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중국 1).jpg

호주에 기반한 중국어 미디어 그룹 ‘비전 차이나 타임스’(Vision China Times)가 중국 공산당(CCP)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는 이유로 호주의 중국 총영사관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아왔으며 시드니의 한 카운슬 또한 압빅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비전 차이나 타임스’ 섬네일.

 

시드니 중국 총영사관, 조지스 리버 카운슬에 ‘경고’ 메시지

설 행사에 공산당 비판 미디어 ‘비전 차이나 타임스’ 제외 요구

 

중국 정부가 호주 정계, 대학 등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호주에 기반한 중국어 미디어 그룹에 대해서도 통제를 시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일요일(7일) ABC 방송은 호주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이 중국 공산당(Chinese Communist Party, CCP)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중국어 미디어 그룹 ‘비전 차이나 타임스’(Vision China Times)와 관련, 시드니의 한 카운슬에 해당 기업 행사 스폰서쉽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ABC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Four Corners’,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의 멜번 일간지 ‘The Age’, 그리고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공동 취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이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넘는 기간 동안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조지스 리버 카운슬(Georges River Council)에 전달한 경고 메세지만 8건이 넘는다.

‘비전 차이나 타임스’는 호주 전국 주요 도시에서 중국어 신문과 잡지를 발행, 배포하는 미디어 기업이다. 중국 정보당국을 포함한 중국 공무원들은 동 기업의 반공산당 기조를 이유로, 위협 메시지와 함께 이들에게 사업을 중단할 것을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드니 남부 조지스 리버 카운슬은 중국계 호주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비전 차이나 타임스’는 동 카운슬이 개최한 2018년 중국 새해 축하행사의 주요 스폰서이기도 했다.

지난해 1월17일 호주의 중국 총영사관은 해당 카운슬에 경고문을 보내, “비전 차이나 타임스가 정치적으로 중국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해 행사 스폰서 기업에 포함된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 뒤 “조지스 리버 시티 카운슬과의 협력에 상당한 중요성을 두고 있으며, 호주-중국간 관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카운슬의 정책에 변화가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전했다.

같은 날 동 카운슬은 ‘비전 차이나 타임스’의 스폰서십을 제외시킨 뒤 이메일을 통해 중국 영사관에 이를 알리고, “중국 총영사와의 관계와 호주-중국간 관계발전을 존중하고 가치 있게 생각한다”는 답변을 전했다.

 

종합(중국 2).jpg

시드니 남부, 조지스 리버 카운슬(Georges River Council)이 개최하는 설 행사의 한 장면. 이 카운슬 지역은 시드니에서 중국계 이민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중국 영사관,

카운슬에 지속적 경고

 

올해 중국 영사관은 조지스 리버 카운슬에 중국 새해 행사와 관련해 또 다른 경고문을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정보 자유법에 따라 입수된 카운슬 파일에는 2018년 12월 4일 발송된 메모가 담겨있다. 메모의 내용은 “오늘 아침, 나는 중국 영사관 직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중국과 NSW 주의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이어 올해 난처한 상황이 없기를 바란다며, 반-중국 집단들과 관련한 자신들의 상황을 재차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후 다음 달인 1월 7일에 남겨진 또 다른 메모에는 “그 중국 영사관 직원이 전화했다... 카운슬에 반중국 집단을 둘러싼 미묘한 문제에 대해 말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보도에 따르면 ‘비전 차이나 타임스’의 마리 마(Maree Ma) 매니저는 한 공적인 미팅을 통해 카운슬 직원들을 만나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카운슬에) 위협이 있었는지의 여부와 이유에 대해 알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올해 2월 1일, 카운슬 직원이 작성한 또 다른 메모에는 지난해 말 동 카운슬이 올해 새해 행사에 비전 차이나 타임스를 스폰서 리스트에 다시 추가시키자 중국 총영사관으로부터 온 또 다른 전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메모에는 “중국 총영사관은 조지스 리버 카운슬이 반-중국 정치 집단을 설 행사에 포함시킨 데 대해 실망했으며 따라서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으며, 관련 사항에 대해 카운슬과 만나서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쓰여 있다.

호주인 중국학 학자인 제레미 바메(Geremie Barme) 박사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 본토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국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경찰력과 정치적 행동 및 사람을 동원하는 것이 자신들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중국 1).jpg (File Size:93.0KB/Download:15)
  2. 종합(중국 2).jpg (File Size:80.4KB/Download:1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277 호주 시간당 10달러? 광역시드니의 노상주차 비용이 가장 비싼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6276 호주 “물가지수 정점 불구하고 내년 말까지는 실질임금 혜택 얻지 못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6275 호주 QLD의 Bundaberg-Fraser Coast, 지난해 ‘new kids on the block’으로 부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6274 호주 주택담보대출 상환금 증가율, 임금상승 크게 앞서... 가계 재정 압박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6273 호주 ‘tree-sea change’ 바람으로 호황 누렸던 지방 지역 주택가격, 큰 폭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6272 호주 Bankstown Arts Centre, 차세대 아티스트 육성 프로그램 진행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6271 호주 2022년 연방 선거 이어 2023 NSW 주 선거에서도 ‘Teals’ 바람, 이어질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70 호주 Cost-of-living crisis... 10대 청소년들을 취업 전선으로 내몬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9 호주 NSW 주 선거... 유권자들의 ‘표심’을 지배하는 한 가지는 ‘생활비 부담’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8 호주 2022년 호주 사망 인구, 예상보다 거의 2만 명 늘어... 절반이 COVID 원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7 호주 long COVID 증상, 지속적 보고... 백신 접종한 이들에게도 흔하게 나타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6 호주 호주 정규직 여성 임금, 남성 동료에 비해 연간 약 13,200달러 적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5 호주 호주 중앙은행, 10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3.6%로 11년 만에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4 호주 호주 부동산 시장... 매물 공급 감소-경매 낙찰률 상승으로 가격 하락 ‘주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3 호주 예술을 통한 고통의 치유... 행동주의 작가가 선보이는 ‘Devotion’ 메시지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6262 호주 3월 넷째 주말의 NSW 주 선거... “추측도 없고 기대감도 커지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61 호주 Sydneysiders, 은퇴 연령 on th up... 1970년대 이후 가장 오래 일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60 호주 미니멀리즘과 웰빙... 삶에 필요한 물품의 ‘최소화’가 더 나은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59 호주 2023 NSW 주 선거... 2019년 이후 정치 지도, 크게 바뀌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58 호주 호주의 높은 주택가격, “기준금리의 문제 아니라 인구통계학적 요인 때문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57 호주 소셜 카지노 게임, 실제 도박 행위로 간주될 수 있을까... 연방의회 검토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56 호주 NSW 주 선거... 젊은 유권자들이 정치권에게서 듣고 싶어 하는 정책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55 호주 Shouldering a heavy burden... 호주 학생들의 등교가방 ‘무게’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54 호주 AFP, 다문화 커뮤니티 대상으로 ‘외국 간섭 신고’ 캠페인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2.
6253 호주 대학 졸업 신입 연봉 6자릿수 직종은... 치과 전공자 초봉 10만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52 호주 2022년도 NAPLAN 결과... 학업성취 높은 NSW 주 소재 학교는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51 호주 배우 휴 잭맨, “호주의 공화제 전환, 불가피하다고 본다” 개인 의견 피력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50 호주 NSW 주 학부모들, 자녀 공립학교 등록 기피... 15년 만에 최저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9 호주 Google-Microsoft가 내놓은 AI 검색 챗봇, 아직 ‘완벽’하지 않은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8 호주 블루마운틴의 인기 여행 명소 중 하나 Zig Zag Railway, 조만간 재개통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7 호주 팬데믹 이후의 가격 성장, 지난해 시장 침체로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6 호주 올 1월 호주 실업률, 전월 3.5%에서 계절조정기준 3.7%로 소폭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5 호주 하루 약 100만 달러에 이르는 SMS 사기, 방지할 수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4 호주 “학교 내 휴대전화 전면 금지, 학업 측면에서 학생에게 불이익 준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3 호주 올해 ‘Sydney Children's Festival’, 달링하버서 개최 확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2 호주 “더 오래도록 보고 싶게 만드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공연... 아름답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1 호주 시드니 각 교외지역, 파트너 없이 홀로 거주하는 인구 비율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40 호주 인터넷-자본주의-왜곡된 진실... 이 시대에서 ‘풍자’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9 호주 호주 현지에서 태어난 이들, 대부분 이민자 그룹 비해 ‘만성질환’ 가능성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8 호주 임금상승 계속되고 있지만... “향후 몇 개월간은 인플레이션에 묻힐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7 호주 NSW 주 2022-23 회계연도 전반기 예산 검토... 적자 규모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6 호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이성간 데이트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5 호주 심각한 교사부족 상황... 사립학교들, 높은 연봉 내세워 공립 교사들 ‘유혹’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4 호주 NSW 주 경찰의 마약 관련 수색 대상, 청소년-원주민 비율 더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3 호주 모든 성인에 5차 COVID-19 접종 제공... 감염사례 없는 이들 대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2 호주 런던 자연사박물관 주관, 팬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야생동물’ 이미지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1 호주 부동산 시장 침체 속, 주택가격 하락-상승한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0 뉴질랜드 오클랜드 홍수복구와 대청소 주간 일요시사 23.02.10.
6229 뉴질랜드 아던총리 욕설파문 속기록, 옥션에 붙여 10만불 기부 일요시사 23.02.10.
6228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 사임 후임총리 '크리스 힙킨스' 당선 확정 일요시사 23.02.10.