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Budj Bim 1).jpg

고대 원주민 유적으로 호주의 20번째 세계유산(World Heritage)에 등재된 ‘부즈 빔 유적지’(Budj Bim Cultural Landscape). 빅토리아(Victoria) 남서부, 포틀랜드(Portland) 지역에 자리한 이 유적은 원주민 ‘군디츠마라’(Gunditjmara) 부족이 6천600년 전에 만든 장어 양식장이다.

 

빅토리아 남서부 포틀랜드 인근 ‘Budj Bim Cultural Landscape’

6,600년 전 ‘Gunditjmara’ 부족이 돌을 이용해 만든 장어 양식장

 

원주민 고대 유적지가 호주에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World Heritage) 목록을 안겨주었다.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 토요일(6일, 현지 시각)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Baku, Azerbaijan)에서 진행된 올해 제43차 회의에서 빅토리아(Victoria) 주 남서부 포틀랜드(Portland) 지역에 자리한 원주민 고대 유적지인 ‘부즈 빔 유적지’(Budj Bim Cultural Landscape)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이로써 호주는 20번째 유네스코 지정의 자연 및 문화유산을 갖게 되며, 호주가 보유한 이 리스트 가운데 토착민의 문화적 가치를 가진 유적으로는 첫 번째 장소가 됐다.

유엔의 ‘세계유산위원회’는 1년에 한 차례 회의를 통해 예비로 등록된 리스트를 검토,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연방 정부는 지난 2017년 1월 콘다 호수(Lake Condah) 주변에 있는 ‘부즈 빔 유적지’를 호주의 ‘세계문화유산 예비 목록’(World Heritage Tentative List)으로 유네스코에 제출한 바 있다(본지 2017년 1월25일자 보도).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를 위해 최소한 12개월 전 예비 목록에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군디츠마라’(Gunditjmara) 부족은 수천 년 동안 콘다 호수와 주변 습지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이들로, 약 6천600년 전, 콘다 호수의 장어를 잡기 위해 연못을 조성하고 돌을 이용해 장어가 들어오는 정교한 길목을 만들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 부족이 살았던 돌 거주지에는 잡은 장어를 보존하고자 했던 증거가 남아 있으며 장어를 훈제로 만들고자 했던 나무들도 확인된 바 있다.

6천600년 전이면, 영국의 스톤헨지(Stonehenge), 이집트의 여러 피라미드(Pyramid)에 앞서 만들어졌음을 뜻한다. 결국 ‘부즈 빔’ 유적지는 호주 원주민들이 유목 생활을 했고 농업에는 종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증거이기도 하다.

 

종합(Budj Bim 2).jpg

포틀랜드 지역에서 수천 년 살아온 ‘군디츠마라’(Gunditjmara) 부족은 이곳의 콘다 호수(Lake Condah. 사진)를 기반으로 장어를 잡아 살았으며, 이 호수 주변에 돌을 이용한 장어잡이 시설 및 양식장을 조성했다.

 

종합(Budj Bim 3).jpg

‘부즈 빔 유적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 동안 이 지역을 지키고 보호해 온 군디츠마라 부족 후손들의 노력이 있었다. ‘군디츠마라’(Gunditjmara) 부족의 후손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해 온 ‘Gunditj Mirring Traditional Owners Aboriginal Corporation’의 프로젝트 매니저 데니스 로즈(Denis Rose)씨.

 

세계문화유산 등재까지...

“길고 의미 있는 작업”

 

‘부즈 빔 유적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까지는 오랜 시간 동안 이 지역을 지키고 보호해 온 군디츠마라 부족 후손들의 노력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이 지역에서 거주해 왔으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해 온 ‘Gunditj Mirring Traditional Owners Aboriginal Corporation’의 프로젝트 매니저 데니스 로즈(Denis Rose)씨는 “유네스코의 인정을 받기까지 긴 여정이었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부즈 빔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계획은 2002년 시작됐다. 그는 “많은 증거를 바탕으로 등재 가능성을 확신했고, 오랜 시간 끝내 마침내 유네스코의 인정을 받게 됐다”며 기쁨을 표했다.

로즈 매니저는 이번 문화유산 등재 의미에 대해 △군디츠마라 부족의 지혜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부즈 빔 유적지 보호가 강화되었고 △이곳의 관광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는 것 등 세 가지 효과를 꼽았다.

그는 “일단 특정 지역이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는 경우 여행자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유산위원회의 이번 결정 직후 빅토리아 주 정부는 발 빠르게 부지 빔 유적지의 방문객을 위해 여행자 정보센터(visitor centre) 및 주요 시설을 위해 800만 달러를 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정부 ‘Glenelg Shire’의 애니타 랭크(Anita Rank) 시장은 “세계유산 등재는 우리 지역 전체에도 많은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해 오랜 역사 유적을 보게 될 것”이라며 “관광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이곳의 문화-역사적 요소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큰 의미”라고 덧붙였다.

 

종합(Budj Bim 4).jpg

‘Gunditj Mirring Traditional Owners Aboriginal Corporation’의 다미안 벨(Damein Bell. 왼쪽) 의장이 빅토리아 주 원주민부 나탈리 허친스(Natalie Hutchins) 장관에서 부지 빔 유적지를 설명하고 있다.

 

종합(Budj Bim 5).jpg

선조들이 만들어놓은 장어잡이 시스템을 설명하는 ‘Gunditj Mirring Traditional Owners Aboriginal Corporation’의 데니스 로즈(Denis Rose) 프로젝트 매니저.

 

종합(Budj Bim 6).jpg

‘부즈 빔 유적지’(Budj Bim Cultural Landscape)를 방문한 이들이 고대 원주민 유적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호주의 20번째 세계유산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는 것은 탁월하고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호주는 퀸즐랜드 동부 해안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 소재 ‘카카두’(Kakadu National Park), ‘울룰루’(Uluru-Kata Tjuta National Park), 리버슬리(Riversleigh, 퀸즐랜드 주)-나라쿠테(Naracoorte-남부 호주 주)의 ‘Australian Fossil Mammal Sites’를 비롯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Sydney Opera House), 멜번의 ‘Royal Exhibition Building’ 및 ‘Carlton Gardens’ 등의 문화 명소에 걸쳐 19개의 세계유산을 갖고 있다.

로즈 매니저는 “피라미드, 스톤헨지(Stonehenge), 아크로폴리스(Acropolis)와 같은 수준의 가치 있는 고대 유적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로즈 매니저는 이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 거대하고 정교한 시스템이 6천600년 전에 만들어졌음’을 강조한다”면서 “오늘날 존재하는 많은 유적들 가운데 이보다 오래된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종합(Budj Bim 7).png

군디츠마라 부족이 수천 년 터를 잡고 살아온 곳 콘다 호수(Lake Condah)는 ‘Budj Bim National Park’ 지역에 자리해 있다.

 

 

  • |
  1. 종합(Budj Bim 1).jpg (File Size:117.1KB/Download:26)
  2. 종합(Budj Bim 2).jpg (File Size:55.6KB/Download:23)
  3. 종합(Budj Bim 3).jpg (File Size:100.6KB/Download:26)
  4. 종합(Budj Bim 4).jpg (File Size:59.2KB/Download:26)
  5. 종합(Budj Bim 5).jpg (File Size:94.3KB/Download:24)
  6. 종합(Budj Bim 6).jpg (File Size:59.4KB/Download:22)
  7. 종합(Budj Bim 7).png (File Size:107.2KB/Download:23)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777 호주 생활비 압박 지속... 정부, 물가상승률에 맞춰 최저임금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6 호주 순 해외이민자 유입-자연 증가로 호주 인구, 곧 2천700만 도달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5 호주 Minns-Perrottet 현직 및 전직 NSW 주 총리, ‘McKinnon Priz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4 호주 정부, 비시민권자 대상으로 보다 수월한 ‘강제추방’ 가능한 법안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3 호주 주택 1sqm 당 프리미엄 가장 높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2 호주 할리우드 스타덤의 화려했던 순간, 그 기억을 간직한 영화 촬영 여행지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1 호주 자동차 절도-파손 및 가택침입 등 전국에서 ‘household crime’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70 호주 ‘충격적’ 일자리 급증... 실업률, 지난해 9월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9 호주 World Happiness Report... 호주인 ‘행복감’, 상위 10위에 올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8 호주 호주 당국, 프랑스 방문 여행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7 호주 COVID-19 전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기대수명, 1.6년 감소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6 호주 “유아기의 스크린 시청 시간, 부모와의 상호 언어형성 기회 빼앗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5 호주 ChatGPT-기타 인공지능 활용한 고등교육 부문의 부정행위 ‘극성’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8.
6764 호주 시니어 대상 pension 및 Jobseeker payments 등 복지수당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3 호주 NSW 예산계획,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투명성 향상에 목표 둘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2 호주 올들어 두 번째의 RBA 통화정책 회의, 이자율 4.35%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1 호주 2023년 NSW-VIC-QLD 주의 매매 부동산 4개 중 1개는 ‘현금 거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60 호주 tap-and-go 확대... 호주인들, 신용카드 수수료로 연간 10억 달러 지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9 호주 주택 부족 심화... 부동산 가격, ‘적정 가치’에 비해 얼마나 치솟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8 호주 “화석연료 산업에 보조금 지급하면서 대학 학업에는 비용 청구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7 호주 NSW 교육부 장관, 주 전역 공립학교서 ‘영재교육 프로그램’ 제공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6 호주 연방정부의 새 이민전략 이후 주요 대학 국제학생 입학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5 호주 대다수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long COVID’,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4 호주 2024 럭비 시즌... CB City의 그린키퍼, ‘Bulldog’ 홈구장 관리 ‘만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21.
6753 호주 부유한 은퇴 고령자들, ‘Aged Care’ 비용 더 지불해야 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2 호주 최대 220만 명 ‘기본 권리’ 변경 위한 ‘Work-from-home’ 논쟁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1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상황 속, 일부 교외지역 주택가격 크게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0 호주 호주 여성들, 나이 많아지면서 남성 비해 주거용 부동산 소유 더 많아지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9 호주 가을 자동차 여행... 경험자들이 꼽은 ‘Best road trips around NSW’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8 호주 ‘multiple jobs’ 근로자 확대,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만 1.4%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7 호주 NSW 대다수 유권자들, Chris Minns 정부의 ‘고밀도 주택정책’ 지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6 호주 매일 9,000보 이상 걷기... 질병으로부터의 구체적인 ‘효과’ 밝혀져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5 호주 NSW 자유당 청년 조직 ‘Young Libs’, 노동당 주택정책 ‘지지’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4 호주 “새로운 AI 기술 관련 규제 위해 불필요하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3 호주 빅토리아 ‘Division of Dunkley’ 보궐선거, 노동당 의석 유지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2 호주 NSW 주 상위 학업성적 학교들의 교습 방식은 ‘explicit instruction’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1 호주 시드니 제2공항 인근 Leppington, 2018년 이후 주택가격 ‘최다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0 호주 지난해 11월 이후의 기준금리, 이달 셋째 주에 변동여부 확인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9 호주 주택부족-임대위기 지속되자 ‘투자용’ 부동산 구입자들, 다시 시장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8 호주 올해 ‘Melbourne Art Fair’, 경기침체 따른 예술품 시장 영향 드러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7 호주 공립학교 학부모 연 평균 부담금 357달러, 사립은 평균 1만3,000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6 호주 올해 ‘Stella Prize’ 후보에 작가 캐서린 바본-케이트 밀덴홀 등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5 호주 올 1월 인플레이션, 대다수 경제학자들 반등 기대치보다 낮게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4 호주 호주 전 산업 부문에서 성별 임금격차 ‘뚜렷’... 해결 위한 조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3 호주 NSW 주 집권 노동당의 유권자 지지도, 정부 구성 1년 만에 야당에 ‘역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2 호주 호주의 에어비앤비 숙소, ‘주택부족’ 문제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1 호주 의약품 규제 당국, 자궁내막증 치료 위한 신약 ‘승인’... 13년 만의 추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0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안 이후 ‘HECS 상환액 계산방식 변경 계획’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9 호주 호주 실질임금,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 인플레이션 수치 앞질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8 호주 “120만 채 주택건설? 연방정부, 주-테러토리에 대대적 조치 필요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