽게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체 CBRE의 저스틴 브라운(Justin Brown) 대표는 “중국인 구매자를 중심으로 볼 때, 멜번이 시드니보다 큰 시장”이라면서 “적절한 가격의 분양 아파트들이 있고 멜번 대학들이 중국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 대표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자녀들을 교육시킨 곳에서 부동산을 매입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자본의 해외 유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중국인 구매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올리버씨는 “중국 정부의 자본이동 통제가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환 보유고가 모든 것을 100%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상징적으로 전체적인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며 “8월의 경우 대략 미화 2천억 달러 정도가 중국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것에 비해 9월 들어서는 50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올리버씨는 “이러한 흐름은 10월에 더 강화되어 중국은 자본이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자국 내로 들어오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것이 호주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고급 부동산 업체인 ‘Kay & Burton’ 사의 로스 사바스(Ross Savas)씨는 그러나 호주달러의 가치가 낮게 지속되는 동안에는 호주 고급 주택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 자녀들을 조기유학 보내고 싶어한다는 데에 있다”면서 “호주 달러가 저렴한 것을 활용, 자녀가 유학 도중이나 졸업 이후에 부동산 매입을 하고자 하는 이러한 경향은 멜번 부동산 시장 성장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경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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