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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시작된 시드니 경전철 공사는 애최 계획과 달리 공사가 계속 지연, 출퇴근자는 물론 공사구간 스몰 비즈니스들로부터 큰 불만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2년, 이 프로젝트를 계획하면서 실시한 조사 결과 경전철의 효율성은 크지 않았다는 새 문서가 공개됐다. 사진은 시드니 도심 조지 스트리트 상의 공사 현장.

 

컨설팅 사, “효율성 낮다” 의견... BCR 평가, 억지로 끌어올려

 

지난 2016년 공사가 시작된 시드니 경전철(Sydney CBD light rail)은 계속된 공사 지연으로 시드니 거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주요 공사 구간인 도심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와 서리힐(Surry Hills) 구간의 스몰 비즈니스들이 공사 지연으로 인한 영업 손실을 하소연하는 상황에서, 이들 중 60여 업체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뿐 아니라 공사를 맡은 스페인 건설회사 ‘악시오나’(Acciona)는 이에 앞서 정부의 잘못된 발주로 1억 달러 넘는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사전 계획 단계에서 이를 점검한 컨설턴트들은 이 프로젝트가 주 정부에 상당한 손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턴트에 의해 작성된 이 평가 보고서는 당시 운송부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장관(현 주 총리)에게 전달됐다.

페어팩스 미디어와 ABC 방송이 입수한 2012년 시드니 경전철 평가는 시드니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을 중심으로 하여 예상할 수 있는 26개 경전철 노선을 가상하여 검토한 것으로, 이들 모두 투자효율(benefit-cost ratios, BCR. 프로젝트 원가와 효과간의 관계를 확정하는 편익비용비) 0.8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분석이었다.

BCR은 어떤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1.0 미만의 BCR은 의사 결정권자에게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없다는 신호로 간주된다. 결국 이처럼 낮은 BCR은 경전철 라인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비용이 NSW 주 납세자의 세금 이상으로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검토 보고서는 경전철의 혜택이 ‘도심 출퇴근자를 위한 약간의 시간 절약’이며, 그나마 ‘예상 소요 시간은 버스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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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주 정부가 추진하는 12킬로미터 구간의 시드니 도심 경전철 노선.

 

이어 주 정부가 경전철 라인 추진 계획을 본격화한 뒤인 2013년 초, 이에 대한 두 번째 검토에서 BCR은 1.1에서 1.3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자동차 도로의 40%를 폐쇄, ‘보행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1억6천만 달러로 책정함으로써 첫 번째 검토에 비해 경전철의 이점을 억지로 끌어올린 것이며, 또한 여기에 ‘비사용 가치’ 5천만 달러를 추가했다. 이는 유용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개인이 이 시스템을 얼마만큼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특이한 척도가 아닐 수 없으며, 이의 건설에 따른 혼란, 건설 구간의 거주민 및 비즈니스들에 끼치는 간접비용은 검토되지 않았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반복되는 공사 지연에 법적 소송이 발생해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주 정부에 상당한 압박감을 주는 상황이 됐다.

주 정부의 계획과 달리 경전철 프로젝트 공사비는 21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여기에다 서쿨라키에서 랜드윅 및 킹스포드(Kingsford)까지 12킬로미터 구간 라인 건설을 맡은 스페인 하도급 건설업체인 ‘악시오나’ 사가 추가 공사비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주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호주 국립대학교(ANU)의 BCR 전문가 레오 도브(Leo Dobes) 교수는 시드니 경전철과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가치’를 포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NSW 주 운송부 앤드류 콘스턴스(Andrew Constance) 장관은 버스를 모델링하면 더 안 좋은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장관은 지난 주 금요일(14일) ABC 시사 프로그램인 ‘7.30’에서 “동일한 평가 보고서는 버스의 경우 경전철과 비교해 도심 혼잡 상황과 도로 효율성을 더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페어팩스 미디어와 ABC 방송이 입수한 경전철 프로젝트 검토 문서에는 전력 케이블, 하수구 등 도로 내 공공시설로 야기되는 공사 과정의 위험은 언급되어 있다. 아울러 스코틀랜드 에딘버러(Edinburgh) 도심에서 추진됐던, 경전철과 유사한 프로젝트에서 나왔던 ‘공사 지연 가능성과 이로 인한 비용 초과’ 문제를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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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경전철 구간인 동부 무어파크 역(Moore Park station) 가상도(사진). 프로젝트 계획 단계에서 NSW 주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서큘라키(Circular Quay)-랜드윅(Rabdwick) 및 킹스포드(Kingsford) 구간을 비롯해 26개 노선을 놓고 검토했으나 그나마 현 구간이 다소 나은 BCR 평가를 받았다.

 

에딘버러의 도심 교통망 프로젝트는 도심에 놓여 있는 오래된 하수도와 파이프로 인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6년이 소요됐다. 이로 인해 공사비용은 애최 계획된 3억7,500만 파운드에서 7억7,600만 파운드로 두 배 이상 소요됐다.

프로젝트 검토 보고서에서 컨설턴트들은 경전철 공사를 시작할 경우 공공시설 관계자들이 이런 위험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딘버러 경전철 조사에서 비용의 추가발생 원인에 대한 전문가적 증거를 제시했던 스코틀랜드 엔지니어 존 칼슨(John Carlson)씨는 “시드니의 22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가 에딘버러와 같은 함정에 빠졌다”면서 “이 프로젝트는 애초 계약된 비용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3년여 이어지고 있는 공사가 계속 지연되고 있으며, 매장되어 있던 케이블과 하수관 등의 계산되지 않은 비용으로 주 정부는 법적 소송에 휘말려 있다.

그럼에도 콘스턴트 장관은 이 프로젝트를 지지했다. 장관은 ABC 방송 ‘7.30’ 프로그램에서 “공사가 95% 완료됐고 경전철 시험운행을 했다”고 말했다.

레오 도브 교수는 정치인과 관련 부서 책임자들이 컨설턴트들의 검토 보고서에 담은 위험과 비용을 이해하기 위한 경제 개념을 가져야 하며, 기반시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 이의 효율성에 대한 엄격한 비교 연구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효율성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경전철에 20억 달러를 지출하는 경우 보건 예산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의료 장비 부족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게 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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