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수선화 가든 1).jpg

NSW 주 북부, 노던리버 지역(Northern Rivers region) 와델(Wardell)에 자리한 자신의 정원에서 지난 30여년 간 수선화를 가꾸어 온 버니 딜레이니(Bernie Delaney. 88세)씨. 그의 정원은 지역민은 물론 해외에서도 여행자를 끌어들이는 지역 명소로 화제가 되고 있다.

 

88세의 버니 딜레이니씨, “어려움에 빠진 나를 구원해 준 것이었다”

 

“이 꽃들은 곤경에 처한 나를 구원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0여 년 간 자신의 집 정원에서 수선화를 가꾸어 온 한 노인의 이야기가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일(일) ABC 방송이 소개한 인물은 올해 88세의 버니 딜레이니(Bernie Delaney)씨가 그 주인공. 그는 NSW 주 북부, 시드니에서 약 700킬로미터 거리의 노던리버 지역(Northern Rivers region) 와델(Wardell)에 자리한 자신의 정원에서 수선화를 가꾸어 왔다.

관상용의 이 화초들은 현재 갖가지 색깔을 꽃을 피워 노던리버 지역 거주민들뿐 아니라 소문을 들은 네덜란드,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그의 정원을 보기 위해 여행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정원을 꾸미고자 시작한 수선화 가든이 지금은 관광명소가 된 것이다.

퀸즐랜드(Queensland) 주의 한 농장에서 태어난 딜레이니씨는 어머니를 도와 토마토를 재배할 때 원예에 재능이 있음(green thumb)을 알았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정원 가꾸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는 “어디에서든 나만의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취미는 젊은 시절, 해군에 입대한 이후에도 계속됐다.

1950년대 시드니 남부, 사우스코스트 지역(South Coast region), 나우라(Nowra)의 해군기지에 근무할 당시에도 그는 군인들이 늘 지나는 길에 관상용으로 다양한 꽃을 심고 가꾸었다.

그는 “이 때문에 해군 기지에 근무하던 모든 이들이 나를 좋아했고, 군부대에서 원예상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종합(수선화 가든 2).jpg

딜레이니씨의 수선화 정원. 어린 시절, 어미니를 도와 토마토를 재배하면서 원예에 재능이 있음을 알았다는 그는 해군으로 복무하다 은퇴한 뒤 펍(pub)에서 어슬렁거리는 시간이 아까워 수선화 재배를 시작했다며, 이 꽃들이 자신을 구원했다고 말했다.

 

해군에서 근무를 마친 뒤, 노던리버 지역에 정착한 그는 아들이 와델(Wardell)의 농장에서 버섯을 재배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그는 곧 버섯 재배에 지루함을 느꼈고, 개인 정원에 다양한 화초를 심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그의 정원은 여러 색색의 꽃들로 꾸며졌지만 농장 주변의 왈라비(wallaby. 작은 캥거루처럼 생긴 호주산 야생 동물)들이 정원을 망쳐놓기 일쑤였다. 그런 가운데 왈라비들이 여러 화초들 중에서 히피아스트럼(hippeastrums) 식물인 아마릴리스 종류만은 멀쩡한 것을 발견했다. 왈라비들이 수선화의 일종인 이 화초의 맛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왈라비들이 국화과의 거베라(gerbera) 종류를 좋아하지만 히페아스트럼 식물은 싫어하기에 이 꽃들로 정원을 장식했고, 얼마 안 가 그의 정원은 이 지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양노원에서는 작은 버스에 노인들을 태우고 정기적으로 그의 정원을 방문했다. 양로원의 노인들에게 아름다운 정원을 정기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노인들이 돌아갈 때에는 정원을 꽃들을 한 다발씩 주어 보냈다. 그것이 그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내년 6월이면 그는 89세가 된다. 그는 내년에도 자신의 정원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수선화들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선화를 가꾸면서 그는 정신 건강에 큰 힘이 됨을 알았다.

“군에서 은퇴를 한 뒤 할 일이 없어 펍(pub)에서 지내다시피 했다. 하지만 수선화 정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나는 술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는 그는 “은퇴한 후에 자기만의 일을 갖는 것은 좋은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수선화 가든 1).jpg (File Size:124.5KB/Download:34)
  2. 종합(수선화 가든 2).jpg (File Size:120.1KB/Download:2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801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800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9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8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7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6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5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4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3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2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1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90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6789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8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7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6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5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4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3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2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1 호주 보험-금융 서비스 가격 상승 속, Private health insurance 3% 이상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80 호주 호주 각 학교 교장들, ‘최악’ 수준의 신체적 폭력-협박에 시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9 호주 ‘P-plate’ 상태의 자녀 ‘안전’ 고려한다면, 자동차를 사 주는 대신...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8 호주 계속되는 가계 재정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이 ‘부업’ 찾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6777 호주 생활비 압박 지속... 정부,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6 호주 순 해외이민자 유입-자연 증가로 호주 인구, 곧 2천700만 도달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5 호주 Minns-Perrottet 현직 및 전직 NSW 주 총리, ‘McKinnon Priz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4 호주 정부, 비시민권자 대상으로 보다 수월한 ‘강제추방’ 가능한 법안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3 호주 주택 1sqm 당 프리미엄 가장 높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2 호주 할리우드 스타덤의 화려했던 순간, 그 기억을 간직한 영화 촬영 여행지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1 호주 자동차 절도-파손 및 가택침입 등 전국에서 ‘household crime’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0 호주 ‘충격적’ 일자리 급증... 실업률, 지난해 9월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9 호주 World Happiness Report... 호주인 ‘행복감’, 상위 10위에 올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8 호주 호주 당국, 프랑스 방문 여행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7 호주 COVID-19 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기대수명, 1.6년 감소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6 호주 “유아기의 스크린 시청 시간, 부모와의 상호 언어형성 기회 빼앗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5 호주 ChatGPT-기타 인공지능 활용한 고등교육 부문의 부정행위 ‘극성’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4 호주 시니어 대상 pension 및 Jobseeker payments 등 복지수당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3 호주 NSW 예산계획,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투명성 향상에 목표 둘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2 호주 올들어 두 번째의 RBA 통화정책 회의, 이자율 4.35%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1 호주 2023년 NSW-VIC-QLD 주의 매매 부동산 4개 중 1개는 ‘현금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0 호주 tap-and-go 확대... 호주인들, 신용카드 수수료로 연간 10억 달러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9 호주 주택 부족 심화... 부동산 가격, ‘적정 가치’에 비해 얼마나 치솟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8 호주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 지급하면서 대학 학업에는 비용 청구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7 호주 NSW 교육부 장관, 주 전역 공립학교서 ‘영재교육 프로그램’ 제공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6 호주 연방정부의 새 이민전략 이후 주요 대학 국제학생 입학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5 호주 대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long COVID’,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4 호주 2024 럭비 시즌... CB City의 그린키퍼, ‘Bulldog’ 홈구장 관리 ‘만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3 호주 부유한 은퇴 고령자들, ‘Aged Care’ 비용 더 지불해야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2 호주 최대 220만 명 ‘기본 권리’ 변경 위한 ‘Work-from-home’ 논쟁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